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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1205_수요일_06:00pm
김진혜 갤러리 서울 종로구 인사동 149번지 2,3층 Tel. 02_725_6751 www.kimjinhyegallery.com
이형욱의 작업에는 도시인들에게 낯익은 사물들이 등장한다. 시내버스, 지하철역, 병원, 공사 차량, 고궁 등 그가 살고 있는 서울시에서 접하는 일상의 풍경들이다. 사진 이미지를 재료로 하여 만든 정교한 입체 작품들을 얼핏 보면 마치 소인국 서울 시내를 방문한 걸리버가 된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실제와 흡사하지만, 이내 어렵지 않게 왜곡된 형태를 발견할 수 있다. 작품 「버스중앙차선」은 서울 시내를 달리는 녹색 간선 버스의 몸체 중앙에 단지 두 개의 바퀴만을 달아 불안한 느낌을 준다. 「성모병원」은 병원 건물을 십자가 형태로 재구성한 작품으로서 우리가 흔히 부르는 병원의 이름과 연상된 내용을 시각적으로 환기시킨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길들여진 시각이 방해받았을 때 당황과 의문을 느끼게 된다. 마치 데칼코마니를 한 것처럼, 거울에 좌우가 대칭되듯이 붙어버린 「포크레인」은 복지부동한 상태로 자신의 힘을 겨루고 있다. 이렇게 함으로서 작가는 '포크레인'이라는 흔한 공사차량에 관한 우리의 무감각해진 시각적 기억을 건드리고 포크레인의 기능적 상실을 인식하게끔 한다. 우리에게 가장 가깝고 흔한 사물들의 사실적인 표현에 집중하면서도 동시에 익숙한 지점을 '낯설게 하는' 일련의 작업들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일까. ● 실제 이미지에 토대를 둔 연출을 통해 작가는 이미지 자체에 대한 재현이 아닌 감춰진 시각에 대한 접근을 유도하고자 한다. 운전석이 두 개 붙어서 서로 양방향로 나아가려고 하는 컨테이너 트럭 「Double Play」은 하나의 몸통에서 반대 방향을 바라보는 두 개의 머리를 가진 형태를 취하고 있다. 현대를 살아가는데 있어서 인간이 숨기고 살아가는 것들, 앞과 뒤가 다른 양면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하다. 명분이 있건 없건 간에 양면이 결국에는 하나라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다른 작업들에서도 감춰진 시각에 대한 접근이 유도되는 지점, 즉 "익숙함 속의 낯설음"이 발견되는 그 부분을 실마리로 하여 그의 메시지를 상상하거나 공감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익숙함"과 "낯설음"이 융합되어 자연스레 공존하도록 하기 위해서, 작가는 사진촬영-그래픽작업-입체 수작업의 작업과정을 거치게 된다. 사진을 찍는 것은 우리를 둘러싼 익숙한 환경을 인식함과 동시에 상상력을 동원하게 되는 최초의 행위라 할 수 있다. 찍혀진 사진이미지는 컴퓨터 그래픽 프로그램을 통해 정교하게 변형된다. 작업의 묘미라고 할 수 있는 디지털 조작은 머리에 떠오른 아이디어를 시지각의 현실로 변환하는데 혁혁한 도움을 주고 있다. 바라보고 느끼는 사물들을 임의로 변형시킬 수 있다는 것은 작업 과정 중 상상의 유희를 극한으로 이끌어준다. 그래픽을 통해 만들어진 가상의 이미지를 "디지털 아날로그 컨버팅"과정을 통해 전개도로 출력, 실제의 입체물로 제작한다. 모니터 안에 존재하는 가상의 오브제가 실제 공간에서 만져지고 느껴지는 현실의 물체로 튀어나옴으로서 우리는 실존적 시각 경험을 하게 되며, 존재하지 않는 사물을 사실적 대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처럼 상상을 통해 만들어진 사물을 실제 사실로 존재하도록 재현하는 과정은 감상자로 하여금 일상의 환기와 동시에 아울러 '본다'라는 의미에 대해서도 조금 더 적극적으로 생각하게끔 한다. ■ 김미로
Vol.20071205d | 이형욱 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