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rgeous Uncertainty

국대호展 / GUKDAEHO / 鞠大鎬 / photography   2011_0412 ▶ 2011_0521 / 일,월요일 휴관

국대호_Venezia-001_디지털 프린트_120×80cm_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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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1_0412_화요일_05:3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일,월요일 휴관

갤러리 케이아크 GALLERY K. ARK 서울 강서구 화곡본동 24-281번지 B1 Tel. +82.2.2605.2650 cafe.daum.net/FrauHorti twitter.com/gallery_k_ark

보편적으로 특정 시간과 장소에 관한 인간의 기억은 연속되는 영상에 가깝다 할 수 있을 것이나 각각의 인상적인 순간만큼은 정지된 화면으로 남게 된다. 그리고 그런 순간 순간들은 마치 산란하는 빛처럼 화려하고 강렬한 이미지로 기억 속에 생존한다. 이번 전시에서 볼 수 있는 개개의 이미지들은 작가가 오랫동안 유럽에 거주하면서 가다듬었던 자신의 고유(固有)한 시선에 의해 사로잡은 면면의 기억들을, 작가 특유의 감성적 프로세스를 통해 재현해낸 산물이다.

국대호_Venezia-002_디지털 프린트_60×90cm_2011
국대호_Milano-001_디지털 프린트_60×90cm_2011

시간은 안개와 같다. 망막에 선명했던 순간은 시간의 안개 속에서 차츰 아련해지고 뚜렷함을 잃기 마련이다. 그러나 손에 잡힐 듯한 선명함을 잃는 대신 신비로움이 남는다. 뚜렷한 것은 신비로울 수 없는 법이다. 시간의 흐름에 순행하여 걸러진, 마치 초점이 맞지 않은 듯한 자연스러운 기억의 결과물은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신비로우며 순수하다. 언뜻 흔들린 스냅사진처럼 윤곽이 분명하지 않은 이미지들은 또한 제한된 이국인(異國人)적 시선이 아닌 정지된 시간과 공간의 미학적 집약점을 잡아내는 일종의 정착자적 시각에 의해 발견될 수 있는 장면들이다. 국대호 작가는 완결된 회화의 변형적 형태이자 선행 과정으로서 독창적 이미지 작업에 충실하다. 작품과 마주하면서 작가가 소유하고 있는 감성이 공감 속에 전달될 때 관람자는 공명(共鳴)의 영역으로 진입한다. 흡사 작품 속에 내재되어 있는 진동에너지가 관람자에게 흡수되어 자신의 진폭이 증가하는 듯한 감상을 받게 되는 것이다.

국대호_Milano-002_디지털 프린트_60×90cm_2011
국대호_Colosseum-001(Rome)_디지털 프린트_60×90cm_2011

국대호 작가의 「Colosseum 001」을 앞에 세워두고 그러한 감각의 부둥켜 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작가가 선택한 콜로세움이란 대상물은 작품 속에서 예의 유려하고 웅장한 모습으로 화면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아주 새롭거나 독특할 것은 없었다. 오히려 밀라노의 밤 지하도나 나폴리의 한가로운 오후의 풍경이 더욱 감각적이라면 그럴 것이다. 조금 시간이 지나고 나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콜로세움의 뒤쪽으로 보이는 하늘 때문이었다. 시간적으로 이제 막 밤으로 접어드는 무렵 푸른 기운이 여전히 아스라이 남아 있는 저녁 하늘과 그 아래에서 아련하게 반짝거리는 조그마한 불빛들이 콜로세움의 위압적인 존재감 뒤에서 개인적인 감성에 호소했던 것이다. 작가는 그 순간을 담아내기 위해 온전히 하루를 동일한 장소에서 소비했다고 한다. 국대호 작가는 샤프(sharp)한 외모와 분위기를 가진 사람이다. 샤프(sharp)한 작가의 언샤프(unsharp)한, 그래서 어쩌면 더욱 감각적이고 세련된 작가적 감성으로 충만한 작품들을 『gorgeous uncertainty』 전을 통해 선보인다. ■ 이규원

Vol.20110421g | 국대호展 / GUKDAEHO / 鞠大鎬 / photography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