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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공동기획_cafe de AMAPOLA_Arttrack42
관람시간 / 07:00am~11:00pm
카페 아마폴라_cafe de AMAPOLA 서울 서초구 방배동 812-25번지 1층 Tel. +82.2.4141.330 www.amapoladeli.com
CONCEPTUAL FRAMEWORK 2009 ● 나의 작품 속에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진행시킨 화두는 관계(Relationship)이다. 세계와 대상들은 서로와의 "관계맺음"을 통해 존재할 뿐 아니라 그와 동시에 상호작용에 의한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하여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관계의 구조를 표현하기 위해 97년부터 퍼즐이라는 소재를 선택해 왔다. 퍼즐은 개체와 집합이 함께 어우러진 관계구조를 띄고 있으며 결합과 해체라는 개념을 유도하는데, 이러한 상대적 원리는 단순한 놀이의 개념을 넘어서 예술 표현의 방법으로의 수용가능성을 찾을 수 있는 요인이 된다. 회화의 기본 요소인 점, 선, 면처럼 화면 내에서 보여지는 점과 퍼즐은 나의 작업에서 보여지는 가장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요소가 된다. 이들은 해체되어 개별적이고 개성적인, '차이'를 가진 요소로서 존재하지만, 마치 세포와 같이 유기적으로 커다란 덩어리를 이루면서 관계를 형성하고 사람의 망막을 통과해 하나의 이미지로 인식되기에 이른다.
영국의 시인이자 평론가인 Samuel Coleridge는 작품의 형식을 유기적 형식(organic form)과 기계적 형식(mechanical form)으로 구분하였다. 기계적 형식이 외재적인 것으로서 이미 존재하는 모형으로부터 생겨나는 것을 말한다면, 유기적 형식은 내적인 것이 발전하면서 내부로부터 스스로 형상화하며, 그 발전의 완성은 외부 형식의 완전함과 동일한 것이므로 생래적(生來的)이라고 하였다. 작품 안에서는 모든 존재대상을 유기체적으로 파악하여 퍼즐조각들이 가지는 차이와 그것들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특징, 즉 유사성으로 인해 하나의 덩어리로 보여 지는 유기체를 범주화하여 전체를 구성하게 된다. 퍼즐의 형상성을 작품에 개입시켜 사물과 회화의 상호적 인지관계를 한층 깊이 있게 제시하며 나아가 퍼즐이 갖고 있는 인식의 한계를 작품의 화제(畵題)인 관계성, 그리고 관계를 이루고 있는 세계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고자 한다. 주제의 효과적 표현을 위해 퍼즐을 그려나간다는 방법론의 다양한 변신을 통해 화면의 이미지를 똑같은 소재를 통해서도 다양한 방법과 모습으로 작품을 표현해 낸다.
drawing puzzle로 제작되는 최근 작품의 소주제는 "Re-creation" 이다. 'recreation'의 새롭게 하다, 회복하다 혹은 여가, 유희 등의 사전적 의미 보다는 "다시-생산하다" 즉, 재현의 의미를 담은 "재창조"를 주제로 하여 퍼즐이 작은 점의 단위가 되어 이미지를 이루게 된다. 너무 흔해서 우리의 관심의 대상조차 되지 못했던 것을 작품으로 대면하게 되면 의아해 하지만 곧 관념적 대상에서 의문의 대상으로 전환되어 세심한 관찰을 요하게 된다. 이러한 문제제기는 실제 사물에 대해서 새로운 인식을 하게 되는 기회가 되고 사물은 원래 있어야 할 곳에서 해방되어 독립된 개념의 사물로 옮겨지게 된다. 그럼으로써 존재하는 침묵의 조각들은 아이덴티티(identity)를 부여받게 된다.
또한 인쇄물이나 여러 매체(컴퓨터나 영상기기등)를 통해서 보여 지는 것과 흡사한 픽셀의 단위로 환원되어 나타나는 퍼즐 개체의 응용은 마치 추상표현주의자들이 올오버(all-over) 화면구도를 사용한 것과 동등한 의미를 가진다. 그것은 경질된 망점의 구조 내부에서 속이 텅 비고 비주관적인 이미지로 변모되어 감정이입을 거부하게 된다. 동적이고 생생한 대상들은 기계적이며 무감각한 듯한 이미지로 변질되어 보여 진다. 우리에게 제공되었던 변질된 이미지는 또다시 작업과정을 거쳐 기계가 아닌 손의 개입으로 점점 원래의 그림과는 희미한 관련성만을 보여줄 뿐이며 회화의 상상력을 갱신시키는 중계역할을 하는 수단이 된다.
표현상의 문제에서 수작업을 거쳐 이미지의 평면성을 추구하는 것은 카메라나 인쇄매체가 인식하지 못하는 어떤 것을 인간의 감성으로 포착 또는 제거하여 시각의 우위성을 회복하고 증발된 아우라를 재해석하여 보여준다. 기계문명시대의 비인간화와 상투성, 그리고 반복 등 현대문명 속의 복제적 특성과는 달리 작품 속의 반복은 제작상의 노동력에도 불구하고 주제의 강조를 위한 행위인 것이다. 작품 속에서 나타나는 퍼즐의 형에서 오는 반복과 차이는 개체들이 가지는 유사성(similarity)로 작품 속에서 융화하고 화합하며 "관계_Relations"를 이루어 내는 것이다.
퍼즐로 분해되고 흩어진 이미지는 시각작용에 의해 재조합되어 관자의 인식 속에서 자리 잡아 새로운 이미지로 형성되고, 작품 표면에서의 확산은 추상적 요소로서의 방향성을 제시하며 화면에 그려진 대상과 무관하게 화면 그 자체에서 새로운 조형질서를 창출하게 된다. ■ 손원영
Vol.20090512f | 손원영展 / SONWONYOUNG / 孫元映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