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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주말_10:00am~06:00pm
박영덕화랑 Galerie Bhak 서울 강남구 청담동 81-10번지 갤러리빌딩 B2 Tel. +82.2.544.8481 www.galeriebhak.com
내재율과 외형률의 함의, 응축과 확산으로서의 '에너지'- 작가 김문규 작업에서 유추할 수 있는 조형성 ● 작가 김문규의 작품들은 무색무취(無色無臭), 무형의 고유한 파동으로부터 생성(creation)된 에너지가 응집(cohesion)된 상태로 타각의 전초에서 부유하다가, 작가의 손을 거쳐 원과 기둥, 동그라미와 네모 등과 같은 1차적인 추상개념을 단초로 한 형상체로 피어나는 특징을 지닌다. 물론 작가 내부에 놓인 표현에 관한 잠재적 운율과 형체로 발현되는 외형률 간 경사는 완만하고 호흡은 거칠지 않다. 오히려 추상적 환체가 개념성을 자연스럽게 흡수하는 형국을 취한다. 그런 점에서 작가 김문규는 스스로의 내재율이 어떻게 조형적으로 시각화 되는지를 잘 이해하고 보여주는 작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문규 작품에 깃들어 있는 또 하나의 특징이라면 정교한 디테일(detail)과 대리석만이 지니고 있는 질감 및 색감, 높은 완성도를 밑그림으로 하는 장인적 기질, 주제들의 주체적인 시각성 등을 꼽을 수 있다. 작게는 수십 센티미터에서 경기도 일산에 소재한 환경설치물처럼 수 미터에 달하는 그의 작품들은 묵직한 양감과 웅장함, 위압감을 전달하며, 여기에 '표출'과 '수용'이라는 상반된 표현양식은 작가의 사고와 관점을 부각시키는 동시에 관람자로 하여금 시공간감적 상태에 젖게 하는 원인이 되곤 한다. 자연성을 포함해 때론 종교적인 의미를 부여하기도 하는 그의 작품들은 2007년 이후 물성(物性), 그 자체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빛(Light)'과 '생(生)'을 주된 테마(theme)로 하고 있다. 근래엔 '에너지(energy)' 자체에 천착해 보다 본질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의 화력을 귀납(induction)해 결론부터 언급하자면, 그가 펼쳐내는 작품들은 '빛'을 통해 공간과 연결된 열린 형태를 찾기 위한 표면적 유희의 하나이면서도 '생'이라는 주제의식의 명료함으로 삶의 근원적인 물음에 능동적으로 도전해 왔음을 거론할 수 있다. 최근엔 오히려 그 물음을 가능케 하는 본원에 대한 탐구, 미의식의 발원에 관한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음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문규는 그동안 자신의 작품세계를 이루는 큰 주제인 「생」, 「빛」 연작(連作)들을 통해 각각의 작업형식을 갖춰 왔다. 이 가운데 「빛」 연작은 빛의 성질이 갖고 있는 고유성, 즉 입자와 파장이라는 지극히 과학적인 '광전현상'에서 벗어나 작가가 몸소 느끼며 체험하는 일련의 심연(心淵)적 성찰을 자연스럽게 형상으로 발현(revelation)시키려는 작가의 고집스런 주제의식을 포괄하고 있다. 즉 그에게 빛은 자연의 파동을, 고유의 양자화된 힘으로 읽을 수 있고, 이를 자신만의 강하고 견고한 양감의 구성체로 새롭게 탄생시키는 구동체가 되었음을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예로 그의 2007년도 「Light」 연작 중 하나인 「message of LightⅡ」를 들여다보면 그가 바라보는(또는 추구하는) 조형예술에 대한 미적 철학(Logos)과 무형적 개념이 어떻게 조형언어가 되어 실체적으로 도입되는지에 대해 방법론적 측면에서 쉽게 분석할 수 있다. ● 강하게 내리쬔 빛(Light)의 파편은 거석(巨石 ․ huge stone)에 부딪히는 순간 산산이 부서지고 공간(space) 속에서 알알이 튕겨진 빛은 하드(hard)한 대리석(암巖 ․ marble)에 투각(透刻)되어 파고들며 내재, 안착된다. 그렇게 부딪힌 빛은 자연스럽게 그 내부로 스며들어 마치 반음계와 같은 미묘한 변화를 연출한다.(종래의 조각이 매스와 볼륨만을 표현한 '닫힌 형태'인데 반해 그의 조각은 빛의 운동과 효과를 통해 매스와 공간을 연결시키는 '열린 형태'를 지향하고 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이러한 빛과 돌의 마주함으로 인한 변화는 「생」시리즈에서 언급했던 개념과 맞물리며 2011년 작품에 이르러 더욱 섬세해지는 양상을 나타낸다. 