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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1_0504_수요일_06:00pm
2011 미술공간現 기획초대展
후원_경기문화재단
관람시간 / 평일_10:00am~06:00pm / 주말_11:00am~06:00pm
미술공간현 ARTSPACE HYUN 서울 종로구 관훈동 106번지 창조빌딩 B1 Tel. +82.2.732.5556 www.artspace-hyun.co.kr
운무 속의 도시, 도시 일상의 은유적 표현-박성식의 작품세계 ● 도시는 우리에게 있어 삶이고, 환경이며, 조건이 되었다. 도시에서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우리들의 자화상이 되었으며 이들의 되풀이 되는 생활들은 '일상성'으로 논의되고 있다. 도시의 일상은 사람들이 도시에서 매일 습관처럼 살아가는 생활로 이루어져 있다. 작가들은 도시에서 나타나는 일상의 이미지를 통해 삶의 장으로서의 도시, 도시 공간속에서 다른 인간들과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는 도시인의 삶, 도시의 삶이 만들어 놓은 인간 사이의 관계들을 표현한다. ● 한국화에서 도시 풍경화가 본격적으로 표현되기 시작하는 시기는 1980년대에 들어서이다. 그때는 이전의 산수화 표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도시풍경'이 표현되기 시작하였다. 당시 도시풍경은 산업화와 개발에 의해 변화하는 도시환경이 주제로 등장하였다. 산업화와 개발로 변화해가는 도시는 자연과는 반대로 인위적이며 물질적인 것으로 인식되고 있었지만 1980년대는 자연과 개발 도시환경이 공존하는 풍경으로 표현되었던 것이다. 이때의 작품들을 보면 주로 도시의 공사 현장 등을 나타내었는데 공사 현장의 포크레인과 공장 그리고 그 주변을 표현하였을 뿐 아니라 고가도로, 도로의 보수공사 등을 표현하면서 도시 풍경의 현장을 포착하였다. 그리고 수묵의 붓질로 도시풍경과 자연풍경이 융화된 작품을 표현하였다. ● 이어서 1990년대 도시풍경의 표현은 수묵에서 벗어나 색채가 더해진 도시의 거리, 건물, 가로수 등이 주류를 이루었다. 도시풍경이지만 서정성이 더해진 색채가 있는 도시풍경이었고, 판자촌 같은 도시의 외곽지역을 표현하기도 하였다. 마치 도시풍경을 거리를 두고 관조하듯이 사생하며 그 이미지를 작품 속에 담아놓는 표현이었다. 그리고 2000년대 한국화에서의 도시 표현은 이전과 같이 도시의 구석과 외곽지역을 표현하기 보다는 거대한 도시의 건물이나 잘 짜여지고 계획된 도시를 표현하고 있으며 도시에 대한 관조적인 풍경이 아니라 질서 있게 정리된 가운데 도시 내부에서 살아가는 시민들의 모습, 거리, 자동차, 상가 건물 등 도시의 모습이 긴박하고 생생하게 표현되었다. ● 박성식은 수묵과 담채로 도시풍경을 '의경'(意境)으로 표현하여 왔다. 즉 도시 풍경 속에 다양한 인간의 경험과 본질의 정신을 담아내는 '도시의 현대적 의경 풍경'을 의도하여 왔던 것이다. 이러한 도시풍경의 의경 속에는 자신의 경험과 상상 그리고 욕망을 내재시키고 있는데 특히 그는 '운무(雲霧)' 속에 도시 공간의 변화와 함께 원근, 생략, 상상, 시간을 압축적으로 나타내었다. 여기서 운무가 여백을 대신하였던 것이다.
박성식 작품에 있어 운무는 여백을 대신하기 때문에 여백처럼 숨김과 드러남을 동시에 나타내는 표현도구로 작용한다. 버림이 너무 많으면 볼 것이 없어 주제가 약해지고, 취함이 너무 많으면 설명적인 것이 너무 많아 상상력의 제한을 가져오게 된다. 즉 운무가 너무 많이 표현되면 운무에 가려 도시풍경이 확실히 드러나지 않아 그 풍경의 상상에 한계를 가져오고, 도시 풍경을 세밀하고 과도하게 나타내어 운무가 작으면 과잉된 도시 이미지들에 의해 상상력의 제한을 가져온다. 즉 아파트나 도시의 풍경을 운무로서 설명의 공간을 더하고 제한하는 정도에 따라 그 작품에서 상상력이나 공간의 변화가 달라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박성식의 작품에서는 운무가 여백으로 작용하여 공간을 생동감 있게 만드는 동인이 되고, 상상과 의경을 발현시키는 원인이 되는 것인데 화면 운용에 있어 운무를 통하여 도시 풍경의 취함과 버림을 조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 그러한 가운데 박성식의 근래 작품에서 나타나는 특성은 운무 속의 도시 풍경을 의경으로 표현하거나 관조하는 표현에서 벗어나 점차 도시 내부 속으로 걸음을 옮겨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도시 내부에서 벌어지는 현장의 표현과 건물들의 표현에서 알 수 있는데 이전보다 도시 풍경이 더 긴박하게 보이며 생생하게 표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운무 사이로 아파트의 연결된 복도나 창문 등을 가까이서 표현한 점, 도로의 신호등과 간판을 가까이에서 표현한 점, 거리의 자동차와 상가의 간판을 근접하여 표현하고 있는 점 등 운무 속에 도시의 건물, 창문, 거리, 상가, 도로를 가까이 접근하여 관찰하고 그 현장을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표현은 이전의 관조적이고 의경 중심인 도시 풍경과는 다르게 도시의 긴박한 현장감과 실재감을 담아내는 것으로 보여 진다. ● 현대미술에서 도시의 표현은 중요한 주제이자 소재이며 미술 표현을 심화시키는 힘이었다. 