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nny FunnyⅢ-I Like Pizza

공기평展 / KONGKIPYUNG / 孔基枰 / painting   2009_1105 ▶ 2009_1122 / 월요일 휴관

공기평_I like pizza-Child labor_캔버스에 아크릴 채색_162×130cm_2009_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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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평 블로그_http://blog.naver.com/kcong0326

초대일시_2009_1111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브레인 팩토리_BRAIN FACTORY 서울 종로구 통의동 1-6번지 Tel. +82.2.725.9520 www.brainfactory.org

트라우마 ● 형상회화가 사람의 마음을 담고 있다는 믿음은 여전하다. 다만 현실과 개별 창작자에게 벌어진 각양각색의 유일한 경험들이 그 마음을 변화시키고 있다. 그것은 한 순간의 기쁨일 수도 있고 결코 치유될 수 없는 상처일 수도 있다. 변화무쌍한 현실에 살면서 창작자들만이 고뇌를 감내하며 무거운 짐을 지고 느리게 살아야 한다는 바램은 어리석은 생각이다. 더구나 그들 또한 흘러가는 세월에 몸살을 앓고 있지 않는가. 지천명(知天命)을 지나 그려진 공기평의 피자(pizza, 2009) 그림을 대하면서 새삼 남한 회화의 층에서 앓고 있는 몸살을 떠올렸다. ● 몸살의 정체는 고질병인 탓에 궂은 날씨나 어스름한 저녁나절 또는 쾡하고 칙칙한 오밤중에만 찾아오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분명 해맑은 대낮에도 잠시 휴식을 취하려고 해이해진 틈을 타 어김없이 예리한 통증을 유발한다. 다만 나이가 들면서 익숙해진 통증을 모르는 척 바쁜 삶에 몸을 맡길 뿐.

공기평_I like pizza-war_캔버스에 아크릴 채색_162×130cm_2009

처방 ● 과연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을까? 흔히들 약이라 일컫는 시간은 그 무게를 따지기가 어렵다. 혹자에게는 한잔 술자리일 수도 있고 혹자에게는 한 평생도 모자를 수 있는 까닭이다. 분명한 것은 확실한 치유는 아니더라도 임시처방만이라도 되어 그저 잠시만이라도 잊고 살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행복하다. 그 잠깐의 달콤한 안락을 위해 수고로운 집착에 빠져든다. 도피일 수도 있고 도착일 수도 있지만 어찌되었건 그 순간만큼 맘은 편하다. 다만 그놈의 시간 탓에 예전 같지 않은 몸이 약간 불안할 뿐이다. ● 그동안 공기평이 그려왔던 회화는 상처의 기억들로 채워졌다. 그 상처가 개인의 것이던 역사나 이념에 의한 것이던 말이다. 그래서 그의 화폭은 다소 비장하게 어둡거나 대하소설 두께만큼의 무게와 밀도를 지니고 있었다. 아마도 지난 시기 공기평의 회화가 주시하려했던 것은 부조리한 현대사회의 야만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야만이 낭만 또는 욕망과 어우러져 무중력 상태로 떠도는 사람들과 맹수들을 화폭에 출현시켰다.

공기평_I like pizza-Hunger_캔버스에 아크릴 채색_162×130cm_2009
공기평_I like pizza-Environment pollution_캔버스에 아크릴 채색_162×130cm_2009

화려함 ● 피자(pizza, 2009) 그림 이전에 발표된 퍼니퍼니(FunnyFunny, 2009)서부터 공기평의 화폭은 무척 밝고 화려해졌다. 생각으로 긴 어둠에서 화려함으로 이동하게 된 동기는 지리산(2004~)에서 찾은 것 같다. 퍼니퍼니(FunnyFunny, 2009)가 "지리산 자락의 언저리에 다소곳이 피어있는 가녀린 야생화를 현란한 색채로 즐겁게 표현"한 그림인 까닭이다. 퍼니퍼니(FunnyFunny, 2009)에는 화려한 색채의 도입과 함께 부조라는 조각의 형식을 결합시키는 실험이 더해졌다. 좀더 나아가 피자(pizza,2009)에서는 만화 또는 1980년대 걸개그림처럼 도해된 이야기그림 형식과 어수선한 문자의 출현을 볼 수 있다.

공기평_I like pizza-Heart, Love_캔버스에 아크릴 채색_162×130cm_2009

호흡 ● 형상회화에서 중심이 내용으로 기울면 숭고의 분위기가 연출되어 다소 딱딱하거나 지루해 질 수 있다. 반대로 형식이 넘치면 경망스럽거나 공허해진다. 다양한 실험을 가능케 하는 공기평의 지난 작업들을 돌이켜보며 다소 거친 호흡이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화가다. 그리고 한편으로 수다스러운 피자(pizza, 2009)에서 첫개인전(1995)의 진지한 이야기들이 읽혀지기도 한다. ● 하지만 그보다 더 앞서는 것은 손바닥만한 제국주의 빈대떡에서 흘러내리는 지방 덩어리만큼이나 끈적거리는 현실 속에서도 즐겁게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야한다는 것이다. 어쩌겠는가 여기는 대통령도 자살하는 남한인 것을... ■ 최금수

Vol.20091105f | 공기평展 / KONGKIPYUNG / 孔基枰 / pain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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