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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10_0811_수요일_06:00pm
2010 서울시립미술관 SeMA신진작가지원프로그램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조선_GALLERYCHOSUN 서울 종로구 소격동 125번지 Tel. +82.2.723.7133 www.gallerychosun.com
Demoli-Creation & 치유와 재생 ● 동시대 미술의 수평적 확장은 창조적 작업을 위해 역사적 차원의 계보들을 열어 제쳤다. 변시재는 오랫동안 체험된 자신의 공간에 관객들을 끌어들였고 왜 저항하는지 또는 왜 욕망을 품는지 그 이유를 작품을 통해 애써 말하려고 하는 듯한 모호한 언어들을 배제해왔다. 소통은 어떤 형태로든 보편의 그늘 아래서 가능한 것이다.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라는 재밌는 기법은 다소 진지하고 신중한 이야기를 상투적이거나 지나치게 무겁지 않게 비춤으로써 관객들로 하여금 현대미술의 다양한 재현들의 역사적 깊이를 채득해야하는 부담에서 벗어나 작품에 보다 쉽게 접근하고 공감 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인간은 가정적 운명과 사회적 운명에 의해 필연적으로 반응하는데 변시재의 이전까지의 작업이 어떻게 해서 지금의 내가 되었는가에 대한 응답이었다면 이번 전시 『Demoli-Creations』은 우리 주변의 건축물들이 파괴되고 생성되는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사적인 이야기에서 벗어나 그 시선을 바깥세계로 돌린 것이다. '나'에서 '우리'로 '자신'의 이야기에서 '사회'로 시선이 확장됐다고 볼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사회시스템 속 개인이라는 점에서 줄 곳 해왔던 작업들 역시 기존의 사회나 제도에 적극 개입한 결과이고 이번 작업도 작가가 유년시절부터 의문을 가졌던 세계에 대한 연장선상에서 출발한다고 볼 수 있다. 세상에 반응하는 부정적인 시선에 대해 캐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겠으나, 작가는 그런 것을 따질만한 체험을 거의 보여주지 않는다. 굳이 감지한다면 물질문명의 풍요로움이라는 신화의 허구성에 작가의 상상력이 미침으로서 고통, 생성, 파괴 그리고 다시 고통으로 이어지는 순환적 세계 인식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문명은 지나간 것들을 그대로 수용하지 못하고 우리가 처한 공간 속에 더 잘 조화 될 수 있는 새로운 측면들을 모색한다. 끊임없이 바뀌어야 하는 운명을 감수해야만 하는 듯 초록의 차단막이 쳐진 공간에선 땅이 파헤쳐지고 곳곳에 세워진 타워크레인은 철골 구조물들을 쌓아 올린다. 신록이 드리운 푸른 그늘아래를 거닐던 경험보다 오고가는 동선에 쳐진 초록의 공사장 차단막이 더 친근한 존재로 다가왔다던 작가는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상상하며 공사장 펜스 천으로 박음질해서 초록의 거대한 집 구조물을 만들었다. 인고의 결과로 만들어진 스펙터클한 구조물이기 이전에 생물학적 개념이 도입된 사회 구조와 작가의 상상이 집적된 아날로그적 표현공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높은 구조물을 올리기 위해 더 깊게 파내려가는 땅, 「Breathing city」와 「Operating city」로 구성된 영상작업에서 보여진 브래지어를 이어 만든 땅의 형상은 여성의 품을 상징하며 그 품은 모든 물질적인 것들을 포용한다. 안과 밖을 경계지우는 초록의 공간이 작가에게는 자궁과 같은 생명의 잉태와 안식을 가져다주는 공간으로 재탄생되며 그 속에서 반복되는 파괴와 창조는 결국 치유와 재생으로 귀결된다.
작가에게 초록은 희망을 상징함과 동시에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가르는 경계이며 수술을 집도하는 의사의 가운이기도 하다. 자유로운 창공을 날아야 하는 새가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에 끼여 쏟아낸 붉은 피는 초록의 기계를 순간 잿빛으로 물들이며 땅의 호흡을 멈추게 한다. 수술대에 오른 도시 속에서 자유를 찾은 새와 다시 자라나는 도시, 마치 계절이 오가듯 땅위에 숲이 우거지듯 작가는 세계를 부쉈다 다시 세우기를 반복한다.
상상력이 강제하는 것은 내면의 일기에서 볼 수 있는 것 같은 작가의 모습이고 우리는 그곳에서 추출된 지고의 형식을 대면하게 된다. 그것은 인간, 자연, 인공물(도시)들의 유기적인 관계로 나타나고 고통, 생성, 파괴로 이어지는 순환적 연결고리에서 결국 작가가 강조하는 것은 바로 받아들임이다. 세계와 나 사이의 적의로부터 화해하고 운명에 의한 혹독한 고통을 감내하는 것이다. 자신의 피로 물들인 채 비상하는 새처럼 말이다. ■ 이상호
Vol.20100810e | 변시재展 / BYUNSIJAE / 邊時在 / video.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