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Ⅱ

전영근展 / JUNYOUNGGEUN / 全榮根 / painting   2010_0512 ▶ 2010_0526 / 월요일 휴관

전영근_여행-사계_캔버스에 유채_72.7×53cm×4_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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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10_0512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일,공휴일_12:00pm~07: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진선_GALLERY JINSUN 서울 종로구 팔판동 161번지 Tel. +82.2.723.3340 www.jinsunart.com blog.naver.com/g_jinsun

일상적 삶에 대한 애착을 정물화의 형식을 통해 표현해 온 전영근 작가의 개인전이 2010년 5월 12일~26일 갤러리 진선에서 열립니다. 우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평범한 대상들이 전영근의 화폭에 담기면 새로운 생명력을 갖는다. 전영근이 불어 넣은 생명력은 예술가의 광기도 아니고 현란한 자아도취도 아니다. 작가가 던지는 온화한 미소와 따뜻한 시선은 대상들에게 전혀 다른 차원의 존재감을 부여한다. 그 존재감은 우리와 함께 한다는 것이다. 전영근의 그림은 "대상이 인식을 규정하는 게 아니라 인식이 대상을 규정한다"는 인식론적 전환의 또 다른 변주곡을 연주한다. 그저 놓여있던(DASEIN) 물건들은 작가의 작지만 위대한 인식 전환으로 심장을 가진 숨 쉬는 존재로 재 탄생하는 것이다. 소통의 단절을 한탄하는 시대에 작가는 오히려 소통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이제 작가는 '여행'이라는 의식을 통해 일상과의 소통의 영역을 확대해 나간다.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듯 전영근의 여행은 일상으로의 탈출이 아니다. 오히려 또 다른 일상으로의 귀의다. 자동차에 가득 실려있는 소품들은 일상에 대한 작가의 내밀한 사랑의 상징이다. 보잘것 없어 보이는 사물들에 대한 사랑은 작가의 존재이유이자 작품활동의 지상 명령이다. 작가는 이제 또 다른 일상을 품에 안으러 신발끈을 동여맨다. "나는 떠난다. 고로 존재한다." 갤러리 진선에서 열리는 『여행Ⅱ-나는 떠난다. 고로 존재한다』展은 소리 없이 우리를 에워싸고 있는 평범한 대상들을 소란스럽지 않게 화폭속에서 친숙하고 소중한 존재로 키워내는 전영근 작가의 남다른 재주를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전영근_여행-여름_캔버스에 유채_72.7×91cm_2010
전영근_여행-노을이지는 풍경_캔버스에 유채_91×116.7cm_2010

끝나지 않을 여정(Never-Ending Voyage)-나는 떠난다. 고로 존재한다. ● 떠나는 자의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습니다. 닥쳐올 일에 대한 불안 탓만은 아닙니다. 더욱이 남겨 둔 것에 대한 부질없는 미련 때문만은 더 더욱 아닙니다. 하지만 그리 슬프지만은 않습니다. 떠남을 보상해 줄 낙원을 기대해서가 아닙니다. 우리를 옭매여 놨던 현실의 그림자를 떨쳐 버릴 수 있어서도 아닙니다. 떠나는 자에게는 오직 떠난다는 소명이 있습니다. 그것은 축복이자 저주입니다. 하지만 역시 우리의 운명입니다. 신은 우리에게 사랑하라고 말합니다. 그 말은 또한 우리를 떠날 수 없게 만듭니다. 우리는 어느 곳에서나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과 같이 있기 때문입니다. 떠났으나 떠나지 않은 것, 그것이 우리 삶의 역설입니다.

전영근_여행Ⅱ_캔버스에 유채_145.5×112cm_2010
전영근_여행Ⅰ_캔버스에 유채_145.5×112cm_2010

작가 전영근은 이 삶의 역설을 흔쾌히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경쾌한 텃치로 화폭에 담아냅니다. 자그마한 자동차 안에 무얼 그리 많이 담았는지? 그에겐 아직 떨쳐내지 못한 미련이 많이 남은 탓일까요? 하지만 전영근은 미소 지으며 말합니다. "이것은 제가 사랑하는 것들이거든요." 떠나지만 떠나지 못하는 운명을 이렇게 유쾌하게 전영근은 껴안습니다. 그렇게 잔뜩 짊어지고 어디를 가려는 걸까요? "글쎄요, 어딘들 어떻겠어요? 난 이것들과 같이 있잖아요."

전영근_여행_캔버스에 유채_147.8×70cm_2010
전영근_여행-노을과 바위_캔버스에 유채_24.2×33.3cm_2010

작가 전영근은 너무도 익숙해 무심코 지나쳐 버린 일상적 대상들에 정감어린 생명력을 불어 넣는 특별한 재주를 가졌습니다. 작가 전영근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대상의 느슨함과 팽팽한 공간과의 불균형하고도 절묘한 동거' 혹은 '단순한 대상의 모방이 아니라 관계 사이의 화음의 포착'이라는 화려한 수식어가 아닙니다. 그의 작품에 특별함을 부여하는 것은 "삶이 반영되는 따뜻한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대단히 평범한 그의 예술적 견해"입니다. 삶이 곧 旅程이라고들 합니다. 그런 면에서 전영근은 삶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그는 기꺼이 여행을 떠나고자 합니다. 하지만 그의 여행길은 외롭지 않습니다. 그가 사랑하는 것들과 같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떠나는 자의 마음엔 설레임이 가득 차 있습니다. 무지개 빛 여정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 아닙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것들과 떠나는 존재의 확인 여행. 작가 전영근은 여기에 다시 돌아올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떠나지만 떠나지 못하는 것, 삶의 수수께끼는 계속됩니다. ■ 허선

Vol.20100511g | 전영근展 / JUNYOUNGGEUN / 全榮根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