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040211a | 오미경 회화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_2007_0627_수요일_06:00pm
오프닝 참여작가_이영선(무용)_달팽이3-민달팽이
인사아트센터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8번지 Tel. 02_736_1020 www.ganaartgallery.com
여자의 고난과 희망 ● '내가 대학생이었을 때 엄마가 갑자기 응급실에 실려 가셨다. 병간호를 하는 동안 엄마의 삶이 머릿속에 파노라마처럼 그려졌다. 엄마는 오랫동안 등이 서서히 굽는 희귀한 병을 앓고 계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일들을 대신해야 했고 자식들을 돌보시느라 많은 고생을 하셨다. 엄마의 여성으로서의 삶은 내 눈에는 그리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한국의 여느 어머니처럼 오로지 헌신과 희생뿐인 삶을 살아왔다. 그런 엄마의 병실 침대 옆에 한 여인이 유방암 수술을 받고 누워 있었다. 그 여인의 가슴에는 붕대가 감겨져 있었다. 붕대는 이미 검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녀를 찾는 사람은 오직 간병인뿐, 가족은 없었다.'
작가에게 당시의 병원 경험은 큰 충격이었다고 한다. 그 충격은 그녀에게 여성으로서의 삶을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동안 그녀는 여성을 주제로 꾸준히 작업을 해왔다. 이번 전시 주제도 역시 여성이다. 동양 신화에 나타나는 여성상을 모티프로 삼아 독특한 방식으로 재해석해 내고 있다.
그녀의 작품은 크게 두 가지 형식을 갖는다. 평면작품과 입체작품이다. 유방을 주제로 한 입체 작품은 언뜻 보기에 엽기적이다. 여러 개의 유방들이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어 나타난다. 길쭉한 형태를 띠는가 하면 소 젖통 모양의 유방, 조개 형상을 띤 유방, 나뭇잎 모양의 유방, 풍선처럼 부푼 유방...등등 ● 이 유방들은 하얗고 반짝이는 아름다운 표면을 가졌다. 하지만 속은 텅 비어 있고 깨어지기 쉽다. 또한 상처 받기도 쉽다. ● 평면작품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녀의 평면작품은 외형적인 색채와 장식은 화려하다. 하지만 그런 외형과는 달리 얼굴과 다리가 없는 토르소, 여러 개의 눈을 가진 여성, 동물로 표현된 여성 등등 주제와 형상은 기이하면서 엽기적이기까지 하다. 그리고 구두, 매니큐어를 칠한 손톱, 예쁜 꽃, 음부, 골반, 나비 등 여성성을 상징하는 소재가 많이 등장한다.
이처럼 그녀의 작품 속에는 극과 극이 함께 한다. 화려함과 엽기가, 기이함과 평범함이, 날카로움과 부드러움이, 강함과 연약함이 공존한다. 그래서 그녀의 작품을 볼 때면 조마조마하고 아슬아슬하다. 처음 시선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잘 모른다. 하지만 작품 하나하나 보고 있으면 민망하기도 하고 슬며시 미소가 떠오르기도 한다. ● 그녀에게는 과거 여성들의 삶이 힘겹게 비춰졌을지 모르지만 현재 그녀는 여성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고자 하는 희망으로 그림을 그린다. ■ 정선희
Vol.20070630d | 오미경 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