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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우 인스타그램[email protected]_artist
초대일시 / 2008_0924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30am~06:30pm
갤러리 아카 서울 GALLERY AKA SEOUL 서울 종로구 낙원동 283-38번지 Tel. +82.(0)2.739.4311
장은우의 종이 그림 - 신 인류 감성으로 칠한 도시의 질감 ● 현대 문명의 백화점은 도시다. 그래서 도시는 여러 가지 얼굴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 얼굴에는 인간의 다양한 욕망이 빚어낸 표정이 있다. 이런 점에서 도시는 가장 인간적인 모습인 것이다.● 현대적 의미의 도시 모양새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은 18세기 중반쯤 이다. 자연 속에 숨겨져 있던 거대한 힘(에너지)을 발견하고, 그것을 쓸 수 있는 기술로 개발하면서부터 공업이 인간사의 중심이 되었다. 이것을 역사에서는 '산업 혁명'이라고 부른다. 땅을 일구며 여기 저기 흩어져 살아 왔던 사람들은 공장이 들어선 곳을 중심으로 모여 들었고, 여기서 도시가 태어나게 된 것이다. 살아온 환경과 조건, 방식 그리고 가치관이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생긴 도시는 탄생부터 다양한 얼굴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다양성은 예술가에게 많은 영감을 주는 바다 같은 존재가 되었다. 인상주의 화가들은 순간순간 변해가는 도시의 다양한 표정을 빛으로 해석했고, 이탈리아 미래주의 예술가들은 도시의 역동적인 모습에서 운동의 원리를 찾으려 했다. 그런가 하면 페르낭 레제 같은 화가는 도시를 이루는 기계적이고 구조적인 모습에서 새로운 아름다움을 뽑아내기도 했다. ● 또한 찰리 채플린은 기계화된 도시의 구조에서 부속품 혹은 일회용품으로 변해버린 인간의 모습을 특유의 페이소스로 풀어냈으며, 미국의 음악가 조지 거쉬인은 다양한 도시의 얼굴을 경이롭게 묘사하기도 했다.
이러한 도시의 매력은 지금도 예술가들을 자극하고 있다. 그 자극에 반응하고 있는 많은 미술가 중에 장은우도 속한다. 그에게 있어 도시는 비인간적이고 낯선 공간이 아니다. 친숙한 풍경이며 마음 놓이는 안전한 공간이다. 심지어 인간적 교류가 차단된 콘크리트 상자 속에서도 자신 만이 가질 수 있는 절대 자유를 즐길 줄 아는 신인류의 감성을 지닌 작가다. ● 그의 작업은 이처럼 진솔한 자신의 감성을 담아내려는데서 출발한다. 확실한 근거를 갖고 있는 작업이기 때문에 진지하다. 그 나이 때 빠지기 쉬운 시류 편승에 눈 돌리지 않고 자신이 느끼고 경험한 세계를 자신의 목소리로 말하려고 하는 태도가 대견하다. 이러한 작가적 태도가 저력을 만드는 밑거름이다. 그래서 인지 그의 작업은 나이답지 않게 육중한 무게를 지니고 있다. 한지를 여러 겹 바르고 먹으로 다져서 화면의 바탕을 만들기 때문일 것이다. 이처럼 두꺼운 느낌의 질감을 통해 그가 얘기하고 있는 것은 도시의 속성이다. 자신을 성장시킨 도시의 다양한 모습을 미사여구 섞지 않고 진솔하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아파트의 수평 수직 구조, 아스팔트의 무채색, 콘크리트 빌딩, 편의점의 차가운 조명, 그 속에 정렬된 다양한 모양과 색깔의 물건들, 고가도로의 따뜻한 가로등, 질주하는 차량의 움직이는 불빛, 잘 정돈된 도심 공원의 가지런한 숲, 카페의 은은한 조명 등, 이러한 도시의 표정을 바라보면서 장은우는 작가적 감성을 숙성시켜온 것이다. 도시적 감성인 것이다.
아파트의 반복되는 형태에서 도시적 일상의 규칙성을 발견했고, 자신의 작품에서 화면의 기본을 떠받치는 구성으로 탄탄하게 다져놓았다. 아스팔트의 무표정한 색채에서는 도시 생활의 권태롭고 나른하지만 안전한 일상의 정서를 배웠던 것이다. 그의 화면이 무채색에 가까운 단색조를 유지하는 것은 이러한 도시적 일상성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다. ● 또한 콘크리트 빌딩의 육중한 무게감에서 세월의 두께가 우리에게 익숙한 도시의 정서를 일깨운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이것을 깊이있는 화면 질감으로 담아낸 것이다. 편의점이나 백화점에 진열된 상품을 보면서 도시를 이루는 다양한 요소가 일정한 틀 속에서 조화롭게 정돈되고 깔끔한 아름다움까지 연출한다는 것을 느꼈다. 이러한 감성은 그의 화면 속에 조금씩 다른 모양과 크기로 잘게 쪼개어 연결해 붙인 화선지로 나타나고 있다. 도시의 밤 풍경을 풍요롭게 해주는 조명을 보면서 젊은 세대 만이 느낄 수 있는 도시적 감상성을 찾아냈고, 이는 화면 속에서 언뜻 언뜻 보이는 옅은 색채로 나타나 일종의 쉼표같은 역할을 하면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작가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려는 것은 현대 문명의 풍경화다. 이것이 가능한 목표치 안에 들어올 수 있는 것은 현대 문명의 집결체가 도시이며, 그 속에서 감성을 키운 작가의 진솔한 자기 고백이 바탕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여기에 풍경의 의미를 새롭게 붙이고 있다는 점이 또한 흥미롭다. 작가가 해석해내는 풍경은 단순히 보이는 세계를 재현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살아온 세월의 모습을 도시의 다양한 표정으로 번안하고 ,그것을 시간이 쌓여온 것처럼 겹겹이 붙여서 두터운 질감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장은우는 아직은 진행형의 작가다. 젊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작가로써 가장 중요한 자신의 이야기를 자신 만이 할 수 있는 말투로 전달하려고 노력한다는 점이다. 그것도 우리 현대 미술계가 놓치고 있는 서정성을 바탕에 깔고서. ■ 전준엽
Vol.20080924d | 장은우展 / CHANGEUNWOO / 張銀友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