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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10_0721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갤러리 이즈_GALLERY IS 서울 종로구 관훈동 100-5번지 Tel. +82.2.736.6669 www.galleryis.com
김진의는 줄곧 몸을 그려왔고, 그리고 있다. 그런데 몸을 그린 작가의 작품은 기대했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작품에 등장하는 몸은 인체의 아름다움을 정성껏 묘사한 여느 누드화와는 거리가 멀다. 작품이 생소해 보이는 것은 왜일까? 가장 확연하게 드러나는 이유는 작품의 주요 소재인 몸이 상당 부분 과장되고 왜곡되었으나 이상적인 미를 위해 재구성된 인체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몸은 전반적으로 매우 단순하게 표현되면서도 유독 곡선이 강조된다. 또한 비례 상 두상은 대폭 축소되었고 이목구비는 생략되었다. 이는 전통적인 미술사나 우리의 관념에서 아름답다고 간주하는 이상적인 몸의 형태와는 여러모로 거리가 있다. 대신 몸의 특성을 한껏 과장한 몸, 몸으로서의 몸이 부각된다. 뼈와 살로만 이루어진 몸, 즉 물적인 몸 자체가 드러나는 것이다.
그려진 몸의 조형성 자체만을 놓고 살펴본다면 이번 전시의 작품들은 이전의 작품과 별반 다를 것 없어 보인다. 그러나 몸이 놓인 맥락에서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이전의 작품들이 몸을 다루되 아파트, 다세대 주택을 연상시키는 고립된 공간 안에 인물들을 배치함으로써 소통의 문제를 이야기하고자 했다면, 이번 전시의 작품들은 다른 구성을 취한다. 작품 속 인물들은 방, 집과 같은 한정되고 밀폐된 장소에서 벗어나 탑과 같은 공개된 장소를 배경으로 자유롭게 위치한다. 이들은 한 공간 안에 여럿이 함께 자리하여 고립되어있지 않고, 군집을 이루며 주변 인물들과의 다양한 어울림을 보여준다. 이들은 더 이상 소통이 단절된 고독한 개인들이 아닌 것이다. 이를 통해 작가는 몸에 보다 온전하게 초점을 맞출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놓는다.
눈에 띄는 것은 많은 수의 인물들만큼이나 다양한 몸의 움직임이 등장한다는 사실이다. 작품 속 몸들은 앉아있거나 서있거나 누워있거나 엎드리는 등 여러 자세를 취하며 주변의 몸들과 상호작용한다. 그래서 작품은 정적이기 보다는 동적이며, 리드미컬하다. 그렇지만 이 리듬감을 몸의 다양한 움직임으로 인해 당연하게 생겨난 것으로 치부하는 것은 너무 표면적인 해석이다. 작품의 리듬감은 작품 속 몸들이 외부의 시선의 대상이 되기 위해 잘 다듬어지고 가꾸어진 몸이 아니라는 사실에서 비롯한다. 작품은 보여 지기 위한 몸이라는 족쇄, 즉 몸을 부자연스럽게 만드는 조건들로부터 풀려난 자유로운 몸들의 향연으로 채워져 있다. 이 몸들은 이상적인 형태로 간주되는 억지스러운 몸의 가면을 쓴 몸이 아닌 것이다. 그래서 몸은 본연의 자연스러운 리듬감과 건강한 생명력을 발산한다. 때문에 관람자는 거북함이나 불편함 없이 작품 속 몸을 일상 속의 우리의 몸처럼 마주할 수 있다.
벗은 몸이라는 소재 때문에 작가의 작품은 그간 의도하지 않았던 많은 의심과 오해를 받아오곤 했다. 벗은 몸을 그린 작품은 몸 자체에 대한 작가의 탐구로 읽히기 전에 의례 관음증적인 시선에 따른 성적인 코드로 독해되기 일쑤였다. 몸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정보와 견해들이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은 정형화된 관점에 의거해 있어 몸은 아직 자유롭지 못하다. 이러한 편견에 사로잡힌 몸을 열어주어 본연의 자연스러운 몸을 되찾고자 하는 작가의 작품이 그 의도만큼이나 이번 전시를 통해 보다 열린 해석을 만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 주은정
Vol.20100721b | 김진의展 / KIMJINEUI / 金眞義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