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 / Dwelling

이기칠展 / YIGEECHIL / 李基七 / sculpture   2011_0601 ▶ 2011_0607

이기칠_거주 Dwelling gp4_철주물_36×120×36cm_2011 이기칠_거주 Dwelling gp5_철주물_33×33×33cm_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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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1_0601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공평아트센터 공평갤러리 GONGPYEONG ARTCENTER GONGPYEONG GALLERY 서울 종로구 공평동 5-1번지 공평빌딩 Tel. +82.2.3210.0071 www.seoulartcenter.or.kr

조각가 이기칠은 초기에 자연석을 파들어 가는 「작업」을 통해서 결과로서의 의미를 만들기 보다는 돌의 속을 비워내는 작업의 행위 그 자체에 의미를 두고자 하였다. 예술가로서의 사회적 책무와 자신의 가치체계에 대한 회의의 상충으로부터 시작된 이 작업은 자연석 원래의 형태를 최대한 유지하려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돌의 견고한 속살과 함께 그의 모든 관심과 회의를 제거해 나가려는 금욕적 태도로 나타났다. 그는 단단한 돌의 물리적 저항을 뚫고 나가는 작업을 통해 작업을 둘러싼 모든 문제가 돌 속의 조그만 공간으로 집약되어 해소되는 자신 만의 실존적 공간체험을 기대하고자 하였다.

이기칠_거주 Dwelling gp1_철주물_96×100×96cm_2009 이기칠_거주 Dwelling gp2_철주물_50×180×50cm_2009

이 후 실존적 공간에 대한 작가의 개인적 관심은 자연석을 파고 뚫는 대신 돌을 벽돌로 잘라내어 작업의 모체인 「작업실」을 직접 짓고자 하는 더욱 현실적인 개념의 공간으로 전개된다. 벽돌작업에서부터 드로잉과 세부설계, 그리고 건축모형에 이르기까지 작업의 전 과정은 건축에서 요구하는 형식을 닮아 있지만 그 내용은 조각을 통해 자신이 어떻게 규정될 수 있는가 라는 하나의 질문으로 집약되었다. 그는 지극히 사적인 공간을 만드는 과정을 예술이라는 사회의 공적 제도 속에서 논의함으로써 조각의 사회적 기능에 대한 질문을 제기하고 이것을 작업이라는 기제로써 풀어가고자 하였다.

이기칠_거주 Dwelling gp3_철주물_30×104×30cm_2011

작업의 의미와 방법이 작가 자신이 살아가는 방식과 밀접해지면서 최근에는 작업이 이루어지는 장소로서의 작업실에서 조각가라는 직분 그 자체가 자신이 살아가는 거주지라는 의미의 전환이 이루어진다. 작업이 삶의 수단으로서의 직업이 아니라 그 자체가 삶의 방법이 되길 꿈꾸며 예전에 작업에서 나타나는 형태와 의미에 대한 금욕적인 태도는 보다 더 유연해지고 형태를 만들어 가는 과정은 조각가 고유의 권리라는 긍정적인 태도로 옮겨간다. 이러한 배경과 함께 진행되는 「거주」라는 새로운 개념의 작업에서는 작업의 방법론 또한 점차 변하기 시작한다. 작업은 형태의 형성 과정에 더욱 집중되고 이는 주로 금속을 주조하거나 절단 가공하는 등의 방식으로 나타난다. 또한 작업의 기본 형식은 자연석을 파고 뚫었던 「작업」 연작의 내부공간과 「작업실」 작업의 기본 요소였던 건축적 공간이 결합되는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그의 새로운 작업에서는 원형관의 형태로 철을 주조하거나 강철 특수파이프를 절단하는 방식을 통하여 원형관 벽면에 건축적 기본 요소인 문, 창호 등의 개념이 압축되어 나타난다. 그는 이러한 과정을 위해서 자신의 불분명한 생각을 가장 원초적인 재료인 점토로 형태화시키고 이를 다시 금형으로 깎아내어 정리한다. 여기서 형성된 형태는 마지막으로 금속을 녹여 부어서 주조하거나 특수 강철관을 절단하고 파내어 형태를 구체화한다. 작업을 통해 결정(決定)된 의미의 생산을 주저하던 작가는 이제 자신의 삶의 조건과 환경, 그리고 태도와 방법 등 이 모든 것이 조각을 통해 용융되어 결정(結晶)되기를 바라고 있다. 무쇠로 주조되거나 강철로 제작되는 크고 작은 조각들은 공장의 외관이나 산업용 기계의 부품 혹은 기하학적인 추상작품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결과물들은 작업이 삶과 일체화되기를 꿈꾸며 살아가려 하는 작가의 거주지의 모습을 더 닮아 있다. ■ 심영진

Vol.20110602h | 이기칠展 / YIGEECHIL / 李基七 / sculpture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