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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9_0902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월~토요일_10:00am~06:30pm / 일요일_10:30am~06:00pm
인사갤러리_INSA GALLERY 서울 종로구 관훈동 29-23번지 Tel. +82.2.735.2655~6 www.insagallery.net
매일 아침 작업실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컴퓨터를 키고,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인터넷을 배회한다. 실시간 인기 검색 순위에는 연예인들의 뉴스로 가득 차있고, 나는 호기심에 젖어 그들의 사생활을 기웃거리고, 마음에 드는 이미지들을 저장하곤 한다. 가까운 친구들보다 때로는 더 친근하게 느껴지는 그들은, 말도 안되는 정치로 국정을 엉망으로 만드는 정치인들과 비리를 일삼는 경제계 인사들보다 훨씬 순수해 보이고, 때로는 존경스러워 보이기도 한다. 그들은 현대 사회의 우상이고 난 그들을 경외심을 갖고 만든다. ● 어느날 tv를 보다 오드리 햅번이 등장하는 핸드폰 광고를 접했다. 마치 햅번이 살아서 광고를 찍은듯 보였다. 먼로의 전신상 작품처럼 이 작품도 패션 잡지책에 실린 영화 포스터를 보고 만들게 되었다. 사진이 아닌 그림상의 포스터였는데, 어깨에 고양이가 앉아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예전에 고양이를 좋아해서 작품에 두 번 넣은 적이 있는데, 간만에 고양이를 만들면서 감회가 새로웠다.
이 작품은, 아이 교육과 일 때문에 부모님 댁에 거주하는 동네가 좀 사는 동네인데, 무료로 배부되는 패션 잡지에서 우연히 찾아낸 먼로의 흑백 사진에서 비롯되었다. 분명히 영화에 나온 장면인 것 같긴 한데 무슨 영화에서 나온건지 모르겠다. 엄마께 여쭤보니『뜨거운 것이 좋아』 일런지 모른다고 하셨다. 그래서 난 그냥 이미지에서 느껴지는 제목을 부치기로 했다. "안녕하세요." ㅎㅎ, 참 기분 좋은 제목이다. 사실 이 작품은 스타를 주제로 한 작품으로 전신상을 만들어 보고 싶은 충동과 함께, 허리를 접은 각도를 측면에서 납작하게 공간 응축 시킬때 어떻게 처리하는가하는 과제를 푸는데 흥미를 느꼈고, 납작한 형태를 음영을 줘서 입체감을 주기도 하지만 망사 스타킹의 줄무늬가 얼마나 입체감을 줄 수 있을까에 대한 호기심에서 비롯되었다. 망사 스타킹... 칼라링 도와 주는 혜주가 고생 좀 했다. 일주일 내내 스타킹만 붙들고 있었으니.. 젊은 시절, 멋 좀 부릴 때 내가 사서 신었던 스타킹들 모조리 다 합쳐도 이 작품에서 스타킹의 정신적 가치에는 못 미칠거라고 생각된다.
나전 부조 상 작업을 하다가 입체로 나전 문양을 넣어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럴 수 있는 작품 형태를 모색하고 있던 중에, 어느 날 Tv 속 사극중 궁중 혼례장면에서 눈길이 머물렀다. 화려한 수가 놓여 있는 의상에 매료 되었고 어떻게 표현하면 나전도 살리고 화려함도 유지할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앞은 칼라 채색에 뒤는 흑백톤에 나전을 박게 되었다. 얼굴이미지를 누구로 할까? 고민하다가 심은하양의 느낌을 생각하면서 만들어 보았다. ● 이 작품은 원피스시리즈의 연장선상에서 에로틱 버전으로 만들어 보았다. 앞은 화려한 문양의 긴 스카프로 반쯤가리고, 뒤는 문신이 있는 누드를 연출했다. 얼굴이미지는 익명의 인터넷 사진을 참고 하였으며, 등에서 발목 이르는 선까지 문신 문양을 배치하여 그려보았다.
