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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08_1219_금요일_05:00pm
KT아트홀_시.소A 기획展
부대행사 / 재즈공연
관람시간 / 평일_09:00am~06:30pm / 휴일_11:00am~04:30pm
KT아트홀 KT ARTHALL 서울 종로구 세종로 100번지 KT 광화문지사 1층 Tel. +82.(0)2.1577.5599 www.ktarthall.com
'공간을 떠도는 기억의 파편' - 숲과 바다에서의 조용한 명상 ● 바다에서 자라난 소녀는 파도에 부딪히던 눈부신 햇살과 반짝이는 은빛 물고기의 퍼덕임을 잊을 수가 없었다. 산책을 나와 한가로이 노닐던 숲 속에서 길을 잃어버렸을 때의 마음처럼, 생(生)의 순간들은 한없이 달콤하다가 갑자기 쓰라리기도 한 무한히 변하는 것이었다. 이제 더 이상 소녀가 아닌 여인은 그 동적인 인생의 시간 속에서 허전함과 허무(虛無)를 보고 있다. ● 옥현숙의 작품에는 숲과 바다가 담겨있다.
숲에서 자라난 나무는 바다를 만나기 위해 목어(木魚)가 되어 바다로 간다. 성실한 어부(漁父)의 작업이 그러했듯 작가는 손을 다쳐 만든 바다에 그물을 쳐서, '사방으로 흩어져 달아나는 기억의 형상'과도 같은 목어를 작품 속에 담아두었다. 구슬처럼 반짝이기도 하고 목어의 그리움처럼 서럽기도 했던, 그렇게 생의 소중한 모든 것들이 물과 함께 흐르고 있을 때, 작가는 물을 거슬러 부표처럼 떠돌던 기억들을 그물에 가두어 놓은 것이다. ● 옥현숙의 조각 작품들은 금속의 외틀 안에 그물처럼 얽힌 선들이 있고 사이사이에 물체가 걸려있는 모습이다.
이는 모빌이라 하기에도 오브제라 하기에도 어려운 형태이다. 금속의 틀은 작가가 선택한 공간을 규정하고, 그 공간 안에서 작가의 이야기가 표현된다. 그래서 지금까지 작가가 보여온「그물과 목어」시리즈 작품들은 주제와 작품의 형식이 잘 맞아 떨어진 완벽한 조합이었다. ● 이 번 전시에는 옥현숙의 새로운 작품「자작나무」가 포함된다. 이는 마치 목어가 되기 전 나무의 모습을 연상하게 한다. 집 형태의 틀 안에서 푸르른 잎사귀들이 춤을 춘다. 그물처럼 보이던 얽힌 선들은 한 때 물을 머금었으나 지금은 퇴색해버린 나무의 잎맥처럼 보인다. 같은 방식에 새로운 주제의 작품이지만 이야기는 한결같이 공간에 걸려 있다.
작가는 이 작품을 두고 외로운 '영혼(靈魂)'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한다. ● 옥현숙의 작품들은 은은한 향기가 남은 건조화(乾燥花) 같다. 한 때 촉촉하고 싱그러웠던 기억들을 아련하고도 소중한 그리움으로 조심스럽게 엮어두었다. 기억은 바다와 숲을 돌아다니며 조용한 명상으로 자리잡는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아름답고도 고된 인생을 견뎌온 여인의 마음과 기억의 애잔한 속삭임이 여기 이 조그만 공간에서 빛나고 있다. ■ 이지혜
Vol.20081221h | 옥현숙展 / OKHYUNSUK / 玉炫淑 / sculpture.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