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순옥_Empty Space

2007_0417 ▶ 2007_0504

우순옥_Empty Space_설치과정_비디오 스틸_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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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9:00pm / 토요일_11:00am~06:00pm

작가와의 대화_2007_0419_목요일_05:00pm~07:00pm 이화여대대학원생현대미술스튜디오(prof.우순옥) + 그들이 초대한 타 문화권의 누군가 + 그 외 관심 있는 누구나 참여가능

테이크아웃드로잉 서울 강남구 삼성동 35-11번지 선진빌딩 1층 Tel. 02_540_0175 www.takeoutdrawing.com

Empty Space와 테이크아웃드로잉 이야기 ● 흙을 이겨 그릇을 만들지만 그릇을 쓸모 있게 하는 것은 그릇 속의 빈 곳이요 / 문이나 창을 만들지만 방을 쓸모 있게 하는 것은 그 안의 텅 빈 공간이니 / 있음의 이로움은 없음의 쓰임에 있는 것이다. - 도덕경 11장 중에서

빈 공간 ● 지금 여기 테이크아웃드로잉의 공간조건을 우리의 삶의 조건으로 해석해본다. 불안정하거나 불확실한 바닥, 불필요한 벽과 모서리들, 너무 많은 테이블과 의자들, 그리고 넘치고 빛나는 빛들 속에 감춰진 간결한 은유와 알레고리. 너무나 비대하고 빠른 도시의 삶 속에서 빈 공간에 대한 그리움과 환상을 꿈꾸다. 작고 적은 것이 아름답다-느리고 자유로운 삶, 그리고 예술을 위하여. ● 참여방법 ● 사유의 드로잉. 드로잉의 사유 / 사유는 존재의 가능성이며 예술의 기능은 그러한 가능세계를 보여주는데 있다. 나의 집, 나의 도시, 나의 세계... 그리고 우리 몸과 마음... 집착과 욕망으로 비대해진 / 우리의 삶 속에서 우리는 과연 무엇을 버릴 수 있을까? 그들을 사유하기. 실천하기 / 예술이 실천되는 것은 작품 속에서가 아니라 삶 속에서이다.

우순옥_Empty Space_공간설치, 사운드_2007

1. 작년 가을, 국제화랑에서의 개인전을 한창 준비 중일 때『접는 미술관』으로부터 전시를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연락이 왔다. 그러나 우선『접는 미술관』에 대해 아는 바가 없었고 바쁜 일상의 여러 가지 일로 늘 부족한 시간 속에서 지내고 있는 터라 처음엔 일단 사양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차 건네 오는 요청에『접는 미술관』이 기획안으로 내건 'Take out Drawing'이란 아이디어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고, 이제 막 알려지기 시작한 3살 정도의 젊은 기획팀인『접는 미술관』의 예술과 사회에 대한 실천적 의지가 나의 예술교육 모토와도 비슷한 것 같아 마침내 하기로 결정하였다. 2. '테이크아웃드로잉'은『접는 미술관』의 기획안 그 자체이기도 하고 그 기획을 짜는 사무소 혹은 전시공간을 지칭하기도 하며 실제 커피나 차를 테이크아웃 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그것은 개념으로 존재하기도 하고 동시에 실제적으로도 존재하는 다중적 의미의 공간이다. 이 '테이크아웃드로잉'을 몇 차례 방문하면서 그곳이 일반화랑이 아니므로 그냥 통상적인 작품으로 전시하기보다는 '테이크아웃드로잉'공간이 갖고 있는 실용적인 장소-특수성을 적극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기 위해서는 이 공간을 그저 전시 장소라기보다는 작품 그 자체로, 혹은 작품 속에 존재할 수 있도록 그 점을 활용하고자 계획을 세웠다. 3. '테이크아웃드로잉'과의『Empty Space』를 구체적으로 생각할 즈음의 지난겨울 천문학자 칼 세이건이 쓴「창백한 푸른 점」을 읽고 있었다. 그 안에 실린 우주 탐사선 보이저 1호가 1990년 6월 명왕성 부근에서 촬영한 사진 속 지구는 아주 희미한 빛을 내는 작은 점에 불과하고 바로 그 창백한 푸른 점-태양 빛 속에 부유하는 먼지 티끌 위 -에서 우리가 살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너무나 아득하면서도 무언지 모를 그리움과 감동, 그리고 깊은 성찰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이 '창백한 푸른 점-지구'사진을『Empty Space』전시 컨셉 이미지로 '테이크아웃드로잉'신문에 실었다. 4.『Empty Space』가 그러하듯 '빔(emptiness)'은 그 동안 나의 작품 속에서 늘 다루어져 왔던 주요 화두이다. '빔'-그것은 나의 마음을 조용히 명상하게 하고 상처를 치유하며 영혼을 자유롭게 한다. 그 동안 드로잉으로, 또는 무의미한 소리나 언어로, 또 때로는 다양한 설치와 사진, 영상으로...표현되어진 나의 작품들 속에 내재된 '비어있음'은 부정으로서가 아닌 근원적인 원리로서 순수하고, 아름다우며, 자유롭고, 포용하는 의미로 나를 새롭게 존재하게 하고 열려진 가능성 속에서 창조적 인간으로 거듭나게 한다.

