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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9_1218_금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30am~06:30pm
노암갤러리_NOAM GALLERY 서울 종로구 인사동 133번지 Tel. +82.2.720.2235 www.noamgallery.com
움직이는 이미지, 움직이는 상상력 ● 우리의 삶 속에서 완벽하게 정지해 있는 순간이란 존재할 수 없다. 탁상 위에 고장난 시계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렇다고 해서 시간이 멈추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해는 뜨고 지며, 시간은 계속해서 흐른다. 고장난 시계도 흐르는 시간 속에서 존재하는 것이며, 새로운 미래의 시간을 선물 받는다. 인간의 삶 역시, 현재를 살아가며 끊임없이 새로운 미래를 획득하며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처럼 새로움에 대한 본질적 욕구, 새로운 이미지에 대한 갈망은 흐르는 시간처럼 멈출 수 없는 것이다. 오유경 작가는 변화와 움직임을 통해 새로운 개념과 이미지를 다양한 방식으로 전달하고자 한다. 작가에게 정지된 상태나 형태는 더 이상 발전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단순한 상징이나 의미를 내포하는 고정된 이미지들의 가치는 그 이미지를 뛰어넘지 못하고 그 안에 갇히고 만다. 낡은 이미지, 무기력한 이미지, 너무 합리화 되어 버린 개념은 상상력의 날개가 잘려 버린 것이라 말할 수 있다.
바슐라르는 상상력을 인간의 주된 본능으로 보았다. 상상력(想像力, imagination)은 한문이나 영문 표기를 통해 그 의미를 유추해 보면, 단순히 형상을 생각하거나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바슐라르는 상상력의 본질은 이미지를 변형하는 능력임을 강조하며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한다. "사람들은 상상력이 이미지를 형성하는(former) 능력이라고 파악한다. 그런데 상상력은 오히려 지각에 의해 제공된 이미지를 변형시키는(déformer) 능력이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최초의 이미지들로부터 우리를 해방시키고, 이미지들을 변화시키는 능력이다" 바슐라르는 단순히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상상력에 역동성을 부과하였다. 역동적 상상력 속에서는 모든 것이 활기를 띄고 그 무엇도 멈추지 않는다.
오유경 작가의 작업은 역동적 상상력이 머무는 공간이다. 정지되지 않고 계속적으로 변화하며, 변형되고 있는 형을 통해(sur des formes en voie de déformation) 우리에게 다가 온다. 이러한 변화나 변형은 외부의 인위적인 자극이 아닌 바람, 빛, 소리 등 자연의 에너지에 의한 것으로 어색하거나 낯설지 않다. 작가는 여행을 통해 얻은 감수성이나 일상적인 소재들을 통해 쉽고 편안하게 관객과 소통하고자 한다. 또한 바람이나 빛에 의한 형태들의 변화는 그 자체만으로도 호기심과 신비감을 일어나게 하며, 우리가 느끼지 못하였던 생각의 한 부분을 자극하기도 한다. 작가는 변형의 역동적 원리들을 활용하여, 작품이 가질 수 다양한 가능성과 자유로운 변화의 형태를 보여준다. 다양한 힘을 통해 변화하고, 계속되는 움직임의 공간을 표현하고 있다.
예를 들자면, 종이로 만들어진 3000여개의 육면체상자로 탑을 만들고, 바람(선풍기)에 의해 움직임이 일어나게 한다. 종이상자는 마치 작은 새 처럼 바람에 의해 공간을 날아다니며, 정지하기도 하고 또 다시 일정한 힘이 작용하면 움직인다. 종이상자들은 바람의 개입에 의한 힘과 공간의 유기적이고 역동적인 관계를 보여준다. 또한 날아다니고 서로 충돌하고 이동함으로써 위치가 변화하며 생성과 소멸의 과정이 계속적으로 일어나게 된다. 탑의 붕괴는 파괴가 아니라 역동적인 변형이며, 새로운 형태의 탄생이 계속되는 것이다. 종이상자를 이용한 '큐브(cube)'작업이 바람과 힘의 움직임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면, 풍선과 실 그리고 천으로 '만들어진 산'은 좀 더 은유적이고 느리게 다가온다. 풍선에 담긴 기체가 공간에 떠 있는 힘, 바닥과 닿아있는 천으로 만들어진 산, 그리고 풍선과 천을 이어주는 실의 긴장감은 각각 다른 힘과 형태를 가지고 있지만 또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작용한다. 공간을 부유하는 공기의 흐름과 변화 그리고 중력은 천천히 미묘한 움직임의 변화를 만들어 낸다. 풍선과 기체사이의 연결고리가 느슨해지는 순간, 실의 긴장감도 느슨해지고 만들어진 산은 점점 낮아진다. 시간과 공간 속에서 각각의 힘과 형태, 에너지가 작용하고 변화하며 변형이라는 표형의 방법으로 상상의 정신을 들여오고 있다.
단순히 고정적 형태로 환원된 이미지는 하나의 개념에 불과하며, 외면적 연결 고리로만 연결 될 뿐이다. 그러나 움직임은 변할 수 있으나 없어지지는 않는다. 계속적으로 새로운 이미지와 생각을 만들어 내고, 우리의 삶을 풍부하게 하며 또 다른 창조적 탄생을 가져온다. 오유경 작가의 작업은 변형과 변화를 통해 사물에 생기를 불어넣고 꿈꾸게 한다. 변형을 통해 사물이 꾸는 꿈을 작가적 상상력으로 표현한 시적인 공간에 우리를 머물게 한다. 우리의 상상력이 최대한 발휘 될 때 우리는 역동적인 삶 속에서 자유롭게 꿈 꿀 수 있을 것이다. ■ 신선정
Vol.20091222h | 오유경展 / OHYOUKYEONG / 吳有慶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