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UST ME

이중근展 / LEEJOONGKEUN / 李仲根 / painting.photogarphy   2008_1016 ▶ 2008_1115

이중근_IN GOD WE TRUST? (두번째 문)_컴퓨터 그래픽, 람다 프린트_150×127×6cm_2008_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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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08_1016_목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갤러리 아트링크 GALLERY ARTLINK 서울 종로구 율곡로3길 66-17(안국동 17-6번지) Tel. +82.(0)2.738.0738 www.artlink.co.kr

사진이미지를 이용한 디지털 패턴작업과 그것들이 확산되는 방식의 공간설치 작업으로 현대미술의 경계점에서 유연한 예술의 형태를 추구해온 이중근의 국내 개인전이 3년여 만에 갤러리 아트링크의 초대로 10월16일부터 11월15일까지 개최된다. "TRUST ME" 라는 타이틀의 이번 개인전은 현대사회에서 다양하게 발견할 수 있는 「믿음, 신화, 몰입」등을 주제로 동시대 인간의 경험과 사회문화적 현상을 반영한 작품들로 이루어진다. 작가 특유의 반전과 역설, 유머가 교차하는 디지털화된 사진작업들이 주를 이루며 라이트판넬 조명작품과 드로잉 작품까지 총 15점의 평면작품들이 전시된다. 특히, 그의 대표 작품 중 「위장 Camouflage 2003」,「트로피! Trophy! 2004」,「달콤한 혀 Sweet Tongue 2004」,「나 잡아봐라 Catch Me If You Can 2008」 로 이어지는 시지각의 이중적 오버랩을 느끼게 하는 요소들은 최근 파리에서 거주하며 제작한 신작 시리즈 「In God We Trust?」에서 한층 변화된 면을 보여주며 이번 개인전에서 처음으로 선보인다. ● 이중근의 작품을 감상하는 중요 포인트에는 시각적 특성 너머에 존재하고 있는 유희적 수수께끼 같은 내용과 제목, 그것의 상징적 의미를 찾아내는 것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 개인전의 출품작들을 통해 작가는 현대 사회를 살면서"TRUST ME" 라고 얘기를 하거나 듣게 되는 상황과 경험들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 그것들은 대부분 사적이거나 공적인 사람끼리의 관계에서 벌어지는 것이겠지만, 복잡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겐 다양한 심리적, 정신적 관계에서 생겨난 실체 없는 대상과의 맹목적인 믿음이 포함되기도 한다. 패턴, 반복, 화려한 컬러로 대변 될 수 있는 그의 기존 작업들과 비교했을 때 작가가 이번 신작에서 두드러지게 보여주는 변화는 작품의 전체 형상을 이루는 시각적 스타일과 함께 개체화된 패턴과 컬러의 은닉성에 주목을 하였다.

이중근_IN GOD WE TRUST? (3개의 문)_컴퓨터 그래픽, 람다 프린트_73×150×6cm_2008
이중근_IN GOD WE TRUST? (새번째 문)_컴퓨터 그래픽, 람다 프린트_150×110×6cm_2008