대중 매체 속의 스타들 중에서 특히 관심을 끌던 인물 중 하나가 '비'(Rain)였다. 2003년엔가 TV 뮤직 비디오에서 신들린듯 춤을 추고 있었는데, 얼마 후 드라마에서 다시 볼 수 있었고, 난 드라마에 심취했다. 그는 섹시했고 아름다웠으며 자신의 일에 열정적이었다. 난 그를 주제로 하여 화장품 광고 포스터(엔시아)의 이미지를 만들고, 드라마(풀하우스) 속의 모습, 2집앨범, 게임에 등장하는 기사 모습, CF 의류 광고(지오다노)를 보고 의류매장 쇼윈도우 전시를 위해서, 4집 앨범 속 모습등 8번의 연작을 만들었다. 이번 작품은 2008년 5집 앨범「Rainism」 무대에서의 모습으로 '옴므 파탈'적인 이미지에, 패션 잡지에서 이미지를 따온 신화적 분위기를 가진 여성의 모습을 오버랩시켜 만들었다. 난 그의 5집 앨범을 들으면서 예전에 즐겨 쓰던 남녀 '사랑'에 관한 주제들을 떠올렸고, 이 주제를 예전처럼 어둡지 않고, 밝고 따뜻한 느낌으로 표현하고자 하였다. 한 남자와 그의 수호천사 같은 여성의 모습을 한 작품 속에 넣어서, 서로 상반되면서도 조화로울 수있도록 만들고자 하였다. 연상 단어들로는 '빛과 그림자', 'bad boy & angel'이다. 남자의 어깨에 매달린 여성의 모습은 무중력 속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하여, 세속적인 느낌이 들지 않도록 노력하였다. 칼라링 작업을 하면서, 남성은 단조로움을 피하기 위해 넥타이, 스카프, 조끼 뒷 무늬를 섬세하게 표현하고자 하였고, 여성은 악세서리와 네일아트로 포인트를 주었다. 제작 과정 초기의 여성은 맨발이었는데, 남성의 손과 열 개의 발가락이 겹쳐지면서 조형적으로 문제가 있어서 한쪽 발에만 신발을 신켰다. 최근에 신데렐라와 심청이를 만들었는데 거기서도 신발을 한쪽씩만 신고 있다. 이 작품에서 벗겨진 신발의 의미를 찾으라고 하면 속세의 인간을 사랑한 천사의 의미라고나 할까?
그녀의 옆모습은 아름답고 도도하다. 그녀가 아름다운 것은 그녀의 인격과 품성에서 드러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요즘 현대의 미인들은 고전 영화에 등장하는 미인들 만큼 개성이 부족하다. 물론 당시에도 성형 수술이 성행했다면 얘기가 틀려질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인물 모델링을 할 때 정면을 납작하게 작업하는 거 보다, 측면에서 납작하게 하는 작업이 더 어렵다. 양쪽 측면에서야 그럭저럭 괜찮을 지언정 좁아진 정면 얼굴에서 이미지를 절충하는게 쉽지않다. 세상의 원리와도 같다. 서로 다른 종교, 이념과 사상을 가진 사람들이 흑백 논리를 주장하면서 충돌하지 않고 평화롭게 사는 세상이 되길 바라듯이 앞과 뒷면이 자연스럽게 융화 될 수 있도록 고심하고 노력하는게 내 작업 방식이다. 슬림해진 핸드폰, 벽걸이형TV, 울트라 슬림 생리대처럼 내 작업은 볼륨있는 치마도 납작하게 눌러버린다.
그녀를 접한 것은 『색계』라는 영화에서였다. 고전적이면서도 아름다운 그녀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영화 속 이미지를 작업할 때면 영화를 다운받고 적게는 3번에서 5번까지는 보게 된다. 처음엔 영화의 전체 느낌을 보고, 두 번째는 어떤 이미지로 작업 할 런지 생각해 보면서 보고, 세 번째는 순간 화면 하나하나씩 캡쳐 해가면서 보고, 네 번째는 각도별로 부족한 이미지가 있는지 체크해가면서 보고, 다섯 번째는 그 사람의 특징을 관찰하고 입체적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본다. 영화 속 이미지 작업을 할 때는 시간적 여유가 없이는 할 수가 없다. 영화를 다 보고나서는 캡쳐한 이미지들을 보면서 마음에 드는 표정을 고른다. 기준은 가장 그 사람다운 이미지를 찾는거다. 사람들은 누구나가 제각기 다른 표정을 갖고 있다. 물론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면 영화마다 보여 주는 이미지가 틀려지기 마련이지만 이 영화 속의 그녀 이미지는 대상을 또렷이 응시하는 긴장감 서린 그녀의 표정이다. 그래서 작업 방식도 두가지로 나눠서 해봤다. 첫번째 유토 작업은 전체를 선명하게 만드는 형식으로, 두 번째 작업은 눈동자와 입술 부분만 빼고 다 흐려버리는 식의 작업이다. 캐스팅 틀도 두 개가 되는거다. 칼라링 또한 마찬가지이다. 하나는 모든 부위를 같은 밀도로 촘촘하게 그렸고, 다른 작업에서는 눈동자와 입술을 제외한 다른 부위들은 에어 브러쉬 작업으로 흐려버렸다. 나름 재밌는 작업이었다. 언젠가 다른 작업을 할때 몽롱하게 모조리 다 흐려보는 작업을 해보리라 마음 먹었다.
유토피아적인 환상을 주는 나전상을 구해서 앵그르의 그림을 부조로 표현해 보았다. 동양적인 환상과 이국적인 느낌을 묘하게 오버랩시켜 보았다. ■ 조정화
Vol.20090918c | 조정화展 / CHOJUNGWHA / 曺廷和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