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화 된 풍경

문경원 개인展   2007_0330 ▶ 2007_0429

문경원_Tree I_캔버스에 목탄, 잉크, 바니쉬_150×150cm_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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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0330_금요일_05:00pm

주관_성곡미술관 후원_성곡문화재단_문예진흥원

성곡미술관 별관 서울 종로구 신문로 2가 1-101번지 Tel. 02_737_7650 www.sungkokmuseum.com

사물화 된 풍경 ● 일반적으로 풍경은 자기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고정된 실체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은 나를 중심으로 변하는 것이다. 따라서 풍경이라는 것은 하나의 거대한 창조적 변위를 가능하게 하는 측면이 있으며 진행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사물화 된 풍경은 하나의 풍경이 단지 고정화 된 것이 아니라, 그것이 담고 있는 시간의 경로, 역사, 문화, 흔적, 의미를 새롭게 표현하는 주체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마치 자연이 우리에게 자신을 드러내는 것처럼 풍경이 담고 있는 추상적인 개념과 구조가 구체적으로 사물화 되어 새롭게 다가오는 것이다. 풍경 속의 다양한 요소는 구체적인 사물로서 그 스스로 하나의 세계를 이룬다. 일상에서 지나치는 무심한 대상 들은 하나의 풍경으로 천천히 떠오르고 사라짐을 반복한다. 한 순간의 인상이나 무심코 스치는 수많은 풍경 속에는 끊임없이 변화 생성하고 있는 에너지가 내포되어 있으며 이것이 외재화 되면서 구체적 의미를 드러내 보여준다. 즉 아주 익숙한 각각의 요소(나무, 인간, 지명 등)는 우리가 존재하는 구체적인 시공간 속에서 개별적인 풍경을 그려내며 자신의 여정을 이야기 한다. 사물화 된 풍경은 역사와 문화를 겪어온 보이지 않는 현상들의 실체이며 또한 생명성(에너지)을 부여 받은 새로운 창조물이다. 이것은 인간이 물리적 환경을 구축하여 온 역사적 경로를 환기시키는 것이자 새로운 주체로서 생성되고 있는 인간의 제스쳐(몸짓)을 은유한다. 현대 21세기의 풍경은 한 순간의 인상을 반영함과 동시에 현재를 증거하는 역사적 실체로서 사물화 된다. 즉 사물화된 풍경은 외적인 문맥을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현상들의 통합을 통해서 새롭게 규정함에 따라 마치 자연(추상)적인 것이 구체적 사물로 변화되어 가듯 끊임없이 생성되고 있는 인간 역사의 증거 이다.

문경원_Tree III_캔버스에 목탄, 잉크, 바니쉬_150×150cm_2007
문경원_Tree V_캔버스에 목탄, 잉크, 바니쉬_150×150cm_2007

문경원의 작업에서 사물화 된 풍경이란 나무가 외적인 시간의 경로를 기억하고 있는 하나의 실체가 되고, 이것은 하나의 존재하는 현재로서 은유의 풍경을 보여주는 것이다. 수많은 나무들은 무심코 지나치는 한 순간의 인상(풍경)이지만, 사실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생성된 시간을 반영한다. 나무에 있어 전체적인 형태는 하나의 풍경(인상)으로 정형화 되었지만, 그 안을 들여다 보면(형태적인 것을 자세히 관찰해 보면) 각 개별적인 선 하나 하나는 정형화할 수 없는 에너지의 발현을 은유하고 있다. 자라나는 것, 즉 진행의 과정은 그 자체 가 불안정한 구조인 듯 하지만, 가지 하나하나가 서로서로 관계를 가지며 중심축을 향해 있으면서도 사방을 향해 생성되는 에너지를 가진 하나의 통합체적인 관계구조를 내포하고 있다. 이것은 시간의 경로와 공간의 경로가 어우러져서 나무라는 하나의 단어적인 사물이지만, 자연이라는 대표 적인 풍경으로 사물화 된다는 것이다. 인간이 만들어 내는 풍경과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풍경을 인간주변의 하나의 거대한 자연이라고 했을 때 사물로서의 나무는 인간이 될 수도 있다. 영상으로 표현된 나무의 경우 각각의 가지들의 개체가 스크린 상에서 가장 극단 적인 테크놀러지의 좌표 값으로 환원되지만, 그것은 실제 우리의 시공간과 그 안에 존재하는 개체간의 관계를 함축적으로 상징하고 있다. 자연이 우리에게 자신을 드러내는 것처럼 그 풍경이 담고 있는 추상적인 개념과 구조가 구체적으로 사물화 되어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는 것이다.

문경원_Passag: Cityscape_Sungnyemun_영상설치_2006
문경원_Diary_영상설치_2007
문경원_Peoplescape_영상설치_2007

이번 전시에서 문경원의 사물화 된 풍경 은 크게 세가지 영역으로 나눠 질 수 있다. 첫째, 자연으로부터 사물화 된 풍경, 둘째, 인간이 역사를 구축하면서 특정 시공간의 의미체로 상징화 되는, 즉 특별한 역사적 장소적 의미를 획득한 하나의 사물로 목적화 된 풍경(예를 들면 남대문, 시청, 평양, 등 이름을 획득하는 것), 셋째, 사람들의 경로, 움직임, 즉 사람들이 직접 만드는 풍경(인위적으로 만들어 낸 풍경을 말한다.)으로 나뉜다. 세 번째 선으로 드러나는 인공적 구조 또는 흔적은 사람들 의 움직임을 은유하고 있다. 이와 같은 경로는 컴퓨터의 랜덤적 속성(random play)이 만들어 내는 하나의 선 긋기로 연출된다. 추상적인 선 긋기의 반복작업을 통해 만들어진 구체적인 그물망 같은 관계구조는 계속해서 겹쳐 지게 된다. 이것은 사람들이 일상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반복된 사람들의 몸짓이 만들어 내는 도시나 사회를 의미한다. 상징화 된 움직임이라는 것(선 긋기)은 결국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현실 풍경을 의미한다.

문경원_성곡미술관_2007

문경원은 미술에서 실질적으로 가장 일차적인 행위인 드로잉에서 작업의 출발을 삼아 진보적인 미디어의 새로움과 번역을 통해 새로운 테크놀러지 속에 그리기를 재도입 한다. 이것은 자연적인 것과 인공적인 것의 조화와 접목을 시도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드로잉이 전반적인 이미지의 구성을 이루고 이것이 미디어의 번역과 설 치에 의해 새롭게 번역된다. 각 충에 설치되는 영상작업은 드로잉이 전달하는 전통적이고 수공적인 감성과 매체의 첨단성을 관통하며 현대 테크놀러지를 새롭게 증거한다. ● 이번 전시는 시각예술의 다양한 실험 속에서 일상과 미적 영역의 상호 침투를 통하여 가벼운 일회적 이벤트가 아니라 지나치는 현재의 풍경을 또 다른 시각으로 형상화 하고 예술과 일상의 깊이 있는 소통을 모색하는 계기를 제안한다. 더불어 현재 진행되고 있는 테크놀러지의 영향을 증거하며 발전된 테크놀러지의 과정을 자연스럽게 이미지 생산의 전략으로 가져오고, 상호작용적인 요소를 개입시켜 관객의 실질적 참여의 이해를 유도한다. ■ 신정아

Vol.20070414a | 문경원 개인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