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OAD

허준展 / HURJUN / 許埈 / painting   2009_0624 ▶ 2009_0630

허준_going home1_종이에 아크릴채색_118×90cm_2009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071028a | 허준展으로 갑니다.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30am~06:30pm

관훈갤러리_KWANHOON gallery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5번지 본관 1층 Tel. +82.2.733.6469 www.kwanhoongallery.com

숲 속에서 ● 산에는 나무가 있고, 바위가 있고, 이름 모를 풀들이 있다. / 산에는 물이 흐르고, 구름이 쉬고, 바람이 지나간다. / 산에는 짐승들이 뛰어다니고, 곤충들이 속삭이며, 새들이 집을 짓는다. / 산에는 갓 태어난 것들이 있고, 성장하는 것들이 있고, 죽어가는 것들이 있다. / 산에는 같이 존재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사랑이 있다. / 산에는 아래에서 위를 쳐다보며 올라가는 것들이 있고, 아래를 향하는 것들이 있다. / 산에는 평화로운 공존이 있는가 하면, 생존을 위해 목숨을 건 경쟁이 있다. / 산에는 계절마다 다른 색깔로 물드는 아름다운 색조들이 있다. / 산에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있고, 버려진 쓰레기에 묻은 우리의 이기심이 있다. / 산에는 먹어서는 안 되는 것이 있고, 먹으면 보약이 되는 것이 있다. / 산에는 폭포로 가는 길이 있고, 정상으로 가는 길이 있고, 뱀이 지나가는 길이 있다. / 산에는 바싹 마른 산등성이가 있고, 습기로 가득 찬 계곡이 있다. / 산에는 수직으로 뻗은 형상이 있고, 평평한 형상이 있다.

허준_going home2_종이에 아크릴채색_190×100cm_2009
허준_oasis-종이에 아크릴채색_100×80cm_2009

산에는 들어오는 자가 있고, 나가는 자가 있다. / 산에는 꼭대기만 쳐다보는 자가 있고, 가까이의 아름다운 꽃잎을 보는 자가 있다. / 산에는 쉬어가는 자가 있고, 일하는 자가 있다. / 산에는 등산복을 갖춰 입은 자가 있고, 슬리퍼를 신은 자가 있다. / 산에는 물을 원하는 자가 있고, 공기를 원하는 자가 있고, 추억을 원하는 자가 있다. / 산에는 차가 들어오기도 하고, 비가 들어오기도 하고, 눈이 나리기도 한다. / 산에는 희망으로 가득한 자가 있고, 절망이 온 몸을 휘감아 버린 자가 있다. / 산에는 친구가 있고, 적이 있다. / 산에는 친구가 적이 되기도 하고, 적이 친구가 되기도 한다. / 산에는 나를 잡아 먹을듯한 숭고가 있는가 하면, 어머니의 포근함도 있다.

허준_road kill1_종이에 아크릴채색_110×110cm_2009
허준_road kill2_종이에 아크릴채색_118×90cm_2009
허준_steal away_종이에 아크릴채색_130×165cm_2009
허준_the happy valley_종이에 아크릴채색_120×120cm_2009

산에, 산에는 우리들의 삶이 있다. /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실재로 산에 있는 것이 아니다. / 그것들은 작가 허 준의 마음속에 존재하고 있는 것들이다. / 산은 단지 작가가 세상을 보는 거울에 불과하다. / 허준은 세상 속에서 숨바꼭질하는 우리들 모습을 그린다. / 허준은 산을 보면서 자신을 그린다. // 아! 이렇게 사물을 꿰뚫는 자가 있는가. ■ 성재현

Vol.20090625e | 허준展 / HURJUN / 許埈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