우순옥_Empty Space_공간설치_2007_부분

5.『Empty Space』전시 계획에 앞서『접는 미술관』기획팀은 올 1월 초 서울시에서 계획하는 여러 가지 프로젝트에 관한 참여문제를 논의해왔고, 이에 나는 우리 도시, 서울을 떠올려 보았다. 그렇다. 서울은 지금 너무 포화 상태이다. 온기가 있던 옛 건물들은 말없이 부셔지고 있고 엄청난 아파트들만이 그 위에 앞 다퉈 세워지고 있다. 여기저기 무질서한 난개발은 어지럽고 재개발지역의 붉은 색 철거 표시는 흉물스러우며 도로는 수많은 공사와 자동차들의 뜨거운 열기로 힘들고 숨이 막힌다. 빠르고 시끄럽게 울리는 다양한 소음들은 조용한 쉼을 앗아가고 있다. 과연 어디에『Empty Space』가 있는가. 우리는 어디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가. 이곳서 우리는 과연 행복한가. 6. 나는 나의 작품 속에서 늘 철학적 사유와 시적 은유를 잃지 않고자 노력한다. 그러기에 결코 가볍지 않은 내면적 성찰과 시적 아름다움, 그리고 따뜻한 인간적인 온기와 함께 잔잔한 감동을 주고자 한다. 나는 이'테이크아웃드로잉'의 공간을 꽉 채워 포화 상태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비좁고 불편해져만 가는 이 세계를 은유하여 역설적으로 전시 주제로 내세운『Empty Space』는 무엇을 말하는가를 되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과연『Empty Space』는 존재하는가. 어쩌면『Empty Space』는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우리의 환상은 아닌가.

우순옥_108개의 텍스트 드로잉_비디오스틸_2007_설치장면

7.『Empty Space』를 위해 여기저기 다양한 장소에서 서로 다른 테이블들을 수집했다. 그리고 버려진, 남겨진, 의자들을 모아 나르고 후원도 받았다. 바닥을 위해서는 108개의 텍스트를 제시했으며 그 텍스트들은 우리가 서있는 세계에 대한 불안정하거나 불확실한 생각들, 혹은 소망들의 은유이며 알레고리로 존재한다. 수많은 텍스트 모음에 학생들(오윤정, 김민경, 이소명, 최은혜, 김진주, 이윤주, 김민정)을 비롯하여 테이크아웃드로잉 분들께도 참여를 요구했다. 바닥에서 떠오르는 빛처럼 하얀 글씨로 쓰여진 그 개념적 텍스트들은 우리가 그것을 읽는 동안 잠시의 사유와 유동적인 예술적 상상력을 선사한다. 우리 머리와 마음속에는 어느새 한편의 사유의 드로잉이 완성되어가고 있다. 그것은 각자의 다양한 경험과 상황, 그리고 마음 속 잠재되어있는 이미지에 따라 각기 다른, 독특하고 구조적인 하나의 조형물처럼 형성되기도 한다. 언어는 이미 드로잉이고 예술이다. 8. 108개의 텍스트 드로잉- 떠있는. 모호한. 안락한. 분할된. 비스듬한. 단조로운. 어긋난. 불투명한. 욕망의. 소란한. 쓸데없는. 중성의. 부유하는. 일시적인. 어두운. 비뚤비뚤한. 공격적인. 단단한. 부드러운. 둥근. 살 같은. 기형의. 깊은. 낮은. 높다란. 따뜻한. 차디찬. 비어있는. 무거운. 가벼운. 갈 수 없는. 비좁은. 휑한. 한 평의. 깨끗한. 빨간 카페트. 얼은 땅. 놀이터 모래밭. 갈라진 아스팔트. 껌이 붙은. 서늘한. 구석진. 빛나는. 유리 같은. 주름진. 서있는. 아슬아슬한. 우주정거장. 찬란한. 절벽. 푹신푹신한. 구름 같은. 마음속의. 명당. 무중력. 공사 중. 잠자는. 검으나 땅. 파여진. 불규칙한. 가득찬. 아름다운. 기억의. 꽃잎으로 뒤덮힌. 향기 나는. 눈덮힌. 통하는. 플라스틱. 막힌. 날으는. 행운의. 손바닥. 제로. 인공의. 이것은 바닥이 아닙니다. 네모진. 반짝이는. 금붕어가 있는. 풀이 있는. 상상하는. 다른 차원의. 기침하는. 젖은 흙. 고양이가 누워있는. 심심한. 미끄러운. 흐르는. 가로질러진. 보이지 않는. 신비로운. 웃는. 어지러운. 나의 땅. 이름 없는. 기름진. 모르는. 흔들리는. 어린. 꿀. 우유. 살아있는. 숨쉬는. 피어나는. 구부러진. 울퉁불퉁. 춤추는. 열린. 공공의.

