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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0406_금요일_06:00pm
제7회 광주 신세계 미술제 수상작가 초대전
광주신세계갤러리 광주광역시 서구 광천동 49-1번지 신세계백화점 광주점 1층 Tel. 062_360_1630
2004년 롯데갤러리 광주점과 서울 금호미술관에서 "하류"를 테마로 한 개인전 이후, 마문호는 자신의 근작들을 모아 "그늘"이라는 제하의 개인전을 갖는다. ● 제7회 광주신세계갤러리 미술전 장려상 수상기념 초대전 형식으로 마련된 마문호 초대전은 "하류" 이후 여러 기획전에 출품되어 눈에 익은 작품들을 부분적으로 보완하거나 개작하여 선보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미발표 근작들로서 "하류" 이후 작가의 고독한 미적 탐구과정을 엿볼 수 있는 소중한 자리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民意를 현대미술의 흐름 안에 담아내는 민중성을 표방하던 일부 작가들이 본질보다는 소통의 방법론에 매몰되는 기이한 현상을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마문호의 미적 탐구과정은 민중 문제의 본질에 접근하기 위한 물음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예술은 진화하지 않는다'는 마문호의 주장은 필시 민중성의 본질에 대한 자신의 물음은 변하지 않으며, 본질을 향하지 않은 물음들이 갖는 허구성과 장식성에 대해 회의적이라는 생각을 반영하고 있다.
'너무 다듬어지고, 아름다워져 버렸어··· // 글씨와 형태들이 너무 드러나 버렸어···' 등의 고민을 주변에 털어놓는 것을 보면, 대부분은 민중성을 묘사하는 회화적 성격에 대한 작가고민에서 비롯된 것 같다. 그렇다면 마문호에게 있어서 민중성의 본질과 그에 대한 물음이란 무엇일까? 그에게 있어서 민중이란 '이루어지지 않은 꿈을 향해 찾아 헤매는 인간 군상들'인가? 이들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한결같이 오늘의 문제에 지나치게 둔감하며, 깨어진 꿈 조각이라 할지라도 가슴에 보듬고 살아가는 사람들일까?
어쨌든 이번 개인전에 출품된 「삶」, 「세상살이」, 「일등광주」, 「그늘-길을 묻다」, 평면과 입체조형물 시리즈 「오래된 정원」 등은 작가의 창작의 현장이자 삶의 터전이기도 한 노안의 시골길에서 마주친 구차한 폐비닐과 널부러진 가재도구 부스러기들을 모아 재구성해 놓은 작품들이다. 8m에 이르는 대작 「그늘-길을 묻다」는 시골의 무지랭이들에게 바늘이 찾아 가야할 길을 묻는, 즉 작가로서의 마문호와 역사서에 기록되지 않은 고단하고 소외된 자들의 삶의 흔적들이 함께 베여있는 평면 작업이다. 여기에 차용된 구차한 삶의 흔적들은 작가의 손에 의해 지그재그로 바느질되면서 계층 간의 간극에 의해 파생하는 굉음들을 잠재우고 상흔들을 치유해 간다. '예술은 결코 진화하지 않으며, 예술가는 진화의 중심을 지그재그로 횡단'하면서 치유하는 것이 사명이라는 마문호의 예술관은 발전을 최대의 덕목으로 여기는 사회현상과 어긋나는 예술의 역할과의 괴리를 실감케 한다.
따라서 마문호의 예술은 보편적인 시선을 불편하게 하는 예외적인 것들이 차용되는데, 무지랭이들의 이루지 못한 열망을 피어나는 작은 불꽃으로 형상화하는가 하면, 꿈을 찾아 길을 헤매는 세상살이를 돼지에 비유하고, 자신이 손수 기르는 송아지들, 언어의 보편적 기능을 언어의 이미지화를 통해 치유하는 방식을 쓰기도 한다. 이러한 작가의 시각은 빛과 이미지의 과장을 통해 단순하게 populisme에 기대는 문화현상들과 현저하게 구별되는 자신만의 고유한 물음들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이번 개인전에 선보이는 일련의 언어의 이미지화와 이미지의 언어화는 예술이 갖는 위압감과 기대감으로부터 해방되고자 하는 작가의 열망에서 비롯되었고, 이러한 작가의 열망이 populisme의 열망에 부합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가 populisme이라 통칭해 부르는 세련된 문화향유자들에게 마문호의 가난한 예술은 다소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예술의 위압감을 역설적으로 풍자하는 설치작품, 「가난한, 가난한」은 삶의 현실과 미술을 바라보는 현실의 괴리, 과대 포장된 예술과, 예술을 지탱하는 지나치게 길고 높은 다리, 조악한 문화제도의 다리를 기어오르고자 하는 작가들의 곡예 등을 신랄하게 풍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문호는 더 이상 물감에 매달리지 않는다. 종이나 캔바스 천을 찾으려 하지도 않는다. 반면, 각자 고유한 성질을 지닌 실체를 도입하여 기존 이미지를 대체한다. 따라서 마문호의 예술은 외형상 "하류" 시리즈 그림과는 표현 방법에 있어서 다소 차이가 있다. 방법적인 실험들에 큰 가치를 부여하려 하지 않는 작가의 소신, 즉 '예술은 결코 진화하지 않으며, 예술가는 진화의 중심을 지그재그로 횡단'한다는 견해와는 다소 구별되는 작품들로 이번 전시회를 마련한다. 하지만 "바람은 깃발로 만들고"에서 "하류"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추구해 온 형상과 배경의 문제를 통해 예술의 사회성을 부각시키는 작가의 시각은 이번 개인전 "그늘"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소외된, 그리고 주목받지 못한 자들의 무대를 묘사한 "그늘" 시리즈에서는 "진창", "하류"의 경우와는 다른 차원의 다양한 표현매체들을 도입하고 있는데, 자신의 물음에 부응하는 표현 매체라면 주저하지 않는 작가의 태도를 엿보게 하며, 또 다른 마문호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고무적인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Apparition/Disparition 너무 보여주지도, 감추지도 말라' _Isabelle Monod-Fontaine ■ 오남석
Vol.20070408c | 마문호 개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