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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10_1117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일_01:00pm~07:00pm
사이아트 갤러리_CYART GALLERY 서울 종로구 안국동 63-1번지 B1 Tel. +82.2.3141.8842 cyartgallery.com
...복선생의 난타(pounding)는 마치 피부를 걷어 내어 헤쳐 들어가 숨 쉬는 표면으로서의 활력을 드러낸다. 온전했던 사물의 외형은 그 표면이 두드려짐에 따라 펼쳐지고 일그러지거나 겹쳐지기도 하여 예측하기 힘든 것으로 변형된다. 그런데 복선생의 작품에서 중요한 점은 결과적으로 사물의 속(본)성을 변화시키는 물질의 변성에 가깝다는 것이다. 압축미술과 분쇄미술의 사이에 위치하는 이것을 두고 '딱딱한 물질(hard matter)을 부드러운 물질(soft matter)로의 변성과정'이라고 요약하면 너무나 싱겁고 뻔한 얘기가 되어 버리는가?
나는 지금 암암리에 복선생이 '80년대 중반부터 '90년대 초반까지 행했던 종이펄프작업을 염두에 두고 있다. 나는 복선생의 이전의 종이작업과 최근의 금속작업을 댓구(對句/antithesis)를 통하여 바라다보고자 한다. 이전의 작업이 종이라는 부드러운 재료를 딱딱하게 굳혀갔던 물질의 변성과정이었다라고 한다면 최근의 작업은 금속이라는 딱딱하고 견고한 재료를 연하고 부드럽게 펼쳐내는 물질의 변성과정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 모두는 두드리기라는 행위를 통해서 획득된 것이다. 또한 이전의 종이작업이 물과 풀에 종이를 풀어 그것을 겹겹이 층으로 쌓아 올라가 단단히 굳히는 방식으로서 제작되고 그렇게 제작된 조각들을 덧보태거나 조립하여 공간의 확장을 꾀하는 것이었다면, 최근의 작품은 선택되어 주어진 기왕의 표면을 파들어 가고 펼침으로써 오브제(실세계)의 속성을 소거해나가는 방식을 따르는 것이다. 볼프 포스텔(Wolf Vostell)식으로 말하면 그것은 콜라쥬(collage)와 데콜라쥬(de-collage)의 관계와도 같고, 좀 더 거대하게 말하면 성형(成形) 의지(Will to Form)에서 해체 의지(Will to Deconstruction)로의 이행이라고 일컬을 수 있을 법하다.
결코 짧지 않은 복선생의 작품의 노정을 그 두 시기 사이의 상당 부분을 공백으로 남긴 채 너무 단순화하고 도식화해서 진단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지금은 어쩔 수 없다. 그러한 시각은 나의 습성에 기인한 것이라기보다는 복선생의 작업에서 이끌어지는 유혹에 가까운 것이어서 뿌리칠 수가 없다. 최근의 난타 작업은 이전 종이펄프작업에 대한 곱씹기임과 동시에 그것과 겹쳐지면서도 그대로 관통해 버리는 새로운 이디엄(idiom)의 부활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또 한편으로는 작품에 대한 열의로 늘 충천한 복선생에 대해 실례되게도 이전 종이펄프작업에서 행했던 작업의 이디엄과 행위의 부활을 부지불식간에 요구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 "Pounding, 「soft-matter를 hard matter로」에서 「hard matter를 soft-matter로」에로" / "Pounding, 「will to form」에서 「will to deconstruction」에로"등등의 어구로 에워싸면서... (엄갤러리(서울) 개인전 서문 중, 2007) ■ 허구영
Vol.20101117b | 복종순展 / BOKJONGSOON / 卜宗淳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