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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2009 서울시립미술관 SeMA신진작가지원프로그램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요일_11:00am~05:00pm
유아트스페이스_YOO ART SPACE 서울 강남구 청담동 101-6번지 Tel. +82.2.544.8585 www.yooartspace.com
공간에 기생(寄生)하여 존재하는 형상물 ● 육면체 혹은 다면체의 프레임 속 공간에 정형적인 혹은 비정형적인 형상이 실로서 얽힌다. 그리고 나무와 껍질로 만든 특별한 공간 「A Room」에도 형상이 들어앉아 있다. 심지어 텅 빈 전시장 공간에도 그의 형상은 존재한다. 다면체의 프레임 속 공간과 그 외적인 공간, 즉 이중적 공간에 그의 형상이 존재하며 사적인 의미를 부여한다. 그 형상들은 인력과 장력의 에너지로서 존재하며 기존의 물리적 조각과는 또 다른 조형적 특성을 갖는다. 그리고 그 형상은 김윤아가 설계한 공간과 그가 선택한 공간 속에서 운명처럼 실들로 서로 얽혀 의지하며 존재한다. 작가에 의해 설정된 공간의 안과 밖 경계에서 그 형상들은 시작된다. 즉, 공간을 형성하는 프레임이라든가 벽, 천정, 바닥은 그가 만든 형상물이 존재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그의 형상물은 특정 공간속에 기생(寄生)하며 운명처럼 공생(共生)할 수밖에 없는 불완전하고 나약한 존재이다. 김윤아의 작업에서 공간은 매우 특별한 존재이며 중요한 요소가 된다. 그가 작업에 앞서 먼저 선행하는 행위는 공간의 재해석이다. 공간은 시각예술의 조형요소 중 하나로 삼차원성을 지향하는 요소이다. 또한 시각적 효과 차원에서 균형이나 움직임을 결정하는 요소가 되기 때문에 조형에 있어서 소재 간의 공간처리는 매우 중요하다. 또한 포함된 공간과 배제된 공간을 조형적으로 동시에 설명해 낼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 그가 의도적으로 만든 다면체 공간과 인공 또는 자연의 공간은 그의 형상물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다. 그가 만들려는 형상은 단독으로 혼자서는 존재할 수 없는, 반드시 공간에 의존하며 존재할 수밖에 없는 조각물이기 때문이다. 그의 작업은 공간과 공간을 연결하면서 형상을 응집시키는 작업이다. 그러기에 치밀한 계획과 많은 노동력이 요구될 수밖에 없다.
김윤아는 합금줄, 나일론실, 낚시 줄, 면사 등을 이용하여 서로 교차하고 얽히고설키게 하여 외부로부터 내부로 형상을 응집시켜 나간다. 그 형상은 의자, 하이힐「가치를 만드는 일Ⅰ」,웅크린 포즈의 아이「crouching child」, 조화로운 인체「콘트라포스토」, 사람 얼굴「휴식」, 「피아노」등이며 작가는 이러한 일상의 소재를 통해 공간과 공간을 연결하려는 시도를 한다. 작품만으로는 정확한 의도를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소재 면에서만 보더라도 지극히 사적인 층위에서 내용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말해준다. 그의 「A Room」작품은 나무껍질을 엮어 독립된 공간의 '방'을 만들고 그 안에 합금줄을 서로 교차시키면서 인장력과 힘의 균형을 이용해 얽히고설킨 의자의 형상을 만들어 놓는다. 그러고는 그 안으로 손님을 초대한다. 가볍고 연약한 실을 재료로 불안전하게 엮어놓은 이 의자의 상징적 의미에는 양면성이 존재한다. 친근함과 낯설음, 자유과 구속, 안과 밖, 현실과 허구, 단절과 소통 등의 이중성이 동시에 내재해 있다. 이 작품은 여성성이 강하게 감지되지만 나무로 만든 외형 껍질의 느낌 때문에 다른 작품들과 다르게 다소 중성적인 이미지가 느껴지기도 한다. 또한 여성의 사회적 갈등과 심리상태를 반영하고 있으면서도 내러티브적 요소를 갖는다. 결국 방안의 의자 형상은 작가 자신의 정체성을 항변하는 메타포이다. 이러한 표현은 그의 「가치를 만드는 일」과 「피아노」 등과 같은 작품을 통해서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김윤아 작업은 기존의 조각에서 보다 확장된 개념의 조각이다. 다시 말해 전통적 조각에서의 매스를 결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실체감마저도 희박하다. 따라서 매스를 배제한 그자체로서 존재한다. 또한 선조각의 연장선상에서 확장된 개념을 보인다. 그러나 전혀 새롭거나 낯설지만은 않다. 