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E YOU HAPPY?

소비사회의 웃음에 관한 심미적 보고서 ●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김석은 묻는다. 그리고 답한다. "네, 아마 그런 것 같기도 하지만, 안 그럴지도 몰라요." 청춘의 미소에 관한 리포트, 「ARE YOU HAPPY ?」연작은 김석이 오랫동안 품어왔던 삶에 관한 깊고 짙은 질문의 연장선상에 있으면서도 그것을 관념의 차원이 아닌 매우 일상적인 실재의 차원으로 풀어낸 결과물이다. 이 여덟 점의 부조 패널은 이전의 작품들에 비해서 상당히 도발적인 키치 이미지이다. 김석이 키치 스타일을 도입했을 때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미소의 면면에 담긴 가짜 이미지를 극대화하려는 데 있다. 웃고 있는 젊은 미소를 포착한 후 이것을 실물의 서너 배 크기로 확대해서 사각 패널위에 부조 방식으로 고정시킨 근작들은 단일한 모티프에서 나왔다. 따라서 그것은 한순간에 동어반복에 빠질 수도 있는 단순한 구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단순함을 벗어나게 하는 것이 김석이 구사하는 정교한 언어의 매력이다. 그는 웃음에 관해 질문하는 방식으로 입체가 아닌 부조, 그것도 저부조가 아닌 고부조를 선택했다. 고부조는 관람자의 동선을 따라 극심해지는 부조의 형상인식 왜곡을 다소간 보완해준다. 그는 고부조라는 조형방식의 장점을 십분 활용하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매우 호소력 있게 전달하고 있다.

김석_ARE YOU HAPPY ? Ⅲ_철판, 합성수지에 페인트_145×130×30cm_2009

입체를 평면 위에 압착하는 조형 언어인 부조는 어느 한 시점에서 완벽하게 형상이 잡히는 작품이다. 따라서 그것은 특정한 지점이 아닌 곳에서 보았을 때 왜곡된 형태의 형상인식을 유발하곤 한다. 우리는 여기서 김석 작품이 한 작품을 둘러싼 관찰자의 시점에 따라서 매우 변화무쌍하게 변화한다는 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것은 평면과 입체의 차이를 실감하는 것은 물론이고 입체 그 자체에 있어서도 차별화를 이룬다. 그의 고부조 방식은 특정한 시점이 아닌 여러 시점에서 규범화한 미소의 이면을 드러낸다. 김석은 고정된 시선과 유동하는 시선의 차이를 실감할 수 있는 고부조라는 언어를 채택함으로써 자신의 질문을 가장 적절하게 드러내는 길을 찾은 셈이다. 입체라는 물질에 대한 우리 눈의 반응은 고정 시점보다는 유동 시점일 때 더욱 명쾌하게 드러난다. 가만히 서서 바라볼 때의 사물의 입체감과 움직이면서 바라보는 사물의 입체감은 질적으로 다른 법이다. 이러한 장치를 동원해서 김석은 관람객들로 하여금 작품을 감상하기보다는 관찰하게 만든다. 고정된 시점에 서서 고정된 이미지를 읽어내는 것이 아니라 왼쪽에서 오른 쪽에서 또는 위에서 아래로 커다란 얼굴 전면을 이모저모 뜯어보게 만드는 것이다. ● 「ARE YOU HAPPY ?」 연작의 대부분에서 패턴과 색채는 매우 중요한 매개변수이다. 그가 선택한 색채와 패턴은 동일률이 작동하는 얼굴부조들 사이에 서로 다른 내러티브를 생성해내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연작의 첫 번째 작품은 파란색 아이쉐도우에 천박해 보이는 볼터치와 립스틱의 색조화장으로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서 '오바하는' 싸구려 이미지를 담고 있다. 연작 3번과 4번, 5번은 과녁 모양의 원형 띠나 빨강 바탕에 노란색 스마일 아이콘, 몬드리안 색면 추상 패턴 등을 넣음으로써 정형화한 색채와 패턴 속에 존재하는 미소의 실체를 드러낸다. 그것은 무작위로 색을 단순 나열함으로써 과잉 색채 소비 현상을 비판한다. 색채를 소비함으로써 행복을 추구하는 모조 미소의 실체를 드러낸다. 연작 6번은 회색 톤의 올림머리 여성이다. 아래로 내려다보는 시선에 흑백사진의 이미지를 가미해서 추억속의 다소곳한 미소이다. 보라색의 옅은 미소를 지닌 연작 8번과 댓구를 이룬다. 그는 청년의 미소 연작에 한 점의 이질적인 요소를 끼워 넣었다. 연작 7번은 금박의 아기 얼굴이다. 두 살배기 아이의 본능적인 미소에다가 황금색을 입혀서 천진난만한 아이의 미소와 황금의 유혹이라는 반어법을 구사하고 있다.

