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에 In That Day

정현영展 / Grace Hyunyung Jung / 鄭賢英 / painting   2011_0426 ▶ 2011_0517 / 일요일 휴관

정현영_그날에 In That Day展_갤러리민_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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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1_0426_화요일_5:00pm

갤러리민 기획초대展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요일 휴관

갤러리민 Gallery Min 서울 강남구 청담동 100-13번지 사라빌딩 2층 Tel. +82.2.745.0274

『그날에』는 어느 추운 겨울 날 흰 눈 속에 서 있는 검은 줄기를 가진 겨울나무들에 대한 이미지에서 시작했다. 나무의 검은 줄기는 배경이 되는 흰 눈과 극명한 대비를 이루는데, 이것에서 인간의 고독함을 느꼈다. 타인이 보는 것을 함께 볼 수도 함께 들을 수도 함께 느낄 수도 없는 고립감. 그러나 곧 꽁꽁 얼어 있는 땅 속에 뿌리가 엉켜지고 합쳐져 있는 모습을 보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하나의 태양빛을 받으며 무수히 많은 잎들이 서로 몸을 기대어 자라날 수 있는 가능성까지도 보면서 극한 상황 속에서도 자라나고 있는 희망을 보았다. 시간의 흐름은 수평으로 영원성은 수직으로 표현되었으며, 작품 속의 흑과 백은 느낀 고립을 나타낸다. 화려한 색으로의 점진적인 변화와 색들이 이어지는 연결고리들은 결국 하나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생명의 근원을 상징하고 있다.

정현영_그 날에 On the Day_한지에 아크릴, 먹_140×140cm_2010
정현영_산을 들어올리다 Lifting up the Mountain_아사에 아크릴, 먹_91×116.7cm_2011

「산을 들어올리다」는 나무를 비추는 빛에 의해 생겨난 그림자로 인해 서로 떨어져 있던 나무들이 그물처럼 연결되는 것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평범했던 나무들이 그림자에 의해 서로 연결되면서 마치 산이 들어올려지는 것처럼 나무들은 솟아오르는 것처럼 보인다. 개인들이 놓여있는 현실은 앞날을 알 수 없는 혼돈의 세계이며, 노력해도 나아지지 않을 것 같은 암담한 세계이다. 그러나 아무리 어려운 현실 가운데 놓여있어도 서로가 함께한다면 그러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수 있다는 희망을 그림자로 하나 된 나무들 속에서 발견했다. 혼돈과 어려움이 산재해 있는 세계를 표현하고자 빠르고 거친 붓질과 빛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반짝이는 색채를 사용했다. 반투명의 겹겹이 쌓이는 색을 통해 여전히 힘든 현실에 놓여있지만 하나 되어 희망을 현실로 이루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나타내고자 했다.

정현영_비를채우다 Feed the Rains_아사에 아크릴, 먹_112.1×145.5cm_2011

「비를 채우다」는 오늘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과거, 현재, 미래를 하나의 화면 안에 표현한 작품이다. 파란색이 강하게 흘러내리고 있는 화면의 아래 부분은 점차 그 의미를 깨닫게 되고 분명해지는 과거를, 파란색과 노란색이 만나며 흘러내림과 솟아오름이 교차하고 있는 가운데 부분은 무엇인지 알 수는 없지만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현실을, 노란색이 주조를 이루는 반원의 띠 형태가 위로 솟구쳐 오르는 윗부분은 지금은 알 수 없지만 희망으로 가득 차 있는 미래를 나타낸 것이다. 미래의 알 수 없음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격한 붓질과 반짝이는 색채를 사용했으며, 차분히 그 미래를 인내하며 기다리는 모습은 격한 붓질 위로 쌓여가는 가로의 차분한 붓질로써 표현하였다. 미래의 희망으로 향해 나아가기 위해 현재의 우리는 과거의 것들을 버리고 미래의 새로운 것들로 채워나가야 한다는 것을 나타내고자 했다. 즉 계속되는 버림과 채움의 반복을 행하고 있는 것이 바로 오늘이다.

