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The Wings

방희영展 / BANGHEEYOUNG / 方嬉瑛 / painting   2009_0522 ▶ 2009_0602

방희영_환영_캔버스에 유채, egg tempera_60.6×72.2_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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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김진혜 갤러리_Kim.jinhye Gallery 서울 종로구 인사동 149번지 2,3층 Tel. +82.2.725.6751 www.kimjinhyegallery.com

영원(永遠)을 추구하는 찰라(刹那) ● 작가 방희영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순간적 감상은 아스라이 날아가 버릴 것 같은 공간 안의 꽃과 이제는 흔치 않은 템페라의 약간은 낯설지만 매력적인 질감이다. 일반적인 꽃 그림이 보여주는 시선을 압도하는 화려한 아름다움이나 일순의 개화를 캠퍼스에 영원히 간직하려는 인간의 소유욕 같은 감성은 찾아 볼 수 없다. 작가의 그림을 천천히 바라보고 있노라면 아름답게 피어있는 꽃에서 예쁘다는 감상은 사라져버린다, 순간의 화려함 보다는 영원에 대한 안타까움, 미의 본질을 탐구해나가는 어느 순례자의 흔적 같은 느낌을 통해 꽃이 상징하는 미의 본질을 향하여 날아오르는 깊은 공간 안의 자아를 발견 하게 된다.

방희영_날개짓 Flying_캔버스에 유채, egg tempera_18×78cm_2009

꽃의 형상과 공간이 어우러진 그녀의 작업은 꽃을 화폭에 담아내는 재현 예술의 한 장르에 포함 되어질 수도 있지만 화려한 꽃의 이미지 자체를 탐닉하고 묘사하여 강제(强制)하려 하지 않는다. 캔버스의 공간 안에 살포시 내려 앉아 있는 꽃들은 작가로써 그녀가 그려오고 그려나갈 미의 본질이며 자연의 생명력 아니 자연 그 자체와의 교감의 대상이자 결정체이다. 다른 한 면으로는 작가로써 갈구하는 영원불변의 진리일 것이다. 인간 본연이 가지는 불완전성이 만들어내는 완전성에 대한 염원과도 같은 작품에 대한 작가의 열정은 끊임 없이 도전하고 연구하는 진실성을 통하여 단순한 외형적 이미지로써의 꽃이 아닌 영원성의 획득, 완전한 존재를 향한 접근 등의 신비감을 담아내는 내면적 아름다움을 그려낸다.

방희영_풀잎소리 Whispers of grass_캔버스에 유채, egg tempera_60.6×72.7cm_2009

이번 전시에서 새로이 선 보이는 작가 방희영의 작업은 그녀가 추구하는 미의 본질과 영원성에 한 걸음 더 다가선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은은하게 밑그림이 내비칠 정도의 투명 막을 씌우기 위하여 특별히 조합한 템페라 모제(tempera medium)을 이용한 투층 기법을 여러 번 반복하여 사라질듯한 투명감과 입체감이 화면전체를 아우를 수 있도록 만드는 일련의 과정은 많은 인고(忍苦)의 시간을 필요로 하는 자신과의 싸움이다. 이런 고통스러운 단계를 거치며 작업에 임하여 왔던 작가의 작품은 이번 전시에서 확장된 이미지의 변화를 보여준다, 작품 내면 속으로 수직적으로 성장한 화면 안의 공간은 신비로운 빛깔을 담아내는 도자기의 막과 같은 느낌에 표면의 마무리를 더하여 보다 깊이 있고 완벽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며 화면 안에 꽃과 그것이 상징하고 있는 영원성, 아름다움의 본질을 이전의 작업 보다 더 깊이 있고 근접한 시선으로 담아내고 있다. 가시적인 접근 방법에서의 현대 미술에 대한 반발성과 작품을 대함에 있어 한 치의 양보나 타협을 거부하는 작가의 작업에 대한 정직함이 만들어낸 장인적 도전과 '미(美)에 사무치는 공간'안 에서 그 본질을 향해 정진하는 구도자적 탐구가 꽃 그림이 가질 수 있는 탐미주의적 한계를 뛰어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방희영_날개_캔버스에 유채, egg tempera_60.6×72.2cm_2008

'날개 The Wings' 라 명명한 전시 제목은 새로이 전시 될 작품들 그리고 작가 자신의 여러 면 에서의 변화와 발전을 함축하고 있다. 공간을 부유하는 꽃들의 이미지는 직접적인 관찰이나 사진을 통하여 화면에 옮겨진 것이 아닌 작가에 의하여 다시 한번 읽혀지고 사고 (思考)되어진 결과물로써 화면 안에서 재구성 되며 이 과정은 템페라를 재해석하여 자기화 하는 기술적인 면과 미의 본질, 자연의 생명체로써의 대상과의 관계에 관한 자신의 관점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그려진 꽃의 형상은 화면 안에서 중첩된 색채가 만들어내는 공간 안에 재배치되어 입체 사진과 같은 환영(幻影)을 만들어내며 더욱 과감하여진 색채와 움직임의 표현에 의하여 공간 안에서 보이지 않는 미의 본질을 향하여 부유하는 '날개 The Wings'의 이미지를 보여준다. '날개 The Wings'는 부유하는 꽃들의 움직임을 나타내면서 또한 작품 자체를 표현하기도 한다. 시공을 초월한 영원성, 불변의 가치로써의 미의 본질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을 깨닫게 하고 그 절대적 가치에 다가 갈 수 있도록 하게 하는 차원을 뛰어넘는 새로운 공간으로 이끄는 에너지이자 매개체로 작가의 작업을 공간을 향해 비상하는 날개의 이미지로 상징화 하였다.

방희영_生命 Life_캔버스에 유채, egg tempera_72.7×91cm_2009
방희영_深淵 Abyss_캔버스에 유채, egg tempera_72.7×91cm_2009

'오랫동안 다뤄 왔던 템페라 기법이 요즘 들어 각별히 친밀하게 손에 붙어, 내가 원하는 대로 표현하고자 하는데 무리 없는 나만의 기법이 되었다.'라는 작가 스스로의 말처럼 유화기법이 발명 되기 이전까지 서양 미술 세계를 지배하였던 템페라만의 매력과 독특한 개성을 현대에 맞게, 자신만의 양식을 만들어내는 하나의 단계를 넘어선 완성된 작품을 선보인다. 깊이를 더해가는 기법적 완성도와 캔버스 위의 표현된 공간과 꽃들의 조화(調和)와 입체감이 보이는 꽃과 보이지 않는 날개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담아내는 화면이 일치 되는 순간이 연출하는 찰나(刹那)의 영원성을 만들어 내고 있다. ■ 정호균

Vol.20090522h | 방희영展 / BANGHEEYOUNG / 方嬉瑛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