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070530a | 이한수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_2007_0808_수요일_05:00pm
가나아트 스페이스 2, 3층 서울 종로구 관훈동 119번지 Tel. 02_734_1333 www.ganaart.com
이한수는 2001년 독일 유학에서 돌아온 후 가졌던 『천왕성에서 온 일기예보』라는 범상치 않은 제목의 첫번째 개인展에서부터 시작해 SF적 감수성에 디지털 테크놀로지와 아날로그적 수공이 결합된, 마치 공상과학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영상 설치 작업으로 주목 받아 왔다.
이한수가 지금까지 발표했던 작품들을 관통하고 있는 공통적인 테마는 혼성, 잡종, 짬뽕, 이종교배 등을 뜻하는 '하이브리드(hybrid)'다. 하이브리드는 흔히 퓨젼, 크로스오버 등의 용어와 함께 동시대 문화의 특성들을 이야기할 때 흔히 쓰는 말이다. 이것은 20세기 후반 이후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급속한 발전과 전지구적 자본주의화가 맞물려 돌아가면서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 전통과 첨단, 고급과 저급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뒤섞여 버리는 문화적 현상으로 순수 예술, 대중 문화, 생활 문화를 가리지 않고 곳곳에서 출현하고 있다.
그런데 하이브리드라는 용어는 기계 공학이나 유전 공학에서 쓰일 때 갖는 긍적적인 뉘앙스와는 다르게 문화적으로 사용되었을 경우에는 긍적적인 측면 외에도 뭔가 불안하고 혼란스러운 감정을 유발하는 심리적 기제로 작동하기도 한다. 이한수의 작품에서도 표면적으로 볼 때는 블랙라이트 속에서 화려하게 형광색을 발하는 다양한 형태의 종교적 조형물들이 사이키델릭하고 팬시한 느낌을 주지만, 이면의 심층적 의미를 되짚으며 찬찬히 들여다보게 되면 '낯익으면서도 왠지 낯선' 섬뜩함이 엄습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것은 서로 이질적인 문화와 문화가 만나 탄생한 새로운 형태의 문화는 확실성과 안정성을 추구하는 인간의 보편적 습성을 유린하면서 모호함과 불안함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이한수에게도 역시 자신의 몸 속 깊숙이 체득되어 있던 동양 문화와 독일 유학을 통해 경험한 서양 문화의 정서적 충돌, 지난 세기말의 혼란스러웠던 문화적 환경들이 자신의 문화적 정체성과 작업의 방향을 성찰하게 하는 자극제가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동양과 서양의 문화, 그 중에서도 쉽게 범접할 수 없는 신성한 영역으로 간주되어 온 종교를 테마로 종교를 상징하는 도상들을 한데 뒤섞거나, UFO와 외계인이라는 알 수 없는 초월적 존재를 끌어들여 확실한 좌표를 잃고 표류하는 동시대 문화의 자화상을 그려내 보였던 것이다. 이한수는 자신의 하이브리드 작품을 통해 인류의 역사를 통해 문화는 고정되고 닫힌 실체가 아니라 서로 교류하면서 영향을 주고 받으며 변형되면서 발전해 온 것이 사실이지만, 지금처럼 급속하고도 전면적으로 진행되는 문화적 혼성의 카오스 상황이 과연 창조적인 문화의 생산을 위한 원동력으로 발현될 수 있을지에 대해 자문하고 있다. ■ 윤준
Vol.20070808a | 이한수展 / LEEHANSU / 李漢洙 / mixed media.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