김석_ARE YOU HAPPY ? Ⅳ_철판, 합성수지에 페인트_142×118×27cm_2009

김석_ARE YOU HAPPY ? Ⅴ_철판, 합성수지에 페인트_134.5×134.5×31cm_2009

김석은 지금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그는 인간의 욕망을 캐묻고 답하는 데 있어서 관념의 세계로부터 실재의 세계로의 전환을 시작했다. 그는 워낙에 다양한 방면에 관심을 두어온 작가이다. 그는 욕망의 문제를 기본으로 인간, 자아, 삶, 사회 등의 문제 군을 폭넓은 스펙트럼으로 다뤄온 작가이다. 그가 지금까지 추구해온 세계는 관념 비판의 세계였다. 그는 관념적 탐구가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데 있어 절대적인 요인이 아니라는 점을 생각하고 작업의 방향을 전환하기 시작했다. 최근의 얼굴 연작들은 그의 화두를 좀더 구체적으로 풀어내는 장이다. 말하자면 보다 좁고 깊게 들어가는 전략이다. 청춘의 미소 연작은 긴 프로젝트의 시작이다. 10대에서 20대에 이르는 젊은 여성들이 웃음을 살포하고 그것을 소비하는 현대사회의 면면을 매우 심플한 구조의 플라스틱 패널에 담아낸 것이다. 이어서 그는 중년과 노년의 스테레오타입을 물을 것이다. 또한 그는 행복과 불행의 문제뿐만이 아니라 분노와 고통, 상처와 치유 등의 문제에 접근할 것이다. 한 작가가 긴 안목으로 연작을 구상하고 그것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은 세상과 대면하는 사회적 존재로서의 예술가 주체를 재발견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무의식과 욕망의 문제에 천착해온 김석의 세계는 이제 사회적 무의식을 생활세계 속에서 포착하기 위해서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연구와 분석을 토대로 긴 프로젝트를 실행하는 단계로 접어든 것이다.

