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rilliant light 찬란한 빛

송필展 / SONGFEEL / 松泌 / sculpture.installation   2007_0714 ▶ 2007_0805

송필_Hollywood_혼합재료_300×800×370cm_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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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필 홈페이지_songfeel.co.kr

초대일시 / 2007_0714_토요일_05:00pm

중국 베이징 따산즈 798제로 갤러리 북경 따산즈 798 예술특구內 Tel. 86_010_8456_5808 / 010_8456_5809

본 전시는 한국조각가인 '송필'의 베이징에서의 첫 번쨰 개인전입니다. 한국에서는 이미 세 번의 개인전과, 주요 미술관에서의 수많은 그룹전을 통해 널리 알려져 있는 작가입니다. 2006년 8월부터 2007년 7월 현재까지 베이징 환티에 예술성, 경희대학교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으며, 자본주의와 권력, 구조, 시스템을 비판하는 작업을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의 부제는'찬란한 빛'입니다. 주로 대형 조각과 설치물등 10점 내외를 선보일 계획입니다. 베이징에서의 7월 전시를 필두로 11월 한국 갤러리 세줄, 2008년 1월 상해 미술관의 전시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전 전시는 중국 제로 갤러리의 적극적인 후원과 중국 미술계, 의 지대한 관심속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송필_Empire state building_합성수지, 그래피티_80×123×371cm_2007

본 전시는 2003년 '박제된 시선' 이란 제목의 날것과 같은 가죽과 인물상을 대입시켜 한국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송 필 작가의 베이징 전시다. 이전부터 작가는 자본주의 와 권력, 구조 아래에서 필연적으로 소외된 다른 면들에 대한 애정으로 작업을 해왔다. 그래서 차가워 보이는 벗겨진 가죽 아래에는 버티고 살아내려는 인간의 강한 의지와 애정이 듬뿍 묻어나 있었다. ● 이번 전시에 소개될 그의 작품은 그 후 거처를 베이징으로 옮긴 일 여 년간의 작품으로 외부에는 거의 공개되지 않은 신작들이다. 이번 전시에서도 그의 관심사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대신 그의 작품에서는 인간에 대한 시선이 좀 더 구체적으로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구조물, 건축물, 상징물들로 대체되어 있다.

송필_Brilliant light_합성수지, 그래피티_400×400×350cm_2007
송필_Brilliant light_합성수지, 그래피티_400×400×350cm_2007

이는 작가가 겪는 시대적인 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요즈음처럼 급 변 적이고, 동적인 시대 속에서 가속화되는 자본주의와, 강대국의 패권주의, 그리고 그 속에서 고민하는 작가의 모습을 설명하기에 작가는 아마도 더욱 정직하고 직설적인 형식이 필요했으리라. 베이징의 지도 위에 높은 탑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고민하는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과 같은 형상은 결국 이런 작가의 모습이자 급변하는 중국이라는 거대한 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민하는 모습이다. 이쯤 되면, 왜 전시의 제목이 '찬란한 빛'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찬란한 빛은 그의 전시작들을 대조해서 볼 때 지극히 역설적이다. 그는 찬란한 빛의 현재 진행형이 아니라 결국 찬란했다 라는 말을 하고 싶어한다. 한순간 빛나고 찬란했지만 지금은 아이러니하게도 그만큼 더 많은 그늘을 만든 것에 대해서 , 그 모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그의 작업에 있어서 찬란했던 자본주의의 상징은 검은 그림자와 같은 어두운 망토로, 찌그러져서 원래의 목적인 길을 알려주는 것에서 벗어나 갈 길을 몰라 방황하도록 하는 등대로, 자국에선 역사와 자랑이지만 수많은 자본주의의 논리가 투입된 건축물들로 나타난다.

송필_Beacon_합성수지, 그래피티_140×70×90cm_2007
송필_Thinking man_합성수지, 그래피티_105×148×135cm_2007

이번 전시작들중 단연 도드라져 보이는 것은 '헐리우드'이다. 이 작품은 헐리우드의 간판아래 수많은 검은 종이 비행기가 마치 날파리처럼 날아들어와서 부딪혀 떨어지는 과정을 조형적으로 보여준다. 종이비행기의 구겨짐은 한없이 나약하고 약한 인간 군상이기도 하고 강대국과 자본의 논리에 그대로 휘둘리는 약소국의 모습이기도 하다. 헐리우드는 이와 같은 자본의 논리를 가장 극적으로 드러낸다. 익히 알고 있듯이 수많은 헐리우드판 영화들은 이미 우리의 눈을 너무나 쉽게, 약하게, 익숙하게 만들어져 버리지 않았던가. 이렇게 알게 모르게 자본주의의 논리에 잠식당하는 것들은 일종의 자의식의 죽음이다. 그래서 종이비행기는 나약한 죽음이기도 하다. ● 그의 작품을 전체적으로 관통하는 개념이 위와 같다면 다른 하나는 구겨짐의 양식이다. 그의 작품은 몇 몇 을 제외하고는 구겨짐이란 양식이 공통적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에게 있어 구겨짐은 아무것도 아닌, 버려지는, 쓸모없는 이라는 의미를 내포한다. 즉, 중요하거나 소중하던 것들도 자본주의 논리 아래에서는 결국 아무렇지 않게 구겨서 버릴 수 있는 종이조각 인 것이다. 그의 작품 안에서 개념과 형식은 이렇게 긴밀하게 서로 작동 하고 있다. ● 이 외에도 영화 포스터에 빗대어 영웅 논리를 비판한 슈퍼맨, 하나로 묶여져 어쩔 수 없이 공동 운명체로 묶이는 상황에 대한 비행기 작업, 그리고 이런 복합적인 상황 하에서 혼란과 고통을 겪는 작가의 모습을 비유한 자살 등, 다양한 작품이 잇지만 그런 거대담론 사이에서도 작가가 결국 놓지 않는 것은 인간에 대한, 삶에 대한 애정이다.

송필_wall_합성수지, 그래피티_20×88×18cm_2007
송필_798제로 갤러리_2007

이번 베이징에서 보여 지는 그의 작품들은 사이사이, 구석구석 마다 흥미진진한 작가의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그 이야기를 읽거나 그림만 보거나 이는 순전히 우리 몫일 터이지만 분명한 것은 그의 작품에서 우리는 지금 현재를, 이미 알고는 있지만 그저 구겨서 버리는 종이처럼 여기던 것들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다는 것, 그래서 결국엔 구겨진 종이를 다림질해서 곱게 펼쳐놓는 것처럼 세상이 조금씩 달라질 수도 있다는 동화 같은 상상으로 끝을 맺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의 작품이 검지만 은빛이기도 한 것처럼 말이다. ■ s,h

Vol.20070724c | 송필展 / SONGFEEL / 松泌 / sculpture.installation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