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080410c | 박지은展으로 갑니다.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주최/기획 / 재단법인 이랜드문화재단
관람시간 / 09:00am~06:00pm / 주말,공휴일 휴관
이랜드 스페이스 E-LAND SPACE 서울 금천구 가산동 371-12번지 이랜드빌딩 Tel. +82.2.2029.9885
향기 담긴 노래 ● 우리에겐 향기가 있다. 향기는 얼굴로도 나타나고 말로도 나타난다. 이것은 성품의 어떠함이 겉으로 드러나는 모양새이다. 또한 하는 일에도 연관성을 가진다. 예술활동을 하는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여러 방식으로 작품에 표현한다. 화려함을 좋아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은 작품이 화려해지고 슬픔이 많은 사람의 작품은 보는 사람도 그런 감정을 전달받게 된다.
박지은은 칠(漆)을 이용하여 작품을 만들어 낸다. 칠(漆)은 사용하기가 어려워 필요에 따라 선뜻 갖다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칠(漆)의 사용은 전신의 피부염을 감수해야 하고 작업과정 또한 까다로워 일정한 수준의 기능적인 부분까지도 연마해야만 한다. 어느날 접한 칠화는 박지은의 마음을 사로 잡아 대학시절의 전공과 다른 새로운 세계로 들어서게 했다. 칠화를 배우기 위한 노력 또한 각별했다.
칠화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박지은의 작품은 유난히 소박해 보인다. 또한 공예적인 부분에 치우치지 않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무언가를 억지로 만들어내려는 강박적인 느낌도 없다. 이것은 작가가 격식에 얽매이기 싫어하는 자유로운 사고와 관계 깊다. 그렇다고 분방하지도 않은 것은 사물에 대한 인식이 고요한 물과 같이 부드럽고 온유하기에 작품에도 그만의 향기가 베어나오는 것이다. 화면에 다소곳한 자태를 취한 매화는 수줍어 숨는 소녀 같기도 하고 선이 아름다운 항아리는 화려함을 감춘 우아함이 돋보인다. 이 소재들은 전통적으로 많이 사용되어 온 것이지만 전통기법을 답습하지 않으려는 의지는 박지은의 작품을 더욱 자기화시키는데 중요한 요소이며 성장의 한 과정이 되기도 한다.
한국적인 정감을 가진 소재를 현대적 감성으로 풀어나가는 방식은 젊은 작가에게 결코 쉽지 않은 과제지만 피해 가서는 안 되는 일이다. 그에게 있어 칠(漆)은 자신의 향기를 뿜어내기 위한 가장 적절한 수단이다. 화면 가득한 여린 이파리를 통해 봄같이 조용하지만 강한 열정을 드러내고 작은 화초를 거대하게 표현한 작품은 강한 의지를 말하고 있다. 박지은의 칠화는 자신을 가장 이상적으로 노래하는 향기인 셈이다. ■ 천석필
Vol.20110603d | 박지은展 / PARKJIEUN / 朴志恩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