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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6_0321_화요일_06:00pm
아트포럼 뉴게이트 서울 종로구 신문로2가 1-38번지 Te. 02_737_9011,9013 www.forumnewgate.co.kr
윤상훈의 "Against Myself" ● 작가가 무엇을 표현하려고 하더라도 작품은 많은 경우 자화상이다. 내면 풍경이거나 연출된 현실로서의 자화상이다. 윤상훈의 경우도 자화상의 범주에 속한다. 그의 작업은 자신의 내면을 구성하고 양분하는 두 가지 성향, 즉 자유롭고자 하는 의지와 그것을 제어하려는 의지 사이의 긴장과 충돌, 조화의 현실이다.
2005년 9월의 첫 개인전 이래 반 년 만에 가지는 윤상훈의 개인전은 여전히 현 상황에서의 탈출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먹과 소금 효과로 만들어낸 윤상훈의 화면은 블랙홀을 연상시키기도 하고 중앙에서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폭발적인 강렬한 빛의 분출을 그리고 있다. 그 중앙에 자리한 것은 날개의 형상 또는 깃털이다. 동심원이나 방사선형의 환상적인 화면과 폐쇄된 공간에서의 탈출을 보여주는 사다리와 푸른 하늘, 온실이나 새장에서 비상하는 새, 계단 아래 물에 떠있는 쪽배, 의자, 문 등 기호화된 이미지를 사용하여 이 작가의 탈출이 구체적인 상황에까지 이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기서 먹으로 표현된 부분은 작가의 정신적인 의지를 추상적인 이미지로, 색채로 그린 구체적인 현장의 이미지는 실존과 탈출을 그릴 때 작가들이 많이 써왔던 상직적인 기호화된 이미지이다.
윤상훈의 작업에서 간과하지 못할 한 축은 그의 세대가 익숙하게 접하고 생활해온 대중문화현상의 한가운데 서있다는 점이다. 윤상훈의 세대는 영화, 만화, 애니메이션, 컴퓨터와 인터넷이 생활화되고 그 와중에서 성장해온 세대이다. 이미지의 순간적인 수용과 인지의 감각이 시간의 지체를 요구하는 지속적인 사고보다도 훨씬 가까운 세대이다. 그의 이미지가 부분적으로 경직되고 만화의 한 컷을 보는 듯한 것, 스케일의 크고 작음을 불문하고 영화나 애니메이션의 연장선에 있다는 것은 부정하지 못할 사실이다. 비록 동양화의 전통적인 매제인 먹을 사용하고 있어도 그의 대상은 대중문화로 대변되는 오늘날 그의 세대의 생활의 일면이다. 바로 이 면이 윤상훈의 작업이 그 화면의 생경함에도 불구하고 현대성을 내포하는 중요한 점이다.
윤상훈의 작업의 다른 한 축은 기독교이다. 윤상훈은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자라났다. 유년시절부터 익숙하며 그의 정신세계의 중요한 부분은 기독교 교리이다. 천사 가브리엘의 역할과 천사로 연상되는 날개가 그의 정신적인 배경과 탈출의지라는 양면을 교묘히 연결하고 있다. 작가는 자신의 내면에 분열되는 두 가지 성향을 언급하고 있을 뿐 아니라 작업에서도 양면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는데 이 두 가지 성향을 관찰하는 것은 그의 작품을 읽어 들어가는 데 있어 즐거움을 주기도 한다. 그의 기독교적 배경은 그 자신이 의식하는 것보다도 훨씬 깊으며 이러한 정신적 배경을 활용함에 따라 그의 작품이 감각적인 차원에서 한층 더 깊이를 발할 수 있게 해주는 가능성으로 비쳐진다.
윤상훈의 작품은 현재 그의 좌표를 보여주나 그 상황을 진정으로 헤쳐 나가야 할 방향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첫 개인전으로부터 시간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음이기도 하다. 이 전시는 중간보고서의 성격이 짙다. ■ 염혜정
Vol.20060326d | 윤상훈展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