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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퍼포먼스 / 신용구
『쉼표』고강철_한진수_창량 3인전 중-고강철展
관람시간 / 10:00am~06:00pm
FORCE 갤러리 South Gate, NO.4 JiuXianQiao Road Chao Yang District, Beijing, China, 100015 Tel. +86.10.6431.4450/6431.4460/+8613911457740 www.force798.com
미래 디자인과 고고학의 만남...고강철에 관한 두 번째 이야기 ● 고강철은 고고학자이자 미래주의자이다. 그가 실제로 땅속을 파내려가거나 과학이나 첨단 기술에 박식해서가 아니다. 역사와 문화를 학습하는 모습이 세밀하고, 기존에 없었던 가치를 만들어 가는 속도가 고속철처럼 거침없이 빠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간혹 그가 인용하고 있는 역사적 파편이 보편적인 상징에서 벗어나 왜곡되는 경우가 생긴다. 그러나 고강철은 이같은 탈맥락화 전략을 통해 일상화된 문화적, 역사적 코드를 새로운 눈으로 볼 수 있게 만든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생경하다. 심지어 눈에 익숙하지 않아 눈을 거북하게 만들기도 한다. 때론 개념주의 설치 미술의 난해함을 이해하기 위한 인내력 이상의 노력을 들여야 할 때도 있다. 특히 최근 선보이고 있는 일련의 설치 작업들의 경우 이 같은 경향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그의 작업은 정체성에 관한 끝 없는 질문 속에서 지금껏 진화를 거듭해 왔다. 농구 선수에서 디자이너로의 직업 전환, 한국과 아시아의 역사를 공부하면서 시작된 현대 디자인에 있어서 아시아적 가치의 문제, 미술과 디자인, 건축과 디자인과의 상호 관계성에 대한 혼돈 등 다양한 요인들이 그의 작품 속에서 때론 매우 명백하게 때론 은유와 상징 뒤에 숨어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문화적 상징을 공격한다. 마땅히 미니멀해야 할 문맥에 난데없이 원색과 화려한 문양을 집어 넣는 테러를 감행하거나, 현실 속에서 볼 수 없는 색상과 오브제의 결합을 시도해 사람들을 당황시키고, 당연히 사각형이어야 하는 물건을 동그랗게 만들며 껄껄 거리며 웃는다. 그리고 그는 이 모든 위험한 실험을 "이거 내 디자인"이라고 부른다.
확실히 고강철은 유행에 신경쓰지 않는 인물이다. 디자이너로서 지나치게 새로운 날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닌가 우려의 눈으로 볼 수도 있고, 과도하게 역사적 문화적 그림자 속에 갖혀 있다고 오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가 얼마나 치열하게 리서치를 해오고 있는가를 알고 나면 그가 단지 어떤 오브제를 디자인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지 않음을 알게 될 것이다. 그는 물리적인 오브제를 넘어 그 오브제가 놓이게될 컨텍스트 자체를 디자인 한다. 작품의 역사적 문맥과 전시의 상황 문맥 그리고 관객과 작품의 상호작용 등을 미리 예측할 줄 안다는 말이다. 그래서 날 것 같지만, 관객은 어느 덧 그 새로움 속에서 보편적인 메세지를 읽어 낼 수 있고, 역사적 파편 속에서 어렵지 않게 미래의 비젼을 발견하게 된다.
그의 디자인을 일종의 프로세스 퍼포먼스에 비유해 볼 수 있다. 그것도 꽤나 고통스런 프로세스를 동반하는 퍼포먼스 말이다. 최초의 블루프린트에 만족하지 않고 과정 중간중간 새로운 생각과 디자인을 첨가하기도 하고 빼버리기도 하며, 최초의 형상을 파괴하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는다. 그래서 기계적인 과정 보다 수작업을 고집하고, 똑 바로 세우는 것 보다 약간 기울어져도 자연스러운 것을 좋아한다. 2010년 새롭게 선보이기 시작한 한옥과의 조우는 그의 아티스트적 성향을 잘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고강철은 디자인이 기본적으로 소통에 뛰어난 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그런 장점에 현혹되어 그것을 전면에 내새우지 않는다. 그것이 휘발성이 아닌 하나의 새로운 문화적 담론으로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횡적인 영역 확장 못지 않게 종적인 뿌리가 중요하다. 그가 그토록 고고학자 마냥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의 역사와 문화 연구에 집착하는 이유가 어쩌면 여기에 있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그의 디자인과 예술작품이 사람들 사이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원인을 그가 자신이 속한 문화와 역사를 깊이 있게 학습해서 가능했다고 오해 해서는 안된다. 엄격하게 말해, 그의 디자인의 핵심은 분명 과거사의 학습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결코 그것을 목표로 하지는 않는다. 그의 목표는 사람들이고 그들의 생각과 욕망이고 꿈이다. 실제 그는 아시아의 정체성을 그의 디자인 작품에 담기 위해 중국 전역을 발품을 팔며 돌아다니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언어로 소통하고 그들의 "조금은 다른 생각"을 이해하는데 기꺼이 지난 3년을 보냈다. 나에 대한 이해가 아닌 사람들의 이해를 먼저 생각하는 모습은 분명 전형적인 디자이너의 그것인데, 그것을 구체화시키는 방법론은 고집스런 아티스트의 모습이다. "디자이너 고강철"이라고 불렸던 그를 이제 "아티스트 고강철"이라고 불러야 할 이유가 필자에겐 충분해 졌다. ■ 이대형
Vol.20110521j | 고강철展 / KOKANGCHEOL / 高康哲 / desig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