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_between / Strandbilder

이일우展 / LEEILWOO / 李一宇 / photography   2010_1006 ▶ 2010_1024 / 월요일 휴관

이일우_PromenadeⅠ_잉크젯 프린트_80×8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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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10_1006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8:00pm / 월요일 휴관

샘터갤러리_SAMTOH GALLERY 서울 종로구 동숭동 1-115번지 샘터사옥 Tel. +82.2.3675.3737 www.isamtoh.com

지시하는 초상 ● 이일우의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삶이란 차라리 연출된 연극보다 재미있는 거야'라고 말한 앙리 브레송의 말과 '나는 지금 나폴레옹의 눈을 집적 본 눈을 보고 있다'고 한 롤랑 바르트의 말을 동시에 떠올리게 된다. 이일우는 지난번의 사진전 『In-between』에서 그의 작업을 요약하는 작가노트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일우_Pierrmiel_잉크젯 프린트_80×80cm

『In-between/ 지시하는 초상』은 주체와 객체, 관찰자와 응시의 대상 사이에 존재하는 미묘한 틈새와 그 균열 사이에 내재하는 긴장감을 표현하고, 초상을 통해 이들 사이에 생성되는 소통의 가능성에 관한 탐구 작업이다. '나는 이 과정을 거치며, 작업에서 제시하는 초상이 유동적으로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가?'에 관한 질문을 하게 되었고, 이것이 어떻게 실현가능할지에 대해 깊이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결과 초상은 이 특수한 시각적 형태가 제시하는 '지시성'을 통하여 관객과의 유기적인 사고과정을 생성해 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일우_Beach_잉크젯 프린트_80×80cm

때로는 특별한 상황을 만들기도 하고, 자신이 그려보는 앵글 속에 평범하지 않은 피사체를 넣어봄으로서 비로소 작가와 대상간의 애정 어린 대화의 관계가 생겨난다. 이일우의 사진에 등장하는 피사체들은 그저 평범한 상황 속에 노출된 익명의 초상들이 대부분이다. 모더니즘 이후의 많은 사진가들이 대상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다분히 제작된 소품들을 사용한 것에 비하면 이일우의 소품들은-분명 철저한 계획과 준비가 수반되었겠지만-일상과 여행 등의 현장에서 그때그때 캐스팅 되어진 인물들을 사용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사진에 찍힌 사람들은 대부분 무표정한 자세로 한곳을 응시하거나 초점 없이 공허한 시선을 하고 있다. 분명 이일우의 사진에 찍힌 사람들은 어떠한 형태로도 자기에 대한 어떤 정보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 우리가 짐작 할 수 있는 것은 성별이나 나이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익명의 인물들은 작가가 지시한 명령에 일사분란하게 한 팔을 이용하여 무언가를 지시하고 있다.

이일우_Shinduri_잉크젯 프린트_80×80cm

이일우 작품의 주제는, 말하자면 객체의 대상화를 통하여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현실화 하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현상을 관찰하고, 궁극적으로는 주체와 객체사이에 실현 가능한 소통의 장을 도출해 내는데 있다고 보여 진다. 익명의 인물들은 그 역할을 훌륭히 해내고 있는데, 작가가 의도하는 '지시적 형상'의 역사성으로 인하여 관객들은 다소 지각적 혼란을 겪게 된다. 이일우의 작품은 궁극적인 소통을 원하기에는 다소 부조리한 시각적 메카니즘을 가지고 있다. 대상이 지시하는 '지시성'이 쌍방향 소통에는 어울리지 않게 권력적 시각 구조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미적 담론이 어디에 머물러 있느냐에 따라서 다소 차이는 있을지언정 시각 언어의 상징성과 폭력성은 시대를 초월하여 늘 존재하는 것이다. 다만 이일우는 그의 다소 상징적인 작품들이 안고 있는 문제점들에 대해 애매한 입장을 취하거나 해답을 타인에게 맡겨버림으로서, 소통의 문제를 우회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주체에서 관찰자로 전환되는 시점이다.

이일우_Strandbilder #011_잉크젯 프린트_80×80cm

또한 이일우는 작업의 현장성으로 인하여, 사진을 통하여 소통 할 수밖에 없는 관객들에 비하여 생생한 교감을 이끌어 내는 작가이다. 여행은 더없이 중요한 이일우의 프로세스가 되었다. 다시 말하면, 우리는 그의 사진에서 이미 진행된 결과만 바라보는 허탈함을 경험하게 된다는 말이다. 이미 작가는 대상과의 교통을 통하여 지각의 순간을 맛보게 되는데, 그 순간 부자연스런 인공성은 더없이 자유로워진다. 이일우는 그가 말했듯, 관찰자적 입장을 끝까지 고수함으로서 수없이 발견되는 가능성을 수집하는 collector의 배역에 충실한 작가이다. 그의 사진에서 피사체가 지시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어쩌면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각자의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것들이 다르듯 그들이 가리키는 손끝에는 달이 걸려 있을 수도 있고 지붕위에 걸린 빨래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이종호

이일우_Strandbilder #004_잉크젯 프린트_80×80cm

Starandbilder ● 「Starandbilder」(해변의 초상) 시리즈는 오늘날 미술에서 초상이 주는 작가 자신들에 의한 Self Portrait로 표현되는 것에 대해 초상의 의미는 과연 무엇인가? 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서 시작 하여 실험적이고 창조적인 사고의 전환점을 부드럽지만 내재되어 있는 강렬한 긴장감으로 제시하는 작업이다.

이일우_Strandbilder #010_잉크젯 프린트_125×180cm

「Starandbilder」는 Strand(해변)와 Bilder(그림들)라는 복합어를 사용했듯이 해변이라는 장소와 인물을 통해 이 시대의 초상화를 사진을 통하여 보여주는 작업이다. 각각의 초상들은 초상이 보여 짐에 있어 작가의 의도적 개입을 최소화하는 반면, 초상과 관객 사이와의 정신적/관념적 거리감을 극대화하며 빛과 색채의 조합, 미학적인 시각에서 보는 조형적인 초상의 아름다움 속에서 개개인으로서 존재하는 각기 다른 초상의 독립된 모습들이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타자의 모습임을 보여주며 동시에 작품 안의 초상과 관객과의 대면을 통해 평범한 휴양지에 서의 타인들의 초상이 일상이 공유된 현대인의 자화상임을 이야기한다. ■ 이일우

Vol.20101008i | 이일우展 / LEEILWOO / 李一宇 / photography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