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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6_0418_화요일_06:00pm
갤러리 매스 기획초대전
갤러리 매스 서울 강남구 역삼동 616-19번지 Tel. 02_553_4504
인간은 천사와 짐승 사이에 있다. 천사는 시공을 넘나드는 자유와 지혜의 영험한 상징이다. 짐승은 세포들의 결탁과 공멸의 섭리가 주조하는 무수한 개체의 고리에 불과하다. 그런 상징과 고리 사이, 무릇 아스라한 형이상학과 도저한 형이하학의 중간에서 인간은 언제라도 갈팡질팡, 아찔하게 실존한다. 이토록 위태로운 줄타기가 따로 있을까. 실존은 온몸으로 겪는 험난한 삶 자체이며 그것이 토해내는 끈끈한 言表 뭉치에 다름 아니다. ● 실존은 무엇으로 기록되고 증명되는가? 몸이다. 인간의 몸은 개체의 숙명이 불가피하게 각인되고 자아의 반응이 분열적으로 점철됨으로써 빚어지는 실존의 그릇이라 할 수 있다. 당신의 몸을 보라. 오, 함부로 괄시받거나 비교당할 수 없이 아름답지만 영원히 마뜩찮은 존재의 유한함. 탄생과 성장의 시간들과 함께 더할 나위 없이 싱그러우나 질병과 노쇠의 시간들과 함께 끔찍스럽게 두드러지는 유약함. 노래와 춤으로 스스로를 한껏 북돋울 수 있으나 못내 감출 수 없는 서러움과 서글픔. 난폭한 삶의 낙인이 드리우는 갖가지 수치심의 그늘. 실로 우리의 몸은 흠집투성이 물체가 아닌가.
어릴 적의 어느 여름날 / 우연히 잡은 풍뎅이의 껍질엔 / 못으로 긁힌 듯한 / 깊은 상처의 아문 자국이 있었다 ● 징그러워서 / 나는 그 풍뎅이를 놓아주었다 ● 나는 이제 / 만신창이가 된 인간 ● 그리하여 主는 / 나를 놓아주신다 ―김영승, 「반성608」
배가 나온 흠집투성이 나의 얄궂은 몸뚱이가 줄넘기를 한다. 천사의 하늘과 짐승의 땅을 오르내리며, 열락과 고통의 身熱을 내뿜으며, 그렇듯 실존하고 있는 거다. 좋든 싫든, 웃거나 울기를 반복하며 다시 그렇게... ■ 양승수
Vol.20060418a | 양승수展 / YANGSEUNGSOO / 梁承秀 / vedio.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