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시 Ⅱ FLASH Ⅱ

조현익展 / CHOHYUNIK / 趙鉉翼 / painting.installation   2006_0501 ▶ 2006_0508

조현익_Flash-S-14_철판에 혼합재료, 패널, 볼트_91×84cm_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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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06_0501_화요일_05:00pm

2006 정 갤러리 View Finder Of Yap 선정작가展

갤러리정 광화문 GALLERY JUNG Gwanghwamoon 서울 종로구 경희궁2길 12(내수동 110-34번지) 1,3관 Tel. +82.(0)2.737.1911 galleryjung.com @gallery_jung

캔버스가 캔버스의 고유 영역을 지키고자했던 소위 「고전」의 시대에, 그것에 부여되었던 독자적 권위는 많은 부분 상실되었다 해도 무리는 아니다. 조현익의 작품은 이런 관점에서 짚을 수 있는 조형적 선로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고전」의 연장선에서 표현되었던 칠하고 그리는 일련의 노동들은 고스란히 옛스런 조형처리법으로 평가됨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백색 캔버스를 대신한 거대한 철판이나 아크릴과 오일을 제치고 흑연가루나 금속펄을 선택한 작가의 고심이 고전의 복귀인 동시에 현재와의 통로가 되는 셈이다.

조현익_Medusa(Flash-S-15)_철판에 혼합재료, 패널, 볼트_327×244cm_2006

조현익이 굳이 금속 캔버스를 취한데에는 워홀의 「마를린 먼로」보다 더 직접적이고 시사적인 비판의도를 갖고 있으며 철이 주는 상징성이 매체의 과다와 획일화된 시대정신으로 다가와 구태의연한 사회질서를 공격하는 사회비판적 무기로 승격되었다. ● 테크놀로지와 매스 미디어의 소산을 미술의 자원으로 끌어온 팝아트가 그러했던 것처럼, 그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전지현의 입술」이나 「포르나 잡지」에서 차용한 여인들의 모습들은 팝아트가 기성품의 발견을 바탕으로 한 것과 일맥상통하지만, 다다와 같은 반미학적 입장을 견지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심미적 관점에서 재료와 고전을 찬미할 지경이다. 그리하여 회화의 특성과 결합하고도, 또한 그로부터 역류하는 회화에로의 저항은 실험에 대한 최후의 보루로 남겨둔 것 마냥 기계적이고 획일적인 기법의 사용을 억제하지 않는다.

조현익_Flash-S-3_철판에 혼합재료, 패널, 볼트_183.7×92cm_2004

홍수처럼 범람하는 매체의 복제, 대량 생산에 관한 강박관념은 피라밋 형식으로 쌓여가는 정육면체의 육중한 무리들을 목격할 때 정점에 달한다. 정육면체위에 전사기법으로 투영된 여체들은 같은 표정과 같은 모양새를 하고 있는 비인간적 문맥위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등장하는 여인들의 모습들은 인간에 관한 서정을 차마 놓지 못하는 작가의 미련이 엿보인다. 그 미련은 시대에 관한 한 젊은 작가의 고민임과 동시에 퇴폐적인 인간성의 재구현이기도 하다.

조현익_Flash-S-5_철판에 혼합재료, 알루미늄 패널, 볼트_200×193.5cm_2004

조현익의 철판회화는 인간이 구현해놓은 거대한 구조망 속에서 몰 개성화되고 희석된 인간애에 관한 차분한 성찰이 「철」이라는 차가운 물성을 통해 극대화되고 있으며, 부식하여 연출된 탈색의 밸런스가 애초부터 계획된 「물질 소모」와 「감정 절제」의 연장선에 위치하여 인공적인 정신세계를 새롭게 형성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소비사회의 이미지를 단순히 기록하였던 팝아트와 그러한 사회를 고발하고 비판했던 유럽 신구상회화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들고 있는 조현익의 세상은 그러므로 불완전하다. 하지만, 여름날 지루하고 뜨거운 태양열처럼 심드렁하고 모호한 여인의 무표정들 속에서 작가가 헤매고 있는 사막은 그리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사막이기에 존재할 수 있는 오아시스와 가난하기에 더욱더 치열해진 삶의 의지처럼 그의 작품은 차갑지만 뜨거운 극적 아이러니를 표방하고 그러한 우주를 포괄하고 있기 때문이다. ■ 문예진

Vol.20060501b | 조현익展 / CHOHYUNIK / 趙鉉翼 / painting.installation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