이와 같은 도시의 표현은 도시인의 욕망과 갈등을 표현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작가들이 도시에 대해 표현하는 것은 단순히 도시의 모습이나 생활을 주제나 소재적 차원에서 다루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 삶의 본질적 문제를 제기하는 미술 표현인 것이다. 그러므로 도시풍경의 표현은 우리 삶의 형태를 나타내는 상징적 주제 가운데 하나로 볼 수 있는데 도시풍경 속에는 도시인들이 살아가는 일상성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까닭으로 박성식의 작품 속에서 나타나는 도시풍경들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 박성식의 도시풍경들은 도시 인물들을 통하여 도시의 상황을 직접적으로 나타내기 보다는 은유로서 도시의 일상을 우회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높은 건축물, 아파트, 자동차, 도로, 상가 등의 모습들을 통하여 오늘날 우리가 처한 삶의 문제와 도시의 일상 문제를 은유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한지 위에 전통 수묵의 표현과 동시대의 도시 풍경을 융화시키면서 도시의 표현을 확장시켜 나가고 있는 것이다. ■ 오세권
'도시사유' 수묵 - 운무의 평이함... 산책하다 ● 작가는 인간의 감성뿐만 아니라, 공감각적인 행위까지 포함되는 표현과 자유로운 일기의 표현이 표출 될 때 진정한 현대적 의경意境 표현에 이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대의 작가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작가 고유의 독특한 정신세계를 자유롭게 표출하는 것으로 다양한 인생경험과 끊임없는 노력일 것이다. 이를 자각하여 작가는 이미지를 통해 사물의 본질과 정신을 담고자 하며, 그 대상이 모두 작가의 심상과 경험, 그리고 상상 속에서 끊임없이 생성되고 소멸되며 창조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작품에 나타나는 도시와 운무는 서정적 표현, 인간의 욕망, 희망 등 다양한 삶의 감정을 내재한 은유적 표현의 대상이며 과거의 회상, 시간의 흐름과 공간의 변화 등 본인의 다양한 시각을 중첩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운무의 운용은 실경을 표현하는데 형상적 의미보다 원의 거리, 공간감 표현과 함께 사유공간의 역할로 심미인식인 의경으로 드러난다. 운무를 이용하여 의경을 추구하는 것은 예술의 형이 갖는 한계성을 극복하고, 무한하고 생동감 있는 예술을 만든다. 운무는 감상자의 상상력을 자극시킬 수 있는 공간인 동시에 취함과 버림의 구도적 요소가 숨어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따라서 고정된 형에서 자유로운 운무 표현에 밀도를 높여주고자 하였으며, 이는 운무를 통한 도시 사유의 확장이자 동양인의 정신세계와 상통하는 여백의 미를 의경의 표출로 드러낸 것이다. 화가가 사유하고 경험한 세계의 모습들은 자신만의 형과 색으로 드러나는 것이며, 무한한 정신적 세계의 문을 열고 우주와 자연을 교감하는 통로가 된다. 대상을 통해 정신적 사유를 구체화 한다. 그것은 따뜻하고 부드러우며, 맑고 서정적이다. 인간 내면에서 피어나는 사유의 수많은 이야기를 더듬어 가며 슬픔과 환희를 표현한다. 이는 정신적 사유의 과정 속에서 운무는 명상적인 느낌과 고요한 깊은 느낌으로 표현된다. ● 작가는 주변 환경과 삶의 일환에서 느낀 감정의 편린과 대상이 매치하는 과정들을 재구성하여 표출하는 작업을 한다. 아름답고 웅장한 스케일 보다는 내 주관을 드러내고자 하는 대상을 통하여 외형적 포장에 치우치는 것보다는 그 밑바닥 깊숙한 이들의 내면세계를 탐색하면서 조심스럽게 소통의 길을 마련하고 정서적으로 읽을거리를 표현 하는데 주안점을 갖고 작업을 한다. 특히 화려한 색채도 없고 아름다운 풍광도 아닌 형상들은 심미적 가치와 전혀 무관하게 보이지만, 이는 인간들의 삶의 고독과 번민의 아픔이 고스란히 배어 있고, 마치 혼돈과 질서가 공존하는 우리시대의 모순을 엿 보기라도 하는 듯 여러 의미가 함축 되어있다. ● 도시는 차가운 것처럼 보이면서도 따뜻한 특색을 지니고 있으며, 익숙하지만 낯설고, 보여도 보이지 않는 사고의 혼돈 속에서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번 전시는 일상생활에서 아주 보편적인 공간 이지만 우리와 항상 밀접해 있는 상생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 박성식
Vol.20110504a | 박성식展 / PARKSEONGSIK / 朴成植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