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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10_0623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월~토요일_10:00am~06:30pm / 일요일_10:30am~06:00pm
인사갤러리_INSA GALLERY 서울 종로구 관훈동 29-23번지 지하1층 Tel. +82.2.735.2655~6 www.insagallery.net
그물과 목어 Fishing net & Wooden fish ● 전시장에는 바다가 옮겨져 있다. 공간에 쳐진 실제의 그물에는 일일이 나무를 깎아 만든 손가락만한 크기의 치어 떼가 몰려다닌다. 이로써 공간이 일순 바닷물 속 정경으로 전이된다. 푸른 물의 일렁임이 느껴지고 파도치는 소리가 들릴 것만 같다. 작가의 고향은 바닷가이다. 그런데 왜 하필 목어(木魚)인가, 목어는 불교에서 각성, 즉 깨달음을 상징한다.
그렇다면 작가는 바다와 목어로써 무엇을 형상화한 것일까. 아마도 성년이 된 이후에도 여전히 작가의 마음속에 살아 숨 쉬는 바다, 세상살이에서 받은 상처를 위무하고 치유해주는 유년의 바다, 자기 내면과 대화하고 싶을 때면 기꺼이 거울이 돼주는 무의식의 바다가 아닐까. 이 설치작업은 바다가 고향인 사람에게나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나 상실된 고향과 함께, 일종의 원형의식을 일깨워준다.
옥현숙의 작업은 그물과 목어를 소재로 해서, 이를 변주한 여타의 조형작업들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테면 가녀린 실과 철사를 촘촘하게 엮어서 만든, 흡사 그물의 중첩된 것 같은 입체의 망 구조물이 집의 형태를 닮았다. 이렇게 바다가 무의식을 드려내고, 그 무의식이 재차 집으로 변주되고 있는 것이다. 그 집의 내부에는 표면에 색을 입힌 목어와 반짝이며 빛을 내는 유사 큐빅 그리고 동그란 유리구슬과 유선형의 플라스틱 오브제 같은 형형색색의 장신구들로 치장돼 있다. 자수를 연상케 하는 섬세한 망과 장신구가 어우러진 그 집을 보고 있으면 마치 꿈을 꾸는 듯한 몽환적이고 비현실적인 느낌이 든다.
그러니까 그 집은 바다로부터 불러낸 욕망의 흔적들이나, 유년의 바다로부터 길어 올린 기억의 편린들을 박제한 꿈의 전리품 같다. 그 전리품들에서 겹겹이 중첩된 시간의 켜가 느껴지고, 아름다움과 상처를 섬세하게 직조해낸 여성적인 감수성이 느껴진다.■ 고충환
Vol.20100623j | 옥현숙展 / OKHYUNSUK / 玉玹淑 / sculpture.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