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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의 대화_2010_1221_화요일_04:00pm 초대일시_2010_1221_화요일_06:00pm
기획_갤러리 이듬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이듬_GALLERY IDM 부산시 해운대구 중동 1511-12번지 1층 Tel. +82.51.743.0059 www.galleryidm.com
모든 것은 변한다. 그 전의 모습에 덧대어 지기도 하고 아예 달라지기도 한다. 그리고 자신은 인정할지 몰라도 모두가 틀려졌다고 할 때도 있다 하지만 그것들이 변한 것인가? 당신들의 앎이 변한 것인가? 그래서 시간이 필요하다. ■ 서정우
'내가 없더라도 세상은 그대로 돌아간다' ● 이것을 처음 깨달았을 때 참으로 허무하고 세상과 사람들로부터 배신감이 들었던 것 같다. ● 중학교 어느 수업시간, 한 아이가 선생님께 심하게 맞았다. 힘들었다. 교실은 얼어붙었지만 내 가슴은 너무 심하게 뛰었다. 저 곳에 서있는 아이가 마치 내가 된 것만 같아서 너무 무서웠고, 또 바보처럼 맞고만 있어야하는 것도 화가 났다. 무서움과 화를 동시에 참기가 힘들었다. 아니, 다시 기억해보니 아마도 화는 그 이후에 더 크게 치밀어 올랐나보다. 구타에 가까운 체벌의 현장이 끝나서 버림받듯 쫒겨난 아이가 사라지고, 선생님의 감정이 사그라지는 것을 확인한 교실은 금새 녹았다. 오히려 즐거워하는 듯 했다. 각자 자신들은 무사히 상황 종료됐으니...나는 혼자 많이도 궁시렁댔다. 그렇게 궁시렁대면서 깨달았다.
'저 아이가 사라져도 교실은 그대로 돌아간다. 내가 없더라도 세상은 그대로 돌아간다' ● 이전에는 내가 세상의 주인공이라고 착각했었다. 나를 위해 세계와 역사가 돌아가고 절대로 내가 눈치 채지 못하도록 너무도 태연하게 주인공인 나와는 무관한 듯 연극하지만 내가 눈을 감은 세상은 역시 정지되고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내가 보고, 내가 느끼고, 내가 알고 있는 그런 경험과 감정들과 기억들이 사라지는 그 허무함의 정체를 부정하고 싶었던 것 같다.
사춘기가 지나면서 그러한 허무주의는 또 다른 시각으로 변했다. ● '내가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만이 실로 아름다운 것이 아니다. 내가 가치 있다고 여기는 것만이 가치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없더라도 그렇게 존재한다. 내가 없더라도 세상은 그대로 돌아간다'
내가 아끼는 그림이 있다. 남기고 싶은 이미지가 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고, 느끼는 그 그림, 그 이미지만이 실로 아름다운 것이 아니다. 가치 있는 것이 아니다. 또한 그렇지 않은 것도 아니다. 모든 것이 가치 있고, 그래서 존재의 의미가 있다. ● 나는 작가이다. 하지만 너무도 조심스럽다. 무언가의 가치에 괄호를 치게 될까 두렵다. ● 그림을 그리면서 내가 보게 되는, 느끼는 것에 대해서 나의 앎과 기억으로서 그것들을 대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 무엇이 중요하고, 보다 가치 있다는 판단 이전의 상태에서 사물을 대하고 싶다. ■ 서정우
Vol.20101221c | 서정우展 / SUHJUNGWOO / 徐定佑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