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고양이의 눈물똥

지유선展 / JIYUSUN/ 池裕善 / ceramic   2010_1029 ▶ 2010_1104

지유선_똥고양이_세라믹_12×10×22cm_2010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091122j | 지유선展으로 갑니다.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_(재)춘천시문화재단 본 전시는 (재)춘천시문화재단 2010 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으로 지원받았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춘천미술관 CHUN CHEON GALLERY 강원도 춘천시 옥천동 73-2번지 Tel. +82.33.241.1856 cafe.daum.net/CCART

얇고 맑은 감정의 수면, 매일 그 위아래를 넘나들며 흩어진 감정의 응어리들과 소통한다. 말로는 대화할 수 없는 그 곳에선 그들만이 가진 각각의 울림으로 소통을 한다.

지유선_눈물똥_세라믹_11.5×13.5×21cm_2010

작업의 과정이 즐거운 여정이 되기를 바랐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나를 편안하게 하는 과정이 되기를 바랐다.

지유선_Be Full_세라믹, 테라 시질레타, 나무_17×16×16cm_2010

시작은 화(火)로부터였다. ● 자신에 대한 기대, 타인에 대한 기대, 사회에 대한 기대가 바라던 바에 못 미쳤을 때, 무방비 상태에서 원하지 않는 상황에 노출되었을 때 우리는 분노한다. 작은 분노, 커다란 분노, 순간적인 분노, 만성적인 분노... 하루에도 몇 번씩 분노와 안정 사이를 넘나든다. 기쁨의 표현이야 서로 공유할수록 유대가 커지지만 분노의 표현은 참으로 신중해야 하는 부분이다. 나는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 큰 고민을 가지고 있었다. 소화불량으로 인해 극심한 고통을 받았던 경험이 있다. 내려놓고 싶어도 내려놓을 수 없는 답답함의 고통은 결국 정신적인 문제와 일맥상통하고 있었다. 불필요한 물질을 밖으로 내보내기까지의 인체의 소화과정은 분노의 감정을 처리하는 우리의 모습과 많이 닮아있다.

지유선_The Sound_세라믹, 테라 시질레타_가변설치_2010
지유선_똥고양이들_세라믹_가변설치_2010

도무지 예쁘다고 할 수 없는 단어와의 조합 ● '똥'이라는 단어에는 큰 에너지가 포함되어 있다. 배설물은 체내에 불필요한 물질인 동시에 새로운 창조물이자 생명의 시작을 돕는 거름이다. 이 중요한 배설의 과정을 통해 나는 감정의 배설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싶었다. 배설은 편안해지기 위함이다. 우리는 자신을 편안하게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점은 개인적으로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문제이다. 자신을 편안하게 함은 결국 만성적인 분노로부터 멀어질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건강하게 감정의 배설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자신을 끝까지 사랑하고 보듬겠다는 차분하고도 명쾌한 외침이다.

지유선展_똥고양이의 눈물똥_춘천미술관_2010

소리로 보여주는 작업은 ● 내가 작업을 즐기면서 할 수 있는 도구이자, 무언의 메시지와 감각을 관객에게 전달하는 방법이다. 대부분의 작품에는 바람을 불어 넣을 수 있는 취구가 있고 공명이 일어날 수 있는 내부 공간이 있다. 내부 공간에서 일어나는 공명의 울림은 우리 내면의 울림을 대변한다. 작품의 형태에 따라, 불어 넣는 숨의 세기에 따라 소리는 변화하고 한 기물에서 몇 가지의 소리가 나기도 한다. 나의 작업은 시각적 감각에 더불어 청각적 요소와 촉각적 요소가 결합되었을 때, 관객이 직접 그 소리의 울림을 느꼈을 때 비로소 작품이 완성된다. 나에게 이러한 작업은 새로운 작업으로 이끄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지유선展_똥고양이의 눈물똥_춘천미술관_2010

작가에게 있어서 작품이란 ● 새로운 창조물인 동시에 배설의 승화된 형태이다. 배설의 결과물인 나의 작품들은 가마에서 구워져 나온 순간 새로운 생명체가 되었다. 나는 배설물이자 새로운 생명을 부여받은 창조물들을 데리고 자연 속, 나의 일상 속으로 간다. 그들이 원할 것 같은 장소, 내가 원하는 장소에 배치하고 잠시 그들에게 주변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사진을 찍는다. 때로는 자연 속에서 창조물들에게 서로의 소리를 들려주고 그들만이 가진 소리언어로 대화하도록 한다. 이렇듯 나는 분출을 통해 재탄생된 작품들을 만지고 그 울림을 느끼면서 내면에 고여 있던 감정들과 이별을 한다. 이러한 과정은 나의 작업의 연속, 새로운 시작이다. ■ 지유선

Vol.20101029b | 지유선展 / JIYUSUN/ 池裕善 / ceramic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