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들 Stages

김태진 영상설치展   2006_1030 ▶ 2006_1107

김태진_한 번의 미소로 그날의 환희를 떠올리다_2채널 비디오_가변설치_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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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6_1030_월요일_05:00pm

김진혜 갤러리 서울 종로구 인사동 149번지 2,3층 Tel. 02_725_6751

기념비적 유적지 같은 관광의 대상들은 그 곳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배우와 관객의 관계에서처럼 서로의 계약조건에 따라 무대의 경계를 결정짓고 그 안에서 즐기기를 요구한다. 말 그대로 '방문'한 장소에서 보게 되는 낯선 풍물들에 대해 얼마만큼 가까이 다가가 그것의 참된 의미를 공유할 수 있겠는가. 혹은 너무도 정형화된 사회적 코드에 맞추어 하나의 공간을 바라보는 것은 또한 얼마나 고착된 삶의 태도인가. 낯선 이에게 말을 걸어 보고 싶은 충동은 보다 참된 경험으로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이 되어줄지도 모른다. 전시장에 상영되는 이미지는 마치 대화를 나누는 두 사람사이의 공간과도 같고 혹은 배우가 흥을 돋우는 무대와도 같은 공간을 만들어낸다. 그림자 연극을 연상케 하는, 스크린 위에 펼쳐진 그림자의 변화와 그 위에 상영되는 이미지의 변화가 실재와 환영의 경계를 넘나들며 총체적이고 우연적인 경험을 이끌어낸다. 평범한 삶의 단편들 속에 자리한 '무대'의 나타남과 사라짐의 순간들을 발견하고 그 의미를 되짚어 보는 작업들로 전시가 구성된다.

김태진_한 번의 미소로 그날의 환희를 떠올리다_2채널 비디오_가변설치_2006
김태진_그림자보다 낯선_컬러인화_2006
김태진_그림자보다 낯선_컬러인화_2006
김태진_한 번의 미소로 그날의 환희를 떠올리다_2채널 비디오_가변설치_2006

스크린 위에 상영되는 동영상은 그것이 재현하는 기록된 시간의 정황에 보는 이가 몰입하게 되는 과정을 요구한다. 그러나 그 스크린 뒷면으로부터 느닷없이 비쳐오는 또 하나의 이미지가 있다면 보는 이는 한 방향의 일원화된 몰입의 과정을 방해받게 된다. 그로부터 야기되는 것이 현장에 대한 일깨움이다. 바로 방금 전까지만 해도 까맣게 잊고 있었던, 상영이 이루어지고 있는 암전된 공간에 대한 자각이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아마도 관객은 현장에서 기록을 맡았던 사람이 체험한 것과 가장 유사한 형태의 즉각적 경험의 장에 놓이게 될 것이다. 공원에서 사람들에 둘러싸인 채 노래에 맞추어 연기하는 노인의 표정에는 자신이 창조해낸 그 순간의 무대가 투영되어 있다. 모든 연기자가 그러하듯, 자신의 삶을 비추는 가장 환희에 찬 순간의 감동을 다시금 이끌어 내고 있다. 이것이 무대가 형성되는 진원이며, 삶은 이러한 극적 소통의 편린들로 가득하다.

김태진_전쟁 기념관에서의 박찬보님 인터뷰_단채널 비디오_00:05:51_2006

사람들에게 카메라 앞에 서서 이야기하도록 요청하는 것은 그 사람으로 하여금 잠시 동안 다른 자세를 갖도록 만드는 일이다. 이 작업에 있어서 인터뷰의 목적은 답변 내용을 듣기 위함에 있지 않고 카메라에 녹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답변자가 모르는 상태에서 낯선 사람의 인터뷰 요청을 받고 망설이다가 마침내 응하게 되는 과정을 관찰함에 있다. 또는 답변을 마치고 안도감과 더불어 인터뷰 당시의 긴장감이 조금 남아 있는 상태에서 일상으로 되돌아가는 과정을 지켜봄에 있다. 사회적 요구에 응하는 답변자로부터 일상의 생활인으로 돌아가는 미묘한 전환이 일어나는 그 순간의 의식적 공간을 발견하고자 하였다. ● 본 인터뷰 작업은 아주 일상적이라고 만은 할 수 없는 의미의 무게가 실려 있는 장소에서 그 장소가 갖는 의미를 질문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상대방이 그 질문에 답변하기 위해 잠시 동안 신중해 지는 과정에 존재하는 시간상의 틈을 들여다봄으로써 그 질문에 내포되어 있는 궁극적 의미를 다시금 환기해 보기 위한 작업이다. 이러한 제작 의도는 편집 시에 시간적 배열을 바꾸어 제시하는 것으로 인해 드러나고 있다. 인터뷰 요청을 들었을 때의 각자가 보이는 망설임의 시간, 태도의 변화, 역으로 물어보는 행동 등, 사람에 따라 저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미묘한 반응의 차이들이 카메라 앞에서 답변한 그 내용들보다 더 흥미로운 지점을 드러내고 있다는 믿음에 따라 본 작업은 마무리 편집되었다. 인터뷰에 대한 답변을 먼저 제시하고, 이후에 답변자(interviewee)에게 처음 접근하기 시작하여 인터뷰에 응해 줄 것을 설득하는 과정이 제시되고, 답변 후에 다시금 본래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여 줌으로써 먼저 어떠한 담화 내용이 유도되어질 것인지를 관객이 알고 있는 상태에서 처음의 접근 과정을 관찰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는 셈이다. 카메라 앞에서 무대와도 같은 의식(意識)의 장(場)이 잠시 동안 형성되었다가 해체되는 과정을 관찰할 수 있다. ■ 김태진

● 이 전시는 제4회 서울 국제 미디어아트 비엔날레의 특별전 프로그램인 매트릭스S와 함께 합니다.

Vol.20061030c | 김태진 영상설치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