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함께 하는 "임국 2차 개발전"

임국 회화展   2007_0309 ▶ 2007_0415

임국_도박사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8호_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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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7_0309_금요일_06:00pm

갤러리 눈 창덕궁점 서울 종로구 와룡동 5-14번지 Tel. 02_747_7277

갤러리 눈 서울 종로구 인사동 147번지 미림미술재료백화점 2층 Tel. 02_747_7277 www.110011.co.kr

임국적 임국展 ● 며칠 전 아티스트인 외국인 남자친구와 좀 다툼이 있었다. 내가 한 작가의 개인전을 위한 텍스트를 부탁 받아쓰고 있다고 자랑삼아 말하자, 본래 질투심이 강한 그 친구가 그 작가의 작품을 궁금해하였다. 그래서 하나의 작품 이미지를 보여주었더니 이런 건 정치적이지도 못하고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뭔가 센세이셔널한 것이 없다는 것을 핑계삼아 작품을 트집 잡는 것이 아닌가. 수많은 작품 중 단 하나의 이미지만으로 편견을 가지는 네가 오히려 이상하지 않느냐고 따지자 더욱더 불같이 화를 내던 그 친구의 반응 때문에 나도 며칠 기분이 상해있었다. 그런데 여기서 요지는, 한 아티스트의 속 좁고 이기적인 반응이 아닌, 미술작품은 응당히 센세이셔널하거나 혹은 어떤 정치적 맥락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작품 혹은 작가에 대한 별다른 정보 없이도 센세이션이나 이슈에 별 신경 쓰지 않는 작가 임국의 투철한(?) 작가정신이 다른 이에게도 감지되었다는 게 재미있다는 것이다.

임국_중국소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4호_2007

작가 임국은 내 주변인들에게 항상 '좋은 사람', '재미난 사람'으로 통한다. 작가이기에 앞서 인간적으로 매력이 있나보다. 1.가식 없고 2.유머감각 탁월하며 3.인간적이기까지. 대략 여론이 이런 식이다. 작가로 본다면 확실히 그는 어떤 정치적인 이슈 혹은 놀라운 센세이션을 통해 미술계에서 주목받는 것에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것은 확실하고 오히려 그렇지 못함- 을 즐기는 작가에 가깝다. 오로지 자신의 주변, 경험 혹은 반짝 떠오르는 재미난 것들로부터 착안한 이미지들을 작가 임국만의 재현방식으로 드러내는 것에 정직하다. 임국은 자신의 취미, 기호, 생활방식을 미술과 나란히 양립시키는데, 이것은 일종의 반항적인 이단아로서가 아닌 제법 멋들어진 풍류인에 가까우며 또한 시류 및 경향에 대한 편승을 취하지 않는 적절한 노선 안에서 그 기질을 드러낼 줄 아는 조화로움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누구나 작가만의 유쾌함을 감지할 수 있다는 것, 즉 그의 인간적 매력을 작품으로 다시 담아내는 전략 아닌 전략이 바로 임국 작품의 큰 매력이다. 그만큼 작가와 작품은 서로 무척이나 닮았다.

임국_포도주소녀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0호_2007

그러나 그의 작품들이 그저 즐겁고 행복한 마치 동화 속 네버랜드와 같은 긍정적인 환상적 삶의 지평만으로 보아서는 곤란할 것이다. 다소 회의주의적이고 비판적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냉철한 통찰력은 그의 작품으로부터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기도 하다. 즉 현실감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렇듯 적절한 재미와 적절한 비꼬기가 생생하게 혼재하기에 그의 작품은 현실로부터 도피할 수 있는 유미주의적인 미학의 성취만이 아닌, 절묘하게 교차하는 상상과 현실의 미묘함이 분명 존재하는 느낌이다. 허나 결과적으로는 별로 심각하지 않은 '몰라 난 몰라' 식의 세상으로부터의 익살스러운 우격다짐격 회의주의다.

임국_Montgomery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0호_2006

아무튼 나의 세계를 보여주고 싶음, 공유하고 싶음, 자랑도 하고 싶음 - 어쩌면 이러한 단순하고도 아이같이 순수한 동기들로부터 창작된 무규정적이고 발칙발랄한 재현들은 그 형태나 기법 면에서도 역시 작가 자신만큼이나 솔직하고 다채롭다. 치밀한 계산과 엄정한 규칙을 배제하고 자유로운 감성과 독특한 작가만의 창작기법을 통해 한계가 없는 표현의 다양성을 그렇게 끊임없이 엮어내는 듯하다.

임국_아즈택시계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4호_2006

종이를 자르고 풀칠도 하고 지점토로 형태를 빚고 색칠하고, 단순화하기도 하고 과장 혹은 왜곡을 서슴지 않은 결과들은 무척이나 자신감이 넘치고 거침이 없다. 순수함이라고 해도 좋고 용감함이라고 해도 좋고 다소 좀 과격함이라 해도 무리가 없다.

임국_잠수함2척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30×20cm_2006

허나 이러한 다양한 작품들은 규정이 없는 규정으로 인해 늘 명백하게 작가 임국의 것으로서 의미한다. 그렇기에 작가특유의 감성과 시선이라는 통일성 아래 진행된 과감한 붓질, 뚜렷한 색채감, 소재, 기법, 그리고 형태의 무수한 변형들은 각자의 예쁘장한 개별화된 작품이지만 특정한 공간에 함께 어우러졌을 때에는 다시 작가 임국만의 세계가 오롯이 담긴 한 공간 프로젝트로 성립될 것이다.

임국_조종사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40호_2007

"재미있게 봐주시면 감사하고효 판단은 각자 알아서 해주세효. ㅎㅎ" 전시에 대한 질문에 늘 이렇게 대답할 것만 같은 작가 임국, 그는 근사한 사회적 이슈의 창출과 센세이션으로부터 늘 탈피하고 있다. 대신 오로지 작가 자신이 바라보는 세상, 내가 살아온 모습, 간직한 이미지, 기호, 취향에 충실할 뿐인 그의 몰두로서 미술과 사람과 자신을 만날 뿐이다. 작가 스스로가 작품에게 정직한 만큼, 보는 이들도 정직하게 웃을 수 있게, 그렇게 '임국적인 너무나 임국적인' 바를 작품에 고스란히 담아놓고 그는 늘 우리들을 초대한다. 보여줄 꺼리들을 늘 무궁무진하게 준비해 놓을 것처럼. ■ 추명지

Vol.20070315b | 임국 회화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