그렇게 해서 빚어진 것이 바로 그의 근작인 「에너지(energy)」 시리즈이다. ● 「에너지(energy)」 시리즈는 환형의 폼에 완전히 밀착된 채 흐르는 생성의 기운과 그것을 포괄한 미적 관념의 순환이 어떻게 이탈리아대리석에 투각되는지를 원숙한 테크닉 아래 형상화되고 있다. 이 작품들은 하나같이 단순한 물리성 이상의 여운을 심어주는데, 이중 「에너지 2011-7」이라는 제목의 작품은 이중의 원형이 자기 복제하듯 확장성을 띠는 가운데 빛의 투각에 의한 응축 혹은 포박되는 상태를 구체적인 지각으로 인지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이는 과거에 비해 훨씬 더 핵심만 나타내고 있다는 사실에서 남다른 의미를 던지며, 대개의 근작들이 「에너지 2011-7」과 유사한 동량의 분동을 함유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특별한 감성을 여울지도록 한다. 특히 그의 2011년도 「에너지」 연작들은 물질과 장소로 구성되는 에너지의 특성을 돌과 이미지로 구현하고, 이를 빛과 충돌시키거나 응축과 확산을 통해 궁극의 예술적 알고리즘(algorithm)을 형성하는 조타들을 표면 위로 부상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집중적인 목도를 가능케 한다.
작가는 수 없이 일일이 쪼개고 다듬고 어르는 행위를 거쳐 많은 빛의 분자들을 하나씩 거둬들이고 「생」 연작에서 엿보였던 정신성과 「빛」시리즈에서 거둬진 빛을 매스(mass)의 중심축으로 한 응축과 확산을 격동하듯 반복해 보여준다. 그 와중에 한껏 축적되어진 '에너지'는 접촉변성작용에 의해 존재하는 조립(粗粒) 결정체에 침투, 자연적인 이미지를 형상으로 고착시키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금방이라도 파열될 것만 같은 감형(感形)의 리얼리티(reality)가 살아 숨 쉬는 그의 작품들은 태초부터 존재하고 있는 빛의 성질을 역동적인 에너지 상태로 함축하고, 역설적이게도 이는 자연적인 이미지를 받아들인 형상자체가 하나의 프리즘 역할을 하며 이것은 각각의 조각 내에서 존재하던 빛이 비로소 밖을 향해 일파만파로 흩어져 나가는 촉매가 되기도 한다. 이는 지난 2000년대 중반 이후 2011년에 이르는 근작들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그의 작품들이 지닌 변별력의 가중성이라 해도 그르지 않다. ● 아무튼 「에너지」 시리즈를 포함한 또 다른 연작인 「생(生)」 시리즈, 「빛」 시리즈 등, 사물의 피상적인 관점에서 이탈하여 정성으로 용해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김문규의 여러 연작들은 조형이념상으로 아르카이즘(Archaism)과는 다른 세련미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나아가 작품의 이면에서 고고히 흐르는(그러나 관찰과 시선의 고정을 거듭해야만 알 수 있는) 사르트르(Bernard de Chartres) 부류의 철학자들이 언급한 실존주의적 가치와 함의는 그의 작품들을 지탱하는 이론의 배경이라 해도 과하지 않다. 특히 본인 스스로는 심상을 조형으로 더 이상 표현하기 어려울 때까지 연구해야할 대상으로의 조각을 생각한다고 말할 정도로 겸손하지만 갖가지 재료의 능숙한 다룸은 그의 작품에서 고스란히 배어 나옴은 부정하기 어렵다. 그의 작품들은 현재까지 포괄적으로 하나의 단어 또는 작은 심상이 갖는 떨림, 그 여운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대상의 심미적 차용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옳다. 한편 그는 돌이라는 소재의 다룸이 능숙한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나무나 브론즈(Bronze)와 같은 재질의 소재에도 자주 눈을 돌린다. 그러한 이유는 '생'에 의한 '생'을 위한 각각의 표현이 자신의 이념적 비율과 일치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 재료를 사용하든 작품의 밀착성과 치열함은 다분히 고른 분포를 갖는다. 실제로 은행나무를 소재로 한 2011년도 부조 작품들 또한 같은 맥락을 이룬다. 운동성, 확장성, 분포성 면에서 돌 작업과 큰 차이를 발견하기 어렵도록 한다. 순환성과 에너지의 파동을 고스란히 체감할 수 있는 것 역시 동일하다. ■ 홍경한
Vol.20110411g | 김문규展 / KIMMOONKYU / 金文奎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