이와 유사한 작업 프로세스를 갖는 작가들을 찾기란 그리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그의 조각에는 질감과 양감이 존재하지 않는다. 가능한 한 실체감을 최소화하면서 형상을 만든다. 또한 그는 빛의 반사에 민감한 합금 줄을 즐겨 사용한다. 여기에 조명을 받아 형상물은 빛을 발하고 그 빛의 편린들은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비현실적인 느낌마저 들게 한다. 특히 빛과 그림자가 어우러져 만들어 내는 판타지가 구조물 이상의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구조물 자체의 실체감보다 경우에 따라선 오히려 그림자의 실체감이 더 뚜렷해지는 이른바 구조물과 그림자를 통해 실재와 허상의 역전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김윤아의 「피아노」작품은 나일론실을 사용해 실제 크기의 피아노 형상을 허공에 띄어 놓는 작업이다. 그는 윤곽 없는 형상을 허공에 드로잉 하듯 벽, 천정, 바닥 곳곳에서부터 시작하여 나일론실을 얽히고설켜가면서 피아노 형상을 만든다. 이 작품은 실을 소재로 공간에 개입하고 공간을 구성한 설치작업으로서 공간 자체가 작품으로 제시된다는 점에서 장소 특정성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즉, 공간이 없으면 작품도 없다. 또한 실이라는 미약한 소재를 사용해 공간 전체를 하나의 서정적 작품으로 연출하는 것에서 여성적 감수성을 느낄 수 있다. 피아노 형상을 유지하기 위해 가냘픈 실들이 서로 얽혀 공간의 사방 곳곳에 연결되어지고 인력과 장력의 힘만으로써 존재한다. 김윤아의 작업은 공간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필연적으로 공간에 기생(寄生)하여 존재하는 사유적인 형상물이다. 공간을 설정하고, 재료를 선택하고 치밀한 작업 프로세스를 통해 생산되는 형상물과 그것의 의미부여.. 이 모든 요소들이 그동안 작가가 천착해온 구성원들이다. 김윤아에게 예술이라는 여정은 그다지 길지 않았지만 앞으로 다가올 수많은 미적 구성원들을 어떠한 방식으로 해석하고 풀어 나갈지 그의 작업행보를 기대해 본다. ■ 최관호
빈 공간, 개인적 공간을 의미하는 『Room』(전시의 주제)은 나의 개인적 성향과 작은 세계로의 초대를 위한 공간이다. 곧 전시장은 작가로서 작품을 해온 나 자신과 관객과의 소통을 위한 공간으로 궁극적으로는 누군가와의 가까운 만남을 고대하는 공간이다. 인간관계안에서 소통의 부재를 경험해온 소극적 인간인 나는 작품「a room」에서 나무껍질공간을 만들어 기존의 만들어진 공간과 달리 개인적이고 지난한 노동력을 통해 누군가를 초대하고 품기 위한 마음을 표현한다. 타인에게는 쓸데없는 무모한 행위라고 할 수 있을 이러한 행위로 나는 위안을 받고 만족감을 얻는다. 거미줄이 엮인 듯 안쪽에 금속실로 형성된 의자는 시간과 허무함을 낳는다. 항상 그렇듯 스스로 존재하기도 벅찬 현실에서 누군가를 진심으로 내안에 초대하는 일은 어렵고도 영원한 과제이다.
실을 엮어 형상을 표현해온 나는 전시 『Room』에서 실의 인,장력 등을 이용하여 긴장감을 느끼게 하는 부분들과 반대로 그 긴장감을 실과의 싸움에서 놓쳐 버렸을 때 오는 나른함을 관객에게 전달하고 싶다. 긴장감을 고집해온 나는 그 반대의 상황에서 오히려 비현실적인 과거의 진실에 더욱 가깝게 다가감을 느꼈다. 작품 「piano」는 나의 어린시절 기억의 한켠을 소개하는데, 소통하기 위해 피아노연주를 시작했던, 그리고 그 모습을 통해 사람과의 소통을 시작했던 그저 한 작가의 경험 하나를 말해주고 싶다. 이것이 지극히 개인적일지언정 누군가는 나에게 말을 걸지 않을까.. 나도 그러했다고. 나는 실을 통해 현실적인 온전한 나를 꿈꾸기도, 작고 보잘 것 없는 외로운 한 친구임을 털어놓기도 한다. 이러한 나의 공간에 초대하고 싶다. 그러나 실제로 들어오고 만질 수 없는 차가운 초대가 될지도 모르겠다. ■ 김윤아
■ 서울시립미술관 SeMA 신진작가전시지원프로그램 본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시행중인 2009 SeMA 신진작가 전시지원 프로그램의 선정작가 전시입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전시장 임대료, 인쇄료, 홍보료, 작품재료비 및 전시장 구성비, 전시컨설팅 및 도록 서문, 외부평론가 초청 워크숍 개최 등 신진작가의 전시전반을 지원하는 SeMA 신진작가 전시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Vol.20091128j | 김윤아展 / KIMYUNAH / 金倫我 / sculpture.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