김석_ARE YOU HAPPY ? Ⅵ_철판, 합성수지에 페인트_130×110×30cm_2009

김석_ARE YOU HAPPY ? Ⅶ_철판, 합성수지에 금박_130×110×22cm_2009

김석의 질문과 대답은 소비사회의 웃음에 관한 심미적 보고서이다. 그는 '모조 미소의 낭비'를 말한다. 마치 놀이동산 조각처럼, 또는 흔히 쓰는 말로 이벤트 조각처럼, 김석의 조각은 컬러풀한 색채를 구사하고 있다. 싸구려 가짜 이미지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 그는 놀이동산 조각의 어법을 도입하고 있다. 그는 이 시대의 생기발랄한 젊은 여성들의 미소를 통해서 일상사를 살아나가는 사람들이 행복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방식을 들여다본다. 그는 청춘의 미소를 통해서 행복의 실체를 발견할 수 있을지를 묻고 답한다. 어느 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를 세상이다. 이 모습이 진짜인지 아닌지 장담할 수 없는 세상이다. 가짜가 진짜이고 진짜가 가짜일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과잉 미소에서 싸구려 플라스틱 꽃의 화려함을 발견하곤 한다. 그는 젊은 여성들의 행복을 포착한 스테레오타입을 발견하기 위해 여러 매체에서 가장 전형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얼굴 생김새, 표정, 헤어스타일, 각도 등의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했다. 이렇듯 여기저기서 채집한 이미지들로 구성된 행복의 전형들은 각각의 캐릭터에 맞는 형태와 구도로 압축되었다. 이어서 그는 실제의 인물을 섭외하여 그 인물의 얼굴을 스테레오타입에 대조하는 과정을 거친다. ● 미소를 낭비하는 사회에는 행복을 가장한 소비사회의 경박함이 들어있다. 김석이 포착한 함박웃음들은 우리사회의 결핍을 대변한다. 현대사회는 웃는 개인을 조작한다. 웃음을 직조하는 사회, 웃는 얼굴을 전략적으로 배치하는 사회인 것이다. 그 수많은 웃음 가운데 박제화하고 상품화하지 않은 미소를 발견하는 일은 미디어가 아닌 우리의 삶 속에서의 일이라는 점을 망각하고도 남음이 있을 정도로 넘쳐나는 웃음들 가운데서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웃음마저도 소비하면서 살아간다. 또는 웃음에 의해서 소비한다. 따라서 김석이 말하는 웃음은 행복을 추구하는 현대인에게 있어 결핍한 진정한 행복의 부재를 대변하고 있다. 그는 무의식의 수준에서 잠재하는 행복의 부재 상황을 비판하기 위해서 소비사회의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매우 정확하게 간파하고 그 결핍을 메우는 웃음을 흩뿌리고 있다. 그는 미소를 통해서 행복의 이미지를 반복재생산하는 사회의 이면을 차분하게 바라본다. 김석의 얼굴 패널은 미소조작의 사회에 대한 예술가로서의 질문이다. 나아가 그것은 웃음을 직조하고 소비하는 소비사회에 관한 심미적 리포트이며 행복을 조작하는 문화정치에 비판적 성찰이다. ■ 김준기

