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위한 서시

이종송 회화展   2007_1102 ▶ 2007_1130 / 월요일 휴관

이종송_Myth-Ancient Future_흙벽화기법에 천연안료_34×91cm_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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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1103_토요일_05:00pm

가을에 만나는 중견작가 4인초대展

갤러리 빛뜰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226-5번지 2층 Tel. 031_714_3707 www.bdgallery.co.kr

꽃이다. 벚꽃이다. 함박눈이라도 내렸는가? 새하얗다. 아니다. 하얗듯 붉다. 그리고 붉은 듯 하얗다. 꽃은 지금, 절정이다. 벚나무 가지를 흔들면 꿈결처럼 꽃비가 내릴 것 같다. 소나무다. 마치 영혼이 깃든 것처럼 숨결이 느껴진다. 정자도 보인다. 저 곳에 오르면 영혼마저 자유로울 것 같다. 물고기다. 아니다. 고래다. 동해 바다의 고래가 산에서 논다. 사슴이다. 용이다. 호랑이다. 그리고 사람이다.

이종송_Myth-Ancient Future_흙벽화기법에 천연안료_37×91cm_2007
이종송_Myth-바람난 봄날_흙벽화기법에 천연안료_61×73cm_2007

이종송은 자연으로 자연을 그렸다. 그는 우리나라 곳곳을 다니며 좋은 흙을 구해 그 흙으로 직접 물감을 만들어 자연을 그렸다. 그러나 이제 그는 자연을 그리지만 자연을 그리지 않는다. 그는 자연으로 우리들의 잃어버린 꿈을 그린다. 「오래된 미래」연작은 「움직이는 산」이후, 구체적으로는 2006년부터 선보이기 시작한 작품이다. 이번 작품에서 볼 수 있듯이 그는 우리의 전통 담장이나 암각화에 새겨진 자연 이미지를 수용하여 표정이 좀 더 풍부하고 시적인, 혹은 신화적인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다. 그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장자의 호접몽이 떠오르고, 도잠의 무릉도원을 보는 듯하다.

이종송_Myth-Ancient Future_흙벽화기법에 천연안료_122×122cm_2007
이종송_Myth-Ancient Future_흙벽화기법에 천연안료_46×118cm_2007

그의 그림에는 반구대 암각화에서 본 듯한 새와 사슴과 고래와 사람과 호랑이가 등장한다. 사슴은 산을 놀이터삼아 자유롭게 뛰어놀고, 사람은 손에 손을 잡고 춤추고, 심지어는 고래도 바다를 유영하듯 산에서 헤엄치고 있다. 마치 물과 땅과 하늘의 동물들이 화엄의 산에 한바탕 축제를 벌이는 것 같다. 그뿐이 아니다. 소나무와 구름과 폭포도 발견할 수 있다. 소나무는 시적이고, 구름은 손에 잡힐 듯 낮게 난다. 그리고 폭포는 음악소리를 내며 리듬을 타고 떨어진다. 생물과 무생물의 모여, 다시 말하면 온갖 자연이 자연 속에서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있다. 내가 너이고 네가 나인, 하나가 전체이고 전체가 하나인 화엄의 세계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이종송_Myth-Ancient Future_흙벽화기법에 천연안료_66×91cm_2007
이종송_Myth-Ancient Future_흙벽화기법에 천연안료_66×91cm_2007

이종송은 이렇듯 화엄의 상상력으로 실재하지 않지만 그래서 우리 모두가 꿈꾸는 신화의 세계를 창조하고 있다. 이종송은 그림을 통해 자연이 나무를 살게 하고, 고래를 춤추게 하고, 새를 날게 하고, 물이 음악소리를 내게 하고, 마침내는 사람을 살게 한다는 사실을 조용히 웅변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자연을 보는 새로운 시선과 조응하고 있다. 우리는 그의 그림을 통해 잠시 잊고 있었던 조화와 원융의 꿈을, 문득 발견하게 된다. ■ 유명종

Vol.20071106c | 이종송 회화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