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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일주학술문화재단 작가지원 전시-4st
후원_일주학술문화재단_흥국금융가족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월요일 휴관
일주아트_ILJU ART 서울 종로구 신문로1가 226번지 흥국생명빌딩 B2 Tel. +82.2.2002.7777 www.iljufoundation.org
고통스러운 상황에 처하면 누구나 도망치려 할 것이다. 하지만 고통은 반복되고, 어찌해도 피할 방법이 없다면 우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심리학자 Martin E.P.Seligman의 개를 통한 실험은 이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을 알려준다. 두 칸으로 나뉜 우리의 한쪽 바닥에 전기장치를 설치하고 개를 넣는다. 전구에 불이 들어오고 몇 초 후 우리 바닥에 전기가 들어오면 고통을 받은 개는 옆 칸으로 피한다. 몇 번의 실험을 거치면 개는 전구에 불이 들어 온 것을 보고 전기충격을 받기도 전에 옆 칸으로 피한다. Seligman은 여기서 더 나아가 개를 옆 칸으로 피하지 못하도록 꽁꽁 묶는다. 개는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전구에 불이 들어오는 것을 보게 되고 뒤이어 전기충격을 받으면서 고통스러워한다. 개는 이미 전구에 불이 들어 온 것을 보고 자신에게 닥칠 고통을 예견하며 더욱 공포에 사로잡힌다. 이런 상황이 반복된 후 개를 풀어줬을 때 어떻게 되었을까? 풀어 주자 마자 바로 옆 칸으로 도망쳤을 것 같지만 실험의 결과는 달랐다. 개를 풀어준 후. 다시 전구에 불이 들어오고, 전기가 바닥에 흘렀지만 개는 옆 칸으로 도망치지 않았다. 그간의 반복된 고통스런 상황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고, 그저 고통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음을 개는 배웠던 것이다. 더 이상 그 어떤 노력도 하지 않게 된 '무기력'을 익힌 것이다. ● 우리 삶에도 어찌할 수 없는 고통스런 상황이 일어난다. 인간의 삶이 이뤄지는 '사회'라는 조직 안에서도, 약자와 강자라는 관계를 통해 고통은 일어난다. 이 관계에서 벗어날 수도 없고, 이로서 일어나는 고통을 피할 수도 없다. 전쟁, 테러…. 사회, 정치적인 강자와 약자. 지배자와 지배 받는 자, 먹고 먹히는 관계가 끝없이 이어진다.
작가 고영미는 이런 '관계'와 여기서 발생하는 약자의 '학습된 무기력'을 작품을 통해 보여준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아름다운 겨울에서 슬픔을 보다』, 『인생은 아름다워』 등 이전 전시에서 보여준 작품과 『한여름밤의 꿈Ⅰ』으로 이어진 이번 일주아트에서의 전시를 통해서 작가는 처절한 현실을 '보여준다'. 하지만 작가가 행하는 '보여줌'은 행동이 없는 무기력, 무력함과는 다르다. 무력함에 길들여져, 고통스런 상황에 익숙해져 그저 받아들이는 약자에게 자신의 현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사실적인 표현의 묘사가 아닌 반어적인 표현의 극적인 대비를 통해 보여주기에 더욱 현실적으로 보여진다) ■ 채문정
내 작업의 초점은 핍박 받고 희생당하는 힘없는 여린 존재들의 비극에 있다. 나의 슬픈 기억과 트라우마는 충분히 작업의 모티브가 되어줬다. 개인적인 슬픈 경험과 사소한 것에 예민하고 심각해지는 성격은 나를 더욱 내 안의 깊은 골짜기로 인도하였고, 나는 스스로 무기력한 약자라고 생각했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자연스럽게 사회적 약자와 동화되고 그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면서 '비극'은 작업의 중요한 주제가 되었다. 다시 말하자면 내 작업의 소재는 개인적 기억과 경험 그리고 일상의 사건, 사고 등에서 얻어지며 여기에 은유적 장치들이 조합되어 동화적 현실로 재탄생 되는 것이다. 나의 그림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겉으로 보기엔 동화처럼 아름다운 풍경이지만 실은 그렇게 보이도록 포장된 풍경이며, 더욱 자세히 들여다보면 가해자와 피해자의 이분법적 구도를 찾을 수 있다. 그리고 나는 이 관계를 제3자의 시각으로 멀리서 관조함으로써 비극적 현장을 포착, 그대로 부각시키고자 하였다. 비극적 현장에 놓인 강자와 약자의 관계는 상징적 사물로 은유 된다. 예컨대 전투기, 미사일, 총, 남성, 독수리, 검은 기름띠, 물고기 떼 등의 소재는 현실에서의 강자를 상징하고 이에 반해 나체의 여주인공, 강아지, 천사, 인어, 시체, 북극 곰, 바다표범 등은 현실에서의 약자를 상징한다. 결국 작업을 통해 말하고 싶은 것은 힘없는 자에 대한 사회의 잔인성과 인간의 폭력성, 이로 인해 현대 사회에서 겪는 소통의 어려움에 대한 것이다. ■ 고영미
* 이번 전시는 일주아트에서 『한여름밤의 꿈Ⅰ』, 갤러리 이즈에서 『한여름밤의 꿈Ⅱ』로 구성된다. (2009.10.21 ~ 10.27 갤러리 이즈 전시)
Vol.20090925j | 고영미展 / KOYOUNGMEE / 高永美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