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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1_0923_금요일_05:00pm
기획 / 갤러리폼(Gallery Form)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일요일 휴관
갤러리 폼 GALLERY FORM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 1520번지 롯데갤러리움 E동 309호 Tel. +82.51.747.5301 www.galleryform.com
극과 극은 때로 아주 잘 통한다. 나는 지난 3-4년을, 북경에서, 꼬박 박성태 선생과 보냈다. 두 집안 가족들의 왕래는 말할 것도 없고, 숟가락 수도 알 수 있을 만큼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 그는 북경 교외에 가족을 위한 거처를 설계하고 작업실을 짓는 일에 1년을 쏟아 부었다.
물론 직접 설계하고, 건축 재료를 사들이고, 그 스스로 공사를 한 것이다. 나는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집 한 채를 짓는데 사용되는 수 백, 수 천의 자재들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그의 솜씨에 탄복했다. 아니 솜씨보다도 어떤 새로운 재료를 대함에도 주저함이나 두려움이 없다는데 더욱 놀랐다. 그는 타고난 재주꾼이고 자유분방한 사고를 가진, 천상 작가일 수밖에 없는 사람이었다.
이런 점은 그의 지난 30여 년 간의 작업 여정을 보면 수긍이 간다. 종이와 붓으로 시작한 그의 동양화 평면작업이 한지 점토를 이용한 조형작업으로 바뀌더니, 곧 테라코타 작업으로 바뀌고, 이는 다시 벽화작업으로, 그리고 지금 보고 있는 그물망 작업으로 바뀐다. 그의 지난 30여년은 끊임없는 조형적 실험 속에 묻혀 살면서, 주변의 어떤 재료건 가리지 않고 무언가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 왔다.
그는 끝없는 실험과 부지런함으로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을 손으로 만지지 않고는 못 배기는, 타고난 작가다. 그 덕에 그의 여정은 그 어떤 작가보다도 풍부하고 다양하다. 먹맛과 붓질을 아는 동양화가이자 조각가이며, 건축가이자 설치작가이기도 하다.
이렇듯 다양한 재료와 폭 넓은 조형언어를 두루 섭렵한 그의 작업들이 전혀 새로운 조합으로 나타난다면 어떤 모습일까? 일반적으로 작가의 작업은 언제나 위반이나 결여, 과잉의 소산이다.
예술은 어떤 시대에는 정치의 전위였으며 어떤 시대에는 미학의 전위로 나타나기도 했다. 그런데 위반과 결여와 과잉이 혼재되고, 정치적 전위와 미학적 전위가 겹쳐진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나는 요즘 수렵과 채집에 능한 유목민 사냥꾼과, 정갈하게 앉아 참선에 집중하는 수도자의 겹쳐진 모습이 우리 문화의 핵심이 아닐까하는 생각에 빠져있다. 그 각각의 예로 백남준과 이우환 선생의 작업을 들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만일 관객들이 이번 작업만 봐서는 잘 모르겠지만, 박선생의 지나온 작업여정을 보면 이 두 극단이 모두 있다. 하지만 따로 따로 있다. 이번의 철망시리즈는 그 두 극 중에서도 후자에 가까운 작업들이라 생각된다. 그의 철망 작업은 이미 과할 정도로, 따라올 자가 도저히 없다. 그러나 때때로 극과 극은 아주 잘 통한다. ■ 윤재갑
Vol.20110925f | 박성태展 / PARKSUNGTAE / 朴成泰 / sculpture.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