정현영_별을 이루다 Becoming Stars_아사에 아크릴, 먹_130.3×89.4cm_2011

「별을 이루다」는 주산지로 여행을 갔을 때 강한 인상을 받아 시작하게 된 작품이다. 물속에 잠겨있는 나무들과 그 나무들을 품고 있으면서도 다시 반사하고 있는 물의 모습에서 희망이 피어오르는 것을 발견했다. 화폭의 윗부분은 강하고 거친 붓질을 사용하여 극단적인 무채색으로 덮었으며, 아래 부분은 무채색 위를 무수히 많은 밝은 색 점들로 뒤덮었다. 불안정한 화면의 윗부분과 안정적인 화면의 아래 부분이 대조를 이루면서도 하나로 합쳐져 희망의 피어오름을 말한다. 너무 깊어 알 수 없는 불안한 심연 속에서도 희망의 빛들은 솟아오르는 것이다. 과거 작품들에서는 색들을 서로 강하게 충돌시킴으로써 빛을 표현했다면 이 작품에서는 깊이 있는 공간감을 만드는 투명한 색의 겹침을 통해서 빛을 표현하고자 했다.

정현영_남은 자이다 As Remnants_리넨에 종이 꼴라쥬, 아크릴_각 116.7×72.7cm_2011

갤러리민은 2011년 4월 26일(화)부터 5월 17일(화)까지 제5회 정현영개인전 『그날에』를 개최한다. 갤러리민의 기획초대전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에서는 회화 5점, 콜라주 회화 2점, 콜라주 2점, 드로잉 1점 등 총 10여점의 새로운 작품들이 선보인다. 색 하나하나가 갖는 힘을 놓치지 않고 화면에 배치하기 위해 노력해온 정현영은 색채의 마술사다. 보색과 같은 강한 색의 대비로 아름다운 색의 세계를 보여주었던 정현영이 이번 전시에서는 수없이 쌓여진 색의 깊이를 통해 또 다른 색의 신비를 보여준다. ● 젊은 작가들이 주로 팝아트나 극사실계열의 구상미술에 편중되어 있는 한국현대미술계에서 정현영은 추상미술을 제대로 소화해내고 있는 몇 안 되는 젊은 작가들 중의 하나다. 따라서 정현영은 차세대 한국추상미술의 대표주자로서, 한국의 추상미술계를 이끌어갈 새로운 인재로 평가된다. 정현영은 작품에 대한 영감을 주로 자연에서 얻는다. 자연의 모습에서 삶의 모습을 발견하고 이것을 추상화하여 표현한다. 자연의 형상에서 시작하지만 색이 쌓이고 쌓이면서 형상은 사라지고 색의 유희만 남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정현영은 색 안에 인생의 희로애락을 담아왔다. 정현영은 "제 그림에 무엇을 담느냐고요? 전 그냥 삶 자체를 담습니다"라고 말한다. 정현영이 그려내고 있는 삶은 불안하기만 한 삶이 아니다. 희로애락을 담고 있는 삶 가운데 흔들림 없이 존재하는 희망이 있음을 말한다.

정현영_그날에 In That Day展_갤러리민_2011

정현영의 작품에서 반투명하고, 반짝이는 색들은 알 수 없기에 주저하는 인간적인 모습을 상징하고 있으며, 단단한 불투명의 선명한 색 점은 단호하고, 결정적이며, 주저함 없는 인간의 영역을 넘어선 객관적이고 완벽한 세계를 상징한다. 붉은색과 푸른색, 채색과 무채색, 밝음과 어두움, 선명함과 탁함, 차가움과 따뜻함, 투명과 불투명, 선과 면 등의 모순된 두 개의 요소들이 하나의 화면 안에 공존하고 있는데, 강한 대비가 서로를 상쇄시키거나 서로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 합쳐져 새로운 가능성으로 발전해 가도록 한다. 모순되는 두 요소는 서로를 확장시키고 강화시켜 역동적인 모습으로 서로를 재탄생 시킨다. ● 정현영의 작품은 무수한 색 점이 쌓고 또 쌓여서 완성되기 때문에 작품 한 점이 완성에 이르기까지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1년 이상이 걸린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들도 대개는 1년 이상의 제작 기간을 가진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지, 캔버스천 등에 먹, 아크릴물감, 목탄 등 다양한 재료를 이용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으며, 특히 회화작업에서 콜라주 작업에 이르는 다양한 매체의 작업을 볼 수 있는 것이 이번 전시의 매력 중 하나다. 전시의 제목처럼 그날에 즉 훗날 언젠가는 사람들이 각자 자신이 가진 꿈들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러한 희망이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현실에서도 자라고 있다는 것을 관람객들이 작품을 통해 느낄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작가는 관람객들에게 꿈과 희망의 빛을 던져주고 있다. ■ 김연주

Vol.20110427j | 정현영展 / Grace Hyunyung Jung / 鄭賢英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