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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9_0612_금요일_05:00pm
제9회 한국현대미술제 - KCAF 부스전
주최_박영덕 화랑_미술시대
관람료 / 성인(대학생)_5,000원 / 청소년_4,000원 / 어린이 3,000원
관람시간 / 11:00am~08:00pm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3-7번 부스 HANGARAM ART MUSEUM 서울 서초구 서초동 700번지 Tel. +82.2.514.9292 www.sac.or.kr
유용상은 최근의 작업에서 와인이나 음료 등의 물과 같은 유동적인 물질의 상태에 대한 상징적 속성과 그것을 담고 있는 컨텍스트로서의 유리잔이나 종이컵의 여러 가지 상황을 그려가는 것을 통해 작가의 삶과 인생에 대한 사색적 담론들을 사실적 이미지 속에 녹여내고 담아내는 작업을 해 나가고 있다.
유용상이 만들어내거나 포착한 상황은 "인스턴트 러브"(Instant love)라는 작품 명제에서 보여주듯 순간적이고 찰라적인 사랑에 대한 담론이며 그 복선의 장치로 일회용 종이컵이나 거품, 그리고 립스틱의 흔적을 전면에 그려내고 있는 듯 보인다. 그러나 사실 작가가 지속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는 단순히 현대인의 일회성의 사랑에 대한 감상이나 판단을 드러내고자 하는 의도가 아니라 순간 혹은 영원성의 문제이거나 시간성과 공간성 속에 던져진 인간의 실존적 질문이며 그에 대한 고민들로 보여진다.
왜냐하면 그의 작업에서 흰 여백 위에 흔들리며 동시에 정지 되어진 복합 화면과 접안(接眼)화 된 시각 표면의 극한까지 물질에 근접된 듯한 시점의 시각적 장치는 표면적으로 나타난 작품명제와 연관되어 등장하는 상징적 소재의 지시적인 언어적 연결고리 이상으로 여러 겹의 의미층을 만들어내는 구조로 작동하고 있기에 그 전제 위에 형성된 알레고리는 이미지가 갖는 상징의 지표적 범위 너머의 해석을 모색하도록 만든다.
특히 종이컵을 소재로 한 작업에서는 한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 용기가 정지되거나 흔들리고 있고, 거기에 담긴 음료수는 과장된 거품으로 부풀려있으며, 컵에 묻은 립스틱은 무언가를 암시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래서 이러한 것들은 인간의 순간적이고 포장되어진 욕망의 미묘한 느낌을 환기시키는 의미 수준에서 그 표면적 층위를 형성하지만 조금 더 다가가서 화면 전체의 조형적 구조를 살펴보면 립스틱이나 종이컵 형상의 경계면은 흘러가듯, 흔들리듯 흐려져 있으며 정지된 이미지를 확산시키거나 산란케 만든다.
현실이나 포착된 순간들은 흔들리거나 연장된 현실의 한 파편이고 일회적 속성을 가진 흔한 것들이지만 동시에 지속되는 시간의 좌표 축에 현실로 매 순간 나타나는 시간성의 한 단면일 수 있음을 유용상의 작업에서 볼 수 있게 된다. 이것은 마치 작가의 "매일 살아가는 우리네 삶에서의 갈증처럼 순간순간 떠오르는 욕망의 한 단편들을 시원하게 해소시켜 줄 듯한 화려한 색의 음료를 일회용품에 담아 매 순간 해소시켜 버리는 현대인들에게 있어서 허무하게 반복되는 일상과 같은 패턴화된 삶이라는 것은 일 순간의 만족이지만 곧바로 공허함을 느끼게 한다"는 평소 말에서처럼 부풀려 있고 화려해 보이는 순간순간의 욕망의 만족이라는 것이 짧고 덧없다는 것과 그러나 동시에 이 순간들이 영원을 함축하고 있을는지도 모른다는 의미에서 그의 작업은 인간과 현대사회, 그리고 욕망과 존재에 대한 철학적 질문과 전통적이고 동양적인 사색의 사이 공간을 오가도록 만들고 있는 것 같다.
텅 비워져 있는 백색의 여백과 강렬한 색채로 충만한 컵 안의 음료수 그리고 과장되게 부풀려 있는 거품들과 붉은 색 짙게 드리워진 립스틱 등은 인간의 욕망과 존재 그리고 색(色)과 공(空)의 사념 속으로 이끌어 들이게 하는 정교한 시각적 기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진동처럼 흔들려 보이고 중첩된 이미지의 반복 혹은 연장은 종이컵 안 음료의 색채가 지시하는 것처럼 보이는 현전의 욕망들이 미끄러지고 흐트러지게 되어 욕망이란 결코 충족되지 못하는 것일 수 밖에 없음을 드러내고자 하는 것처럼 보이며 동시에 이미지의 기표적 한계성마저 들춰내는 것처럼 느끼게 한다.
유용상의 작업에는 늘 음료가 담겨 있거나 비워져 있는 흔들리는 와인잔이나 종이컵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 흔들림의 이미지 속에서는 정지된 듯 정확한 초점에 물체를 향해 극대화된 이미지가 중첩되어 시점의 융합과 복합이 한 화면 속에서 이루어 진다. 결국 이때의 그 흔들림이라는 것은 시간의 궤적에 따른 실존적 의식의 흐름을 담아 낸 연장의 궤적이며 동시에 일순간만을 포착해내는 작가의 스스로의 행위에 대한 사색의 궤적이며 현대인들의 극도로 순간적이고 일회적인 사회적 행위들에 대한 성찰의 궤적일 것이다. 그러므로 컵에 담겨진 음료수 거품의 정교하게 묘사된 표피에 머물렀던 시선들을 흔들림 사이의 공간으로 가져가고 다시 되돌려 그곳에서 그의 작업 앞에 느린 걸음으로 서성이며 머물러 있어 본다면 그의 작업의 시각적 화려함 이면에 담겨진 이야기 마당에 들어가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과 존재 그리고 삶에 대한 작가의 생각들과 마주앉아 무언의 대화를 나눌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 이승훈
Vol.20090614d | 유용상展 / YOOYONGSANG / 劉龍相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