김석_ARE YOU HAPPY ?_철판, 합성수지에 페인트_142×118×26cm_2009

An Aesthetic Report about A Smile of Society of Consumption ● Kim, suk asks a question to himself, "Are you happy?" Then, he answers, "Yes, though perhaps, I'm like happy, I'll be not like that." Series, 「ARE YOU HAPPY?」: report about a youth's smile is thing of an extent of deep and intensive an ask about life had been considered for longtime, this series is a result solved with a very daily existent dimension rather than an ideal dimension by Kim, suk. This relief panel made by eight is a very much provocative kitsche image comparing with his former works. While he received this kitsche style by some reasons, the most important point is maximumly to present a disguised image contained aspect of smile. His works, capturing a laughing young smile, magnifying it with triple or quadruple of existent thing, then fixing with relief way on square panel come from a unity motif. Therefore, it has momently a simple composition that may lapse into repetition of synonym. Getting rid of this simplicity is a fascination of detailed language he uses. He selected a relief rather than a body, further high-relief rather than low-relief, way that ask a question about laughing. high relief in. High-relief gives to replenish some distortions of a figure understanding of relief that carries a disorder on gallery's moving. He conveys very properly his assertion with a using enough merit of molding way of high-relief. ● A relief, molding language that compresses a body on plane is work that a figure perfectly captured out of a point of time. So, when it is observed from a inspecific spot, making distorted a figure understanding. We need to consider fact that his work shifts variously on gallery's point of time surrounding a work. It also makes to feel fact that it draws distinction from body itself as well as feeling actually difference between flat and body. His relief way presents another aspect of forming smile out of a various point of time, except specific one. He adopts a language named high-relief can feel actually difference between fixed and fluid sight, seeking for way presents the most pertinently his question. A respond of our eyes about a material called body further comes out clearly at case of fluid one rather than fixed point of time. It is qualitatively distinguished fluid from body of material at case fixed seeing. Bring this installation, he make galleries rather observe than impress work. There is making to see all over large entire face from right or upward to downward direction rather than observing fixed image from fixed point of time. ● At most of Series, 「ARE YOU HAPPY?」, pattern and color are a very important intermediate variable. The pattern and color he select is a factor that creates an each another different narrative among facial relieves to act same rhythm. The first work of series contains an 'excessive' low image to overcome a complex with a heavy makeup of an eye shadow of blue, a shallow blusher and a lipstick. The third and fourth and fifth work of series contains a circle girdle of shape of a target or yellow smile icon, Mondrian's an abstract pattern of color aspect on red surface, so that they present a substance of smile that a being among formative color and pattern. It simply arranges color at random, so that it criticizes consumptive state of surplus color. It consumes color, so that it presents a substance of a disguised smile to be seeking a happiness. The sixth of series is a woman has a head raised style of gray tone. She has a quiet smile in memory at an eye downward with image of black and white photograph. This sixth of series consists of a couplet with the eighth of series to be feint smile of violet. He inserts a different factor of one thing at a youth's smile of series. The seventh of series is a baby's face of a gold foil. Kim, suk foils a gold color at an instinctive smile of a two year baby, that uses an ironical expression through the contrast between a seduction of gold innocent and a baby's smile. ● Kim, suk is encountering with a turning point now. Treating to quest and answer a desire of human, he began a conversion from a world of ideal to world of reality. He is a sculpturer who has an interest in various fields. Having sought an issue of desire fundamentally, he is an artist also has continually treated subjects containing human, ego, life, and society. A world he has sought till now was a world that criticized an ideal. He realized fact that an ideal seeking is not an absolute factor enough to create a impression, he finally began to convert a direction of work. His recent series of face is further concretely space to express his topic. So to speak, there is profoundly a strategy seeking. A youth's smile of series is a departure of long project. This youth's smile of series young women from teens to twenties sale smile, so that it contains each aspect of modern society to consume their life at plastic panel of very simple fabric. Then, he will ask a stereotype of middle age and old age. He also will approach to topics containing anger and anguish, hurt and cure as well as happiness and unhappiness. A course a artist designs and solves series with having a long eye is also an opportunity to rediscover one's individuality of social being called meeting with world. Kim, suk's world of work has searched an unconsciousness and desire is stepping to practice a long project on the basis of more concrete and substantial study & analysis in order to capture social consciousness in daily world now. ● Kim, suk's an asking and an answering is an aesthetic report about a smile of society of consumption. He expresses 'a waste of smile disguised.' Like a sculpture of a playground hill or what is called, a sculpture of event, his sculpture is made from various colors. He brings a method of sculpture of a playground hill in order to express pertinently low image. He captures that a method people live a routine create, then consume a happiness through a living young women's smile in this times. He asks and answers whether he discovers a substance of happiness throughout a youth's smile. There is a world that don't know whether something is genuine or nor. There is a world that can't assert whether this figure is genuine or nor. It is of frequent occurrence that an imitation is a genuine or a genuine an imitation. He occasionally will to discover a cheap of plastic flower from surplus smile. He gathered, at the same time analyzed a date containing facial figure, facial look, hair-style, facial angle that the most typical use from various medium to discover a stereotype capturing young women's happiness. Happiness is composed from this gathering images here and there is compressed to form and planning according with each typical character. Then, he contacts a real figure, that he has a course to contrast the face with a stereotype. ● A society that wastes smile includes a weak point called frivolity of society of consumption disguising happiness. Laughing that Kim, suk captures tells poverty of our society. Our society is making purposely a laugh and strategically laughing face. We live in flood of laughing enough to forget thing--This is not thing in media but in our life--that discover a laugh is not stuffing and commercialization among much of laugh. We live to consume even a laughing. Or we do to consume by a laughing. Therefore, a laughing Kim, suk expresses speaks an absence of true happiness that modern people hasn't, though they seeks the happiness. He very correctly penetrates a communication system, then presents a laughing to replenish the lacking in order to criticize an absent situation of happiness to be latent in state of unconsciousness. He quietly sees social other side that duplicately recreates the image of happiness through smile. Kim, suk's facial panel is an asking of artist about society of manipulation of smile. Further, it is an aesthetic report about Society of Consumption that makes consumes smile, being a critical self-reflection about culture & politics that fakes happiness. ■ Kim, Jun-Gi

Vol.20091104a | 김석展 / KIMSUK / 金錫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