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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6_1115_수요일_05:00pm
백송화랑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7-9번지 Tel. 02_730_5824 artbaiksong.com
'의경(意境)'표현을 통한 전통과 현대의 만남 ● 동양회화의 전통적인 재료이자 보편적인 표현형식인 수묵담채는 살아 숨쉬는 유기체적인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 바로 이와 같은 전통적 고전양식의 현대적 수용을 화두로 자연에 대한 관조와 자신의 내면에 대한 성찰을 형상화해 온 작가 박성식이 이번 전시에서 보여주고 있는 '의경(意境)'표현을 통한 전통과 현대의 만남을 통한 새로운 희망 찾기의 산물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전통적인 수묵담채의 섬세하고 기교적인 운용을 바탕으로 박성식이 고집스레 추구하고 있는 작가정신은 대상의 외형만을 구현하는 단순한 표현매체로서의 수묵담채의 운용이 아니라, 바로 전통에 뿌리를 두면서도 현대를 호흡하며 살아가는 젊은 작가의 새로운 감각과 심미의식을 새로운 '의경(意境)'표현을 통해 동양회화의 내용과 형식으로 담아냄으로써 시공을 초월하여 교감할 수 있는 유장한 생명력의 뿌리를 탐구하는 것이다. ● 박성식의 근래 작품들은 수묵담채의 전통을 따르면서도 선묘 위주의 전통기법으로부터 탈피하여 붓의 터치나 명암 대비효과 및 원근법 등의 서구적 조형기법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전통적인 창작에서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 그림자의 적극적인 표현이다. 이러한 새로운 표현방식의 실험적 모색을 통해 작가가 고집하며 연마하고 있는 독특한 수묵담채의 기법은 작가 특유의 동양의 정신성이 내포된 전통적 회화양식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다. 전통회화의 이상적인 형식은 회화의 기초적 토대인 형사(形似)를 바탕으로 대상의 본질에 해당하는 신사(神似)를 구현하고 작가의 최고 목표인 사의(寫意)를 펼쳐낼 것을 요구한다. 작가 박성식은 자신이 찾아낸 새로운 방법론에 숨결을 불어넣으며 새로운 모색을 하고 있는데, 바로 '의경(意境)'표현을 통한 전통과 현대의 만남이 바로 이것이다.
'의경'은 창의적인 사유공간에 해당하는 예술적 경계이며, 주관적인 사상과 감정이 객관적인 사물이나 대상을 만나 융합하면서 생성되는 의미 또는 형상이다. 또 '정경(情景)의 교융(交融)'으로 일컬어지는 동양예술의 의경은 감정이입을 통하여 상상력과 자연스럽게 만나는 예술적 경계라고 할 수 있으며, 예술가의 창작단계로부터 감상자의 감상단계에 이르는 무한한 창의적 사유공간이라고 말할 수 있다. 즉 대상의 정신과 본질을 닮게 그려낸다는 의미인 '신사(神似)'에는 대상을 인식하는 작가의 관점이 표출되기 마련이며, 작가 나름대로의 경험과 현실인식을 통해 자신의 사상과 정감이 녹아든 '의경'을 창조하는 것이다. 작가가 이번 전시에서 보여주고 있는 '의경(意境)'표현을 통한 전통과 현대의 만남도 작가 나름대로의 고민과 성찰을 통해 현대라는 시대정신의 가치와 의미를 반영하고자 하는 전통에 대한 새로운 모색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 작가 박성식의 근래 작업을 살펴보면 전통적인 산수와 수목 같은 대자연의 표현으로부터 탈피하여 다양한 실험적 모색을 하고 있음이 돋보인다. 먼저 조심스럽게 산수풍경을 배경으로 유년기의 꿈의 산실을 배치하면서 그 의경을 표현하는 연결고리로서 운무의 흐름을 활용하고 있다. 또 더 적극적인 구성과 표현을 시도하기도 하는데 산과 하늘이 차지하던 공간을 현대인의 삶의 공간이자 현대화의 상징인 아파트를 배치하고 있으며, 마당이나 땅이 자리해야 할 하단부에는 마음의 쉼터인 유년기의 추억과 꿈이 깃든 한옥을 배치하고 있다. 그리고 그 경계에는 수목이 자리한 가운데 구름이 피어오르고 있으며 아파트의 창에는 사라진 대자연이 비치고 있는데 이 또한 작가 박성식이 새롭게 시도하는 '의경'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고풍스런 한옥에 실제 수목이 아닌 나무 그림자만을 수묵으로 표현하여 표현형식의 고정관념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가 하면, 삭막하고 메마른 벽돌집과 회색 시멘트 담장을 넘어 자라고 있는 초록빛 식물은 작가의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자유로운 생각의 표상이며 새로운 희망에 대한 상징적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 박성식이 추구하고 있는 이러한 새로운 실험과 모색들이 아직은 미흡해 보이기도 하고 지나치게 의욕이 앞서 관념적이고 설명적인 느낌이 들어 다소 아쉽다. 하지만 이제 막 자신의 창작의 방향을 모색하고 있는 젊고 재능 있는 작가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작가 박성식이 추구하고 있는 전통적 고전양식의 현대적 수용이라는 화두는 매우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러한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고자 하는 새로운 시도는 작가가 아직 나름대로의 실험적 모색의 과정에 있음을 보여 주는 것으로 이후의 작업이 기대된다.
본격적으로 화단에 발을 내딛는 작가 박성식에게 한 마디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나날이 새롭고 또 날로 새롭고자 한다(日日新, 又日新)"라는 말인데, 은(殷)나라를 세운 탕(湯) 임금이 세수 대야에 새겨놓고 날마다 경계했다는 말이다. 세상이 요즘처럼 제아무리 빠르게 변한다 하더라도 바로 이렇게 끊임없이 생동하는 변화의 원리는 바로 전통의 토대 위에 서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시대정신이 요구하는 가치와 정신을 끊임없이 호흡하며 받아들일 때 전통은 정체되지 않고 활기차게 날로 새로워지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이러한 전통과 혁신의 변증법적 긴장관계의 의미를 이끌어낼 수 있을 때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나 '법고창신(法古創新)'이라는 동양의 전통적 문화인식에 대한 이해도 튼실해질 수 있을 것이다. 근래 작가 박성식이 보여주는 변모의 과정과 그 이면에 자리하는 사유와 성찰은 바로 변화를 적극적으로 지향하는 시대정신의 반영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 박성식이 이번 전시에서 보여주고 있는 '의경(意境)'표현을 통한 전통과 현대의 만남은 겉모습이 아니라 알찬 정신을 배우는 지혜를 발휘하여 날로 새로워지는 내면적 성찰이 함께 할 때 작가의 역량도 한층 빛날 수 있을 것이다. 작가의 이러한 덕목을 바탕으로 한 전통 수묵을 통한 독창성의 발현이 일정한 시대적 가치와 의미를 지닌 새로운 전통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 안영길
Vol.20061115f | 박성식 수묵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