우순옥_Empty Space_공간설치_2007_부분

9.『Empty Space』속 사운드 역시 작품을 완성하는 중요한 한 요소이다. 나의 스승이자 독일 현대미술의 거장 우커(Uecker)의 작업하는 소리-질서 있고 다이나믹하게 못을 박는 소리를 그 공간 속에 떠돌게 했다. 소리는『Empty Space』를 채우고 비우기를 반복하며 우리의 심장소리처럼 전해져 온다. 우커 역시 평생을 비어있는 인간(Der leere Mensch)의 열려진 가능성의 중요성을 깨닫고 명상적이고 래디칼하게 실천을 하고 있는 예술가이다. 그는 나에게 앞에 놓여진, 건드려지지 않은 백색의 장소(백지와 같이 텅 빈)로 나아가도록 끊임없이 제시했고 그것을 위한 삶과 예술의 실천적 행동에 대하여 언제나 감동적으로 느껴지게 했다.'생각과 행동은 하나다.'라고 이야기하는 그의 가르침은 나의 이『Empty Space』를 존재케 한다. 그리고『Empty Space』의 또 다른 사운드- 현대음악가 존 케이지(John Cage)의 무심하게 비어있는, 준비되어 있고, 열려있는 Empty Words는 마음을 고요하게 또 낯설게도 한다. 10.『Empty Space』의 빛과 꽃, 그리고 출구 없는 혹은 통로 같은 어떤 영역. 마치 하나의 실험적인 연극무대 같은 그곳을 방문하는 누군가는 그곳에서『Empty Space』의 살아있는 오브제처럼 존재하면서'빔'의 전령사를 꿈꾼다.

우순옥_Empty Space_초대받은 손님들_2007_대화장면

11. 2007년 4월 19일_초대받은 손님들_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서양화 전공 현대미술스튜디오 (prof.우순옥)수업 속엔 수강한 학생들이 각자 한 명씩 타 분야의 누군가를 초대하여 같이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있다. 이것은 열려진 마음으로 사회와 예술을 대하게 해주는 살아있는 예술의 현장, 혹은 삶의 현장으로서의 확장된 예술개념이며, 삶과 예술의 일체화를 위해 노력하는 나의 예술교육의 실천적 태도이며 의지이다. 이 세미나를 이번에는『Empty Space』현장에서 진행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였고 많은 호응이 있었다.'비어있음'으로 하여 다시 채울 수 있으니 그 날 서로의 마음속에 울린 공명이 새로운 상상력으로, 또는 새로운 의지로 테이크아웃되어 참여한 사람들 모두 자신의 창의력을 살려 각자가 서있는 자리, 각자의 일상에서 보다 나은 소중한 삶과 사회를 조형해 가는 실천적이고 능동적인 인간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러한 창조적 인간이 곧 예술가가 아닌가. 한 예술가가 자신의 진실된 작품을 꿈꾼다면 그는 삶도 그렇게 살아야 한다. 좋은 예술교육은 좋은 인간교육, 나아가 좋은 사회 교육으로까지 확장되어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삶과 예술은 하나다. 12. '테이크아웃드로잉'팀 3인-모두 재미있고 특이한 예명을 가지고 있으며 캐쥬얼하다. 꾸밈없고 친절하며 친근하다. 작은 엽서와 스티커, 그리고 발행되는 신문도 간결하고 센스 있으며 소박하다. 그들의 생각도 신선하며 자유롭다. 난 '테이크아웃드로잉'에서의 전시가 즐거웠고 의미 있었으며, 아름다운 이들이 앞으로 우리 미술계와 사회에서 꿋꿋이 뿌리내려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자, 우리 모두 이제 테이크아웃드로잉 할까요? ■ 우순옥

● Take out drawing은 coffee, tea, drawing을 takeout 할 수 있는 다목적 문화공간입니다. TOD에서는 DRAWING을 주제로 작품을 소개하면서 드로잉을 지지하고, 드로잉을 실천하기 위한 방법을 함께 찾아갑니다. 드로잉이 전시장 밖으로 세상 속으로 take out 됩니다. 전시를 보고 일정부분 참여해 이 개념을 가지고 나가 실천하자는 목적입니다. 일종의 '드로잉 센터' 개념인데 전시만 하는 공간은 아니며 지역에서 드로잉을 활성화하기 위해 존재하는 카페 같은 공간이 됩니다.

Vol.20070417e | 우순옥 개인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