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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학현 홈페이지_namhackhyun.creatorlink.net
초대일시_2009_1118_06:00pm
관람시간 / 01:00pm~08:00pm / 월요일 휴관
꽃+인큐베이터_Ccot + Incubator 서울 마포구 서교동 337-36번지 B1 Tel. +82.2.6414.8840 www.velvet.or.kr
사라지는 선들 정지되지 않은 얼굴들 ● 인물의 인상을 기억하기가 어려울 수도 쉬울 수도 있다. 지나가는 찰나의 얼굴을 인상 속에서 우리는 과거의 누군가의 인상을 유추하고 생각한다. 표정의 인상이란 모나리자의 미소와 체셔 고양이의 사라지는 웃음처럼 지속적이지는 않지만 기억에 남는 정지되지 않은 표정들이 있다. 남학현, 그가 그린 얼굴들도 그렇다. 그의 작업은 여러 번의 선, 점, 면들이 모여서 하나의 형체를 만들어낸다. 전혀 예상치 못한 곳의 번짐이라던가, 그의 손에 그려진 움직임들은 하나의 표정을 만들어 낸다. 그의 화면의 표정이란. 마치 기묘하게 유기적으로 이루어진 선들은 각자의 개체인 듯 하면서 한 폭의 화면에서 돌아다닌다. 여러 번의 붓 터치와 획이 퇴적된 레이어를 만들며 야릇한 인상으로 다가온다. 그의 작업은 순간적으로 비추어진 인상이다. 흩어져버릴 듯 혹은 움직이는 듯, 하지만 그 인상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다.
그의 2008년 작업은 흐릇하지만 절도 있는 획들의 겹침으로써 얼굴을 표현하고 중첩 속에서 하나의 인상을 만들어 냈다면 요즘 2009 그의 작업들은 하나의 음표처럼 각자의 개성이 있고 그 안에서 조화를 이룬다. 그가 의도하지 않은 어떤 부분에서 나타나는 신기루는 작가가 누군가에게 받은 묘한 인상이 그의 붓 터치에서 묘한 기억으로 되살아 나는듯하다. 그 기억은 정지하지 않은 변화하는 인상의 한 부분을 나타낸 것 일수도 있고 사진에서 우연히 스치듯 본 기억에서 재생된 이미지의 실현일 수도 있다. 실제로 그는 고대의 조각상과 가면 등의 소재에 표정을 잡아 스케치를 즐겨한다. 그 스케치 속에선 그가 보이는 화면의 시각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그가 그리는 표정들은 그의 머릿속 에서 생긴 이미지와 손의 드로잉에서 나온, 마치 자신이 발견한 환영을 즐기듯 그리는 것이다.
그는 한국화재료를 사용하면서도 또한 한국화재료에 얽매이지 않는다. 그가 한국화재료를 선택한 이유는 그의 환영을 표현하기 가장 좋은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작업의 특징적인 효과를 극대화하여 반복된 획과 점들을 겹치고 겹쳐서 환영을 만들어 낸다. 또한 공간의 구성에 표정의 여백을 만들어 화면 안에 새로운 이미지를 유추한다. 그가 말하기를 이러한 요소들은 허상을 표현하기 위한 일종의 기호라고 한다. 중첩을 과도하게 사용함으로서 만들어져 가는 과정인 듯 완성이지 않은 듯 중간의 결말을 그의 그림에서 보여준다. 그의 그림에선 시작과 중간과정 그리고 결말이 미묘하게 겹쳐있다. 이러한 그의 그림에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레이어로 만든 환영은 그만의 특색 있는 하나의 성격이 되었다.
우리는 그의 그림에서 여러 가지의 허상을 본다. 그가 의도한 것 일수도 혹은 그가 의도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그가 만든 움직일 듯 정지하지 않은 그 표정 속에서 우리는 그가 던져 놓은 무수한 시간의 얼굴들을 바라볼 뿐이다. ■ 이재숙
Vol.20091118d | 남학현展 / NAMHACKHYUN / 南學鉉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