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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10_0806_금요일_05:00pm
2010 창작지원작가 신치현展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김종영미술관 KIM CHONG YUNG SCULPTUER MUSEUM 서울 종로구 평창동 453-2번지 4전시실 Tel. +82.2.3217.6484 www.kimchongyung.com
반대쪽에 있는 진실-신치현의 작품에 대한 단상 ● 때로 가장 기계적인 것이 가장 인간적인 것을 떠올리게 한다. 신치현의 작품이 그렇다. 우리에게 그의 작품은 넓은 의미에서 인간에 대한 유물론적 인식과 옹호처럼 보인다. 그 시선은 인간과 삶과 세계를 드러내는 작가가 택한 가장 근본적인 방식이다. 그 방식은 대상이 지니고 있는 의미와 객관적 거리를 유지하면서 기계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냉철하고 차갑게 다가온다. 그러나 그 차가움이 작품을 바라보는 관람자의 윤리와 결합하면 가장 뜨겁게 인간이라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분만해낸다. 그의 작품은 예술이라는 관념과 인간이라는 존재 사이의 어디쯤에 위치하고 있다. 그의 팩트는 인간이고 그 인간의 원칙은 현실이다. 그래서 작가는 인간의 본질에 대한 뜨거운 질문에서 비롯돼는 고통과 비명을 감내할 수 있고, 좁혀지지 않는 존재와 의미 사이의 간극을 건널 수 있다.
때로 가장 작은 구조가 가장 넓은 것을 지탱한다. 신치현의 작품이 그렇다. 그에게 세계는 하나의 큰 구조물이다. 그 구조물을 구성하고 있는 가장 기본 단위는 두말할 것 없이 인간이며 그 구조들의 병합과 연횡을 통해 세상은 쌓아지고 기록되어 진다. 그는 그 구조들의 중요성을 밝혀내기 위해 가히 해부학적이라고 표현해야 할 정도로 그 구조들의 질서체계 혹은 하나의 척도를 밝혀내는 데 골몰한다. 작가가 여기서 밝혀낸 것은 구조와 구조는 서로를 되비추는 거울이며 서로를 지탱하는 버팀목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인데, 그것은 보이는 현실의 '재현'이기 보다는 보이지 않는 실재에 대한 '현시'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의 삶은 이 견고한 구조 위에 놓여 있으며 그것의 직접성과 확실성을 직시하지 않고서는 서로의 세계 속으로는 진입이 불가능 하다. 그래서 우리는 심층과 표면을 동등하게 파악하고 인간에 대한 철학적 신화를 벗어 던져야 만이 인간을 이해할 수 있다.
때로 가장 차가운 것이 가장 따뜻함을 그립게 한다. 신치현의 작품이 그렇다. 그가 주로 사용하는 재료는 철, 스테인레스, 아크릴 등 산업사회의 기반을 이루는 부산물들이다. 이러한 재료들로 제작된 그의 작품들은 거의 영구적이라 할만큼 지속성과 보존성을 지닌다. 또한 그 위에 과학적이고 수학에 기반한 계산적인 태도들이 더해진 작품들은 냉철하고 차갑다. 하지만 그의 작품이 그것의 극단으로 나아가면 나아갈수록 역설적이게도 우리는 따뜻함을 그리워한다. 그것은 어둠이 있어야 밝음을 알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며, 항상 그렇듯 내가 원하는 대답은 진실의 반대쪽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의 작품은 이렇듯 역설의 역설을 통해 진실에 도달하려고 한다. 영구성을 통해 인간의 죽음을 깨닫게 하는 것. 고통을 통해 타자를 이해하는 것. 그의 작품에서만 도달할 수 있는 영역이다.
때로 가장 작은 질문이 가장 큰 대답을 해준다. 신치현의 작품이 그렇다. 그에게 인간은 세계를 구성하고 있는 하나의 픽셀(pixel)에 불과한데, 사회는 그러한 망점들의 집적물이고 세계는 그 망점들의 종과 횡이 모여진 드라마이다. 우리의 삶은 그 드라마 속의 하나의 아주 작은 화소(畵素)로 스쳐 지나갈 뿐이다. 거대한 자본은 아름다운 화면으로 시시각각 우리를 욕망하게 하고 소비하게 한다. 그의 물음은 여기에서 시작된다. 하나의 부속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간, 그 인간을 아름답게 포장해야 할 운명을 타고난 예술가로서의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물음말이다. 그래서 그가 선택한 방법은 인간 혹은 인간적이라고 하는 것에 대한 통념이 얼마나 허위적인지를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방법을 통해 실증하고자 한다. 문학평론가 신형철은 "인간을 명철하게 인식하기 위해서는 인간에 대한 아름다운 통념들을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 인간을 믿지 않고 연민하지 않을 때 역설적이게도 인간에 대한 사랑이 가능"하다고 천명한 바 있다.
그는 인간이기에 가질 수밖에 없는 부박한 가식들을 제거하면서 거기에 맞설 수 있는 하나의 인상적인 길을 보여주고 있다. 좀더 구체적으로 접근하면 인간적이라 부르는 허위와 아름다움에 대한 통념을 직시하게 한다. 가장 차가운 시선으로 그리고 가장 최소의 단위로. 아울러 그의 작품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가장 기계적이고, 가장 작은 질문을 담아 가장 작은 구조를 보여주고 있지만 그것은 역설적이게도 가장 인간적이며, 가장 큰 울림으로, 자신의 세계를 재창조 해 내고 있다. 그 세계 안에서 우리는 대상 안에 있는 대상 이상의 것을 발견할 수 있으며 인간 안에 있는 인간 이상의 것을 사유할 수 있다. ■ 박준헌
Vol.20100809d | 신치현展 / SHINCHIHYUN / 申治鉉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