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Paprika

말할 수 없는 비밀 ● 2007년부터 지금까지 이도현 작가의 작품을 지켜봐 왔는데, 이번 광주시립미술관 창작 스튜디오에서 작업한 작품에서 더욱 두드러진 변화를 볼 수 있었다. ● 이번 작품은 이도현작가만의 초현실적 요소를 보여줌과 동시에 화가로서 가지게 되는 다양한 자아의 결합을 한 폭의 그림에 잘 담아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성장과정의 비밀도 적나라하게 공개한다. 한 명의 예술가로서 내면의 또 다른 자아와 대면하는 것은 아주 큰 용기를 필요로 한다. 그래서 비밀의 본질에 관해서는 시간과 주체를 이탈해야지만 진술이 되는 것이다. 이도현작가의 비밀 창작의식 또한 이렇게 생겨난다. 그녀는 후회할 만한 과거도 슬픈 과거도 때로는 직접적으로 때로는 간접적으로 작품을 통해 나타낸다. 그리고 그 작품의 진정한 의미도 끝없는 자신과의 싸움 속에서 비로소 형성한다. 그리하여 서로 다른 자아는 그녀의 작품 속에 녹아 들어 일종의 분신이 된다. 그래서 그런지 그녀의 작품을 보면 프리다 칼로Frida Kahlo와 소피 칼Sophie Calle, 서로 다른 시대에 활약한 이 두 위대한 여성 작가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작가로서의 이도현과도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프리다 칼로, 소피 칼 그리고 이도현의 작품은 모두 자아, 타인, 관객의 신분이 공존하지만 그런 다중의 분신을 나타내는 방법은 각각 다른 형태로 표현된다.

이도현_Magician_종이에 목탄, 아크릴채색_210×150cm_2010

이도현_Yellow Palace_캔버스에 목탄, 아크릴채색_160×264cm_2010

작가노트 중, 이도현은 자신을 일본 만화영화의 주인공인 "Paprika"에 비유하는데, 이는 자신의 작품도 영화의 내용처럼 숨겨진 자아를 통해 내면의 상처를 치유 할 수 있다고 여긴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녀가 훨씬 더 많은 내공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녀의 작품은 타인을 치료함과 동시에 자신의 상처 역시 치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양날의 검'처럼 타인을 치료하는 동안에 자신의 기를 다 써버린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확실히 증대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이런 의식 행위는 자아탐닉을 초래 할 수도 자아회복의 의미를 가져올 수도 있다. 만약 영화『Paprika』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면, 이번 전시를 보건대 무언가 찾으려는 목적을 가져야 할 것 같다. 사실상 [탐색, 분신, 실천]의 존재 경험 영역에 관해 더욱 전력을 다해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예술가들이 창조해 낸 비밀공간을 이해하기도 전에 여러 가지 상대적 모순을 먼저 맞게 된다. 사람은 상황에 따라 내면의 비밀을 드러내기도 숨기기도 하기 때문에… 달, 불, 나비, 가면, 꽃, 자웅동체의 특징 등 많은 상징적 이미지가 그녀의 작품을 더 의미 있게 만들어 준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여러 가지 요소들을 두고 고민해 가는 과정 속에 그녀의 작품 역시 성장해 온 것이다. 사람들마다 감상이 다를 수 있겠지만 이 작품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갈등, 개체와 개체 사이의 갈등에 대한 공통된 치료법은 모두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녀의 작품은 매력적이어서 자신도 모르게 빠져버린다. 이는 프랑스의 한 정신 분석 학자 자크 라캉 Jaques Lacan의 이론(인간의 욕망 또는 무의식이 말을 통해 드러난다)처럼 인간의 내면은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도 표현될 수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모든 사람의 마음 속에는 보이지 않는 응어리가 있다. 그러나 이도현의 화폭에는 모든 것이 확연히 드러나있다. 그래서 우리가 마음의 응어리를 풀고자 할 때, 갑자기 꿈에서 깨어난 것처럼 갈 곳이 없거나 크게 실망을 했을 때, 그녀의 작품을 통해 해결책을 찾기를 희망 하는 것이다.

