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보토끼

나의 작업은 살면서 부딪히는 명료하게 답을 내리기 힘든 모순들로 인해 발생하는 심상들을 몇 가지 기호화된 사물들로 기록하고 그것을 통해 관객과 스스로에게 동시에 질문을 던지는 일련의 과정이었다. 그 속에서 나온 기호중 하나인 '느림보토끼'는 자기 본연의 모습과 개인이 쉽사리 벗어던질 수 없는 자신과 연결된 세계 여러 요소들의 충돌을 표현하는데서 시작하였다. 탁한 분홍색의 안개가 감도는 모호한 공간을 무기력하게 부유하는 거북의 껍질을 쓴 토끼, 기관이 달팽이처럼 변이한 토끼들(오히려 달팽이에 가까운)은 단지 빠름과 느림이라는 속도의 문제를 넘어 각자의 트라우마 들을 안은 채 세상과 융화되거나 대적해가는 개인을 향한 주관적인 응시이다.

강지호_느림보토끼_에폭시수지_17×9.5×4cm_2010

강지호_느림보토끼_에폭시수지_17×9.5×4cm_2010

강지호_느림보토끼_에폭시수지_22×20×9cm_2010

강지호_느림보토끼_에폭시수지_22×20×9cm_2010

강지호_느림보토끼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0×61cm_2009

강지호_느림보토끼 Laggardness rabbit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52×152cm_2009

이번『느림보토끼』전은 기존의 페인팅 작업을 입체화 하여 보안여관이라는 특수한 장소성을 지닌 공간으로 불러들이는 작업을 시도하고 Project Shop 통의동 예술을 파는 가게에서는 캐릭터 느림보토끼의 머천다이징 상품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 강지호

Vol.20100802c | 강지호展 / KANGGEO / 姜智晧 / installation.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