먼저 이번 개인전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신작시리즈「In God We Trust?」에 대해 설명하자면, 작품의 전체적인 이미지는 중세 유럽의 고풍스러운 종교 건물을 촬영한 건축사진을 접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러나 신작의 타이틀이 종교적 상징이기보다는 미국 달러 지폐에 새겨져 있는 In God We Trust라는 문구에 물음표를 추가하여 작가가 인용했다는 점에서, 현대 자본사회 속에서 교묘히 존재하는 절대적 믿음에 대한 의문을 상징하는 은유적인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 작품의 시각적 소재로 차용한 것은 중세 유럽 고딕양식의 절대적 권위의 상징으로 대표되는 노트르담(Notre-Dame) 대성당 입구에 있는 3개의 문이다. 이 작업을 위해 작가는 여러 위치와 각도에서 수많은 사진을 다양하게 촬영한 후, 포토샵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집적시켜 쌓아올려 현존하지만 가상의 신전과도 같은 건축적 이미지를 만들었다. ● 실재 건물 입구를 장식하며 종교적 몰입을 유도하는 수많은 인물 조각상들이 구성하고 있는 이미지는 불교의 사천왕상과 만다라를 연상시키기도 하며, 작가에게는 한편으로 시대의 변화와 흐름에 의해 벽면에 은닉하듯 숨어 굳어 있는 신화의 이미지로 다가왔다. 총 500명 정도가 등장하는 종교적 상징을 담은 이야기와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인물들을 표현한 신성한 이미지는 작가의 유머러스한 방식에 의해 한없이 와해되고 만다. 모두가 각기 다른 상징과 동작을 지닌 인물상들을 위해 작가는 2천회 이상의 표정연기와 사진촬영을 거쳐 선별한 다양한 자아의 이미지를 개입시켜, 박제된 신화를 끌어내어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의 현장처럼 연출하고 있다. 디지털 콜라쥬 방식으로 표현된 모두가 다른 인물들은 결국, 우리 사회의 모습이면서 동시에 작가의 내면에 존재하는 수많은 군상들의 모습들이기도 한 것이다. 이것은 끊임없이 복제되고 증식되어 새로운 형상을 만들어 내고 그것이 다시 확산되는 작가의 기존 작업 스타일에서 더 나아가 새로운 맥락을 발견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중근_CATCH ME IF YOU CAN-나 잡아봐라_컴퓨터 그래픽, 람다 프린트_지름120×6cm_2008
이중근_Ear Flower(오감화五感花 시리즈5점 中)_컴퓨터 그래픽, 람다 프린트_90×90×6cm_2008

마치 돈이 우리들을 향해 조롱하듯 말하는 것처럼 들리는 제목의 작품 「나 잡아봐라 Catch Me If You Can 2008」에서는 자본이라는 물신에 대한 욕망적 믿음을 표현하고 있으며, 자본의 상징인 돈에 의해 다람쥐 쳇바퀴의 시스템 속을 끊임없이 쫒아가는 우리들의 자화상을 냉소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 오감을 상징하는 작가 자신의 신체부위를 클로즈업해서 촬영한 사진이미지를 꽃의 형상으로 재구성한 5점의 시리즈 작업 「오감화 五感花 2008」에서는 시각적 고정관념에 길들여진 우리들의 착각적 믿음을 경쾌하면서도 도발적으로 깨뜨리는 작품이다. ● 한편 「너는 나의 천사! You Are My Angel! 2008」,「홈 스위트 홈 Home Sweet Home 2008」에서는 작가 개인의 가족사를 소재로 가족에 대한 사랑의 믿음을 담고 있는 시리즈 작업으로 작가의 또 다른 내면적 따뜻함이 담겨 있으며, 지나가버린 일상의 추억들을 모두가 공유하며 떠올리게끔 하는 감성적 느낌의 작품들이다.

이중근_HOME SWEET HOME-홈 스위트 홈_컴퓨터 그래픽, 람다 프린트_120×150×6cm_2008
이중근_YOU ARE MY ANGEL!(너는 나의 천사!)_컴퓨터 그래픽, 람다 프린트_지름120cm×6cm_2008

이처럼 디지털을 이용한 옵티컬한 형식의 그의 작품들은 관람자로 하여금 시각적 몰입과 함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상황과 감정 속에 몰입되게 하면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동시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간의 경험과 사회문화적 현상을 반영하고 있다. ● 마지막으로 아직 전시에서 제대로 소개된 적이 없었으나, 그의 현재 작업에 모티브가 되는 초기 드로잉 작품 「멋진 신세계 Brave New World 2002」와 「컬렉션 Collection 2002」이 함께 전시된다. ● 사진이미지와 디지털기법을 이용한 패턴 작업으로 대표되는 그의 작업과 함께, 손으로 직접 그린 아날로그적 복제 개념을 지니고 있는 드로잉 작품을 통해 현재의 작업과 앞으로 진행되어질 그의 작업에 대한 변화와 연계성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 갤러리 아트링크

Vol.20081016g | 이중근展 / LEEJOONGKEUN / 李仲根 / painting.photogarphy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