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071009d | 최은경展으로 갑니다.
최은경 블로그_http://blog.naver.com/sunnyroomc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재)아산정책연구원 기획 / 프로젝트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
관람시간 / 10:30am~06:30pm
스페이스 공명 SPACE GONGMYUNG 서울 종로구 신문로2가 1-176번지 아산정책연구원 1층 Tel.+82.(0)2.730.5850
최은경은 2000년부터 2008년까지 책, 거울, 문, 창문, 수챗구멍, 화장실 등 일상의 사물들이 담긴 실내풍경을 빛바랜 색채의 감각으로 그려왔다. 그는 바깥 풍경을 암시하는 작업을 간헐적으로 해오다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쌍문동 지역의 골목길과 모퉁이를 그리기 시작했다. 이번 『뜻밖의 만남』 전시에서는 작가의 삶의 부근인 골목길 풍경과 아버지의 삶의 터전인 관청리(전북 정읍시 고부면) 풍경을 보여준다.
전시의 주된 작업은 관청리 풍경이다. 작가는 쌍문동에서 자신의 기억에 담긴 주변을 더듬어오다 문득 아버지가 일궈놓았던 흔적들을 찾는다. 그 흔적들이 흩어져 있던 관청리의 집과 마당, 벌판, 동상 등을 마치 작가 자신의 기억으로 되돌려놓고 그 풍경들을 은유와 몽환으로 치환한다. 또한 아버지의 온기와 손때가 묻어온 기억의 편린들을 극화시키고 일종의 사건이나 현상으로 번안하여 서사적 풍경을 그려낸다. 골목 안 풍경(근경)과 기억의 몽환적 풍경(원경)은 작가와 아버지의 관계에 내재되어 있는 응축된 시간과 공간, 그리고 사건의 압축 파일로서의 내러티브임을 증명한다. ■ 이관훈
늙어가는 것에 대해, 젊은 날의 꿈과 희망이 폐허가 되어버린 것에 대해. 그리고 언제나 현재진행형인 플라스틱 피부와도 같은 현실에 대해 ● 작년부터 그려온 밖의 풍경 「관청리」 그림은 개인으로는 도저히 바꿀 수 없는 것들의 내면화된 폭력성에 하릴없고, 또 언제나 비장한 서사에는 묻혀 버리고 마는 한 개인의 내면, 속살을 들여다보고, 정처 없이 소외된 그 '마음'을 보듬고, 위로하는 작업이다.
70년대 많은 젊은이들이 그랬듯이 아버지도 청운의 꿈을 안고 혈혈단신 서울로 상경했다. 청년의 시절을 거쳐 중년에 이르렀고, 어느새 노년의 문턱에 들어서 있는 아버지는 젊은 날의 꿈과 희망이 단숨에 한낱 백지장으로 날아가 버렸다고. 이제 이곳에는 몸과 마음을 가눌 데가 없다며, 40년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내려갔다. 하루도 생계를 걱정하지 않으면 안되었다고. 그렇게 서울의 삶을 소회하는 아버지가 내려간 고향 또한 이미 오래전부터 폐허가 되어 있었다. 꿈에도 그리던 마음의 고향, 노스탤지어는 아니었다. 사막과도 같은 공터였다. ● 하지만 방기된 그곳에 궁여지책으로 터를 잡아 집을 짓고 생활을 일구었다. 그 공터에 지어진 생활의 형태는 계획적이기보다는 임시방편적이고, 우연적이면서도 속수무책이었다.
그곳은 지방 도시에서도 떨어진 외진 곳이지만 농촌풍경이라 하기에는 도시 근교의 풍경을 닮아 있다. 그런데 가구 공장이니 실 공장이니 하는 가내수공업 공장들이 즐비하거나 외국인 노동자들이 기거하는 도시 근교의 풍경과는 또 사뭇 다르다. 개발이나 건설, 또는 이주나 이동으로 분주한 공간이 아니다. 생산이 없으니 소비는 더욱 엄두도 낼 수 없는, 서울의 끄트머리보다 더 대책 없는 생계의 피로와 정처 없음이 고여 있는 장소다. 모든 것이 정지되어 있고 고여 있는, 살아있지만 숨 쉬지 않는 산주검의, 마치 삶과 죽음의 중간지대랄까. 그래서 풍경은 공간적이고 입체적이라기보다는 평평하고, 납작하다.
그러므로 내가 그린 풍경들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생계의 걱정에 대한 한숨 섞인 아버지의 목소리가 담겨 있기도 하고, 젊은 날의 꿈과 희망이 좌절과 상실로 튕겨 나간 그 흔적이며,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기만 하는 삶의 비루한 여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풍경이다. ● 하지만 또 희망이 아니라면 나아갈 수도 살아갈 수도 없으므로. 그러니까 아버지의 지난날의 꿈과 희망에 대한 기억과 소회를 통해 특히, 그 실패의 단초를 찾아 나의 지금의 자리를, '현재'를 들여다보게 될 것이다. ■ 최은경
Vol.20101119k | 최은경展 / CHOIEUNKYUNG / 崔殷京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