이도현_花樣年華_캔버스에 유채_90×60cm_2010

이도현_Girl_캔버스에 유채_61×72cm_2010

이도현의 작품을 볼 때, 겉으로 드러나는 환상을 통과하여 내면 깊숙이 들여다 보면 자아와 타인의 환상적 경계마저 모호해 짐을 느끼게 된다. 이처럼 작품을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도 모르게 매료시켜버리는 것이 이도현 작가의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아닐까? ■ 우다쿠엔

이도현_I'm Paprika_캔버스에 유채_60×180cm_2010

Secret beyond words ● Since 2007 I have been watching how Lee Dohyun has practiced, I can recognize the remarkable change after she joined the artist-in- residency program, which is supported by Gwangju Museum of Art. ● In those work she embodies surrealistic elements as well as collage of diverse egos as an artist. In addition, she uncovers the secret of how she was growing up just as it was. It goes without saying that it shows great courage to face the other ego inside of herself as an artist. It is possible to give statements in regards to the essence of secret only when the teller has to detach herself from the subject and the time. That can explain how Lee's secret consciousness for art has carefully formulated and developed. Through her artwork, she discloses sad stories in the past, or even the regretful past in personal way and sometimes in a roundabout way. The true meaning of her work is formed through an endless battle with herself. Accordingly, her different egos merge into the production of art and then it creates her alter ego, which can be referred to second self. For this reason, whenever I see her painting I can not stop coming up the name of two great woman artists, who were really stood out in their time, Frida Kahlo, Sophie Calle. They, moreover, have something in commons with Lee. As they may seem similar in the coexistent with the ego, the others and the spectators within their paintings, the way to depict the alter ego is obviously different from each other. ● In Lee's work note, she identifies herself to "Paprika", who is the main character of Japanese animated science fiction film as she believes that she can cure psychological trauma through the other self which is buried in her dream, unconsciousness like that of the movie. I assume that, however, she has built up a lot of life energy more than that of the character, "Paprika." Because her paintings are able to heal her mental injury as well as the others' psychological wounds. It would depend on how we see the artist as is 'double- edged sword' in which she might use all the energy up for healing others, in fact, on the way of creation of work she is cured and increasing the strength to endure hardships in life at the same time. The process can both be resulted in the obsessed pleasure and indulgence for oneself as well as the self-realization. If you want to talk about the film,「Paprika」 you have to have the passion to search for something inside when you see this show. In particular, you need to put all your efforts to find out the elements in relation with [searching, the alter-ego, and execution] of empirical area of the existence. Otherwise, you may encounter the various relative contradictions in advance before you perceive the secret place created by the artist. Human natures reveal the secret of the self or cover it with the occasion. It can be said that her work carries symbolic images, such as the moon, fire, butterfly, mask, flower and hermaphrodite, which has strong meaning in her experiences. Above all, her work has been developed in the course of figuring out all these elements. As the appreciation might differ depending on each individual's viewpoint, they generally one thing in common to find out the treatment for the conflict between individual and individual, person to person in her work. During the appreciation, the beauty of her work is so charming that the viewer may fall in love with it without recognition. As we see in the theory of Lacan, a French psychoanalyst, who claimed that desire and unconsciousness of human beings is structured with language, the inside of humans are expressed not being aware of the signification. In every person's mind, there are ill feelings which are invisible desire. In Lee's painting, every single desire that has not been spoken clearly disclosed. Thus, when you want to resolve the bitterness, and it is likely that when you suddenly wake up but you have nowhere to go to, or you get disappointed, you are hoping that you can find the way to go somewhere through her work. ● As you see her work penetrating the fantasy that is visible, keep looking into the inside, you might feel that the boundary between the self and the other would be blurred. Would it be the most essence of Lee's work the unspeakable secret letting the viewers is fascinated with her aesthetics? ■ Wu darkuen

Vol.20100728c | 이도현展 / LEEDOHYEON / 李到炫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