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TTLE & JAR

한슬展 / HANSL / painting   2006_0705 ▶ 2006_0723

한슬_인삼술 Ginseng Liquor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130cm_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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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6_0705_수요일_05:00pm

두아트 갤러리 서울 종로구 관훈동 105번지 Tel. 02_738_2522 www.doart.co.kr

한슬(b.1978)의 작업은 회화의 전통적인 장르인 정물화를 기초로 한다. 정물화는 각각의 정물들과 이들의 조합을 통해 상징적인 내러티브를 만들어 내거나 다양한 조형적 실험의 장으로 활용되어 회화의 발전을 이끌었던 장르이다. 한슬에게 작품의 소재가 되는 새로운 사물들을 찾아 나서고 평소에 크게 집중하지 않던 일상의 사물들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은 큰 의미를 갖는다. 작업 초반에 구두, 지갑, 저금통 등 일상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주변 사물들을 작업으로 옮기던 과정은 이제 점차 밖으로 확장되어 한슬은 표현하고자 하는 사물들을 직접 찾아나서기 시작한다.

한슬_올리브 Pickled Oliv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6.8×91cm_2006

한슬이 발견한 소재들은 작품 속에서 원래의 크기와 색들이 회화적으로 변용된다. 매끈한 색면으로 이루어진 바탕 한 가운데에 실제 크기보다 열 배 이상 확대되어 당당하게 자리잡은 사물들은 실제 용도가 부각되기 보다는 모양과 표면이 주는 느낌이 극대화되어 자리잡고 있다. 특히 원래부터 빛의 명멸에 관심이 많았던 작가는 사물들이 가진 반짝거림에 주목한다. 스카치 테이프, 헤어드라이어, 분첩과 같은 사물들의 반들반들하고 매끈한 면들과 케이크을 싸고 있는 은박지와 케이크 위에 얹힌 반짝이는 설탕시럽은 빛에 의해 사물의 주변환경을 반사하면서 실제 사물이 갖고 있는 색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색으로 분리된다.

한슬_옥수수 Pickled Corn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6.8×91cm_2006

대상으로부터 이러한 양상을 포착한 한슬은 캔버스에 마스킹 테이프를 붙이고, 물감을 칠하고, 다시 테이프를 떼어내고, 물감을 칠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테이프를 자유롭게 뜯어낸 흔적들은 끌칼로 깎아낸 목판화의 표면처럼 날카롭고 자유분방하다. 여기에 테이프로 조각조각 분할된 색면들은 각각의 색감을 유지하면서 상충하고 중첩되면서 마치 실크스크린에 의해 인쇄된 화면과 흡사해 보인다. 실제로 한슬이 테이프로 표면을 막고 물감을 얹는 과정은 붓으로 그린다는 표현보다는 잉크를 칠한다는 표현이 적합할 만큼 판화적인 방식과 흡사하다. 한편 물감을 반복해서 얹는 과정에서 생긴 거친 마티에르는 아크릴 물감 특유의 반짝이는 표면이 더해져 매끈한 단색 바탕과 함께 더욱 더 화려한 물감의 물성을 전면에 부각시킨다.

한슬_오이피클 Pickles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130cm_2006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신작들은 대추술, 인삼술, 오이피클, 고추피클 등을 소재로 유리병과 그 속에 담긴 내용물을 표현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 유리병 속 액체, 그리고 인삼, 고추와 같은 내용물들이 숙성되는 과정이 하나로 결합된 소재들은 한슬에게 있어서 새로운 단계의 조형적 도전이다. 한슬은 마스킹 테이프를 좀더 적극적으로 사용하여, 균일한 색면이 차지했던 자리를 복잡하게 구성한 화려한 색의 파편들에게 넘겨주었다. 유사한 계열의 색은 반복하면서 보색 계열의 색을 적절히 배치하여 투명한 유리병이 반사하는 빛과 유리병 속 액체에 담겨 숙성되는 내용물의 변화까지 포착해내고 있다.

한슬_꿀호두 Honey-preserved Walnuts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130cm_2006

한슬의 작업에는 오랜 관찰과 그리는 방식에 대한 고민의 과정이 함께 한다. 그 결과 그녀의 화면 속 정물은 화려하고 톡톡 튀는 이미지가 주는 시각적 즐거움 뿐만 아니라 회화라는 매체를 통해 정물을 그려가는 작업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무더운 여름 7월에 주목 받는 젊은 작가 한슬이 새롭게 선보이는 독특하고 화려한 정물화들을 두아트 갤러리에서 감상해보기 바란다. ■ 두아트 갤러리

Vol.20060706c | 한슬展 / HANSL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