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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6_0302_목요일_05:00pm
2006 세오 1st 영 아티스트展
관람시간 / 10:00am~07:00pm / 목요일_10:00am~09:00pm / 일요일 휴관
세오갤러리 서울 서초구 서초1동 1666-12번지 꿈을 꾸는 세오빌딩 2층 Tel. 02_522_5618 www.seogallery.com
테크놀로지 공간에서 공존된 새로운 예술의 엔트로피 ● 현대 문명의 재료를 선택하여 이 시대를 대변하는 조형 작업을 하고 있는 변재언은 그의 작품'디지털(Digital)과 아날로그(Analog)의 경계'에서 스테인레스 재질의 박스형의 표면에 컴퓨터 내장에서 볼 수 있는 회로도를 새겨 넣고 그 내부에 네온을 설치하여 그것이 회로도의 선을 뚫고 나와 발광된 빛으로 화면에 파장을 일으키며 색채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그 화면 중앙 혹은 한쪽에 위치한 작은 사각형 안에 나비, 자화상이나 종교적, 역사적 이미지를 홀로그램으로 처리하여 가상의 공간을 가시화한다. ● 변재언이 차용하고 있는 작은 칩의 회로도는 컴퓨터와 전자제품에 있어 인간의 뇌와 같이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다. 또한 이것은 현대의 거의 모든 기계류에 장치되어 사용자인 인간뿐만 아니라 기계 그리고 거대한 사회, 국가, 우주까지 연결시키고 있어 없어서는 안 될 가장 중요한 요소로 사용되고 있다.
변재언은 이전에는 없었던 회로도에서 단순하면서 절제된 형태를 발견하고 이전 시대를 재현한 다른 작가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새로운 테크노롤로지인 회로도를 재현의 요소로 선택한다. 그는 회화의 도구대신 스테인레스 스틸의 표면을 전기와 공기를 이용한 레이져 절단기로 표면을 뚫고 드로잉 해 형태를 만들어내며, Red, Green, Blue란 빛의 가장기본 단위의 네온으로 파장이라는 공간을 뛰어넘는 색채를 사용해 확장된 차원의 무한한 시 공간을 보여준다. ● 미술은 항상 이 세계의 존재에 대한 재현의 역사였으며, 그 재현은 원래의 실체를 얼마나 잘 구현해 내는가가 관건이었다. 보드리야르가 시뮬라시옹에 대해 언급한 것처럼 결국 본래의 실체를 구현하고 있는 이미지야말로 가장 완벽한 재현이 되는 것이다. 원래의 실체가 가장 자신을 잘 구현한 재현이며, 따라서 실체와 재현이 동일한 하나가 되는 단계야 말로 시뮬라시옹의 단계인 것이다. 변재언은 홀로그램이라는 새로운 수단을 통해 실체와 재현을 일원화시켜 구현하고자 한다. 그는 인간이 만들어낸 문화, 종교, 우주의 질서인 자연, 그리고 신 자체를 규정하거나 탐구하는 것이 아니라 복합적으로 함께 존재하는 그 실체를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변재언은 자화상에서 시대를 살아온 역사 속 인류의 과거, 현재, 미래를 작가의 자화상이라는 실체로 압축시켜 실제모습으로 재현한다. 오늘날 우리는 우리 자신 안에 생물학적, 사회적, 문화적, 종교적, 과학적인 모든 환경과 역사가 다 축적되어 있다는 것을 과학과 기술을 통해서 그리고 경험을 통해서 알 수 있다. 변재언은 과학과 기술이 접목된 환경 안에서 인간의 근원적이며 존재론적인 철학적 정체성을 테크놀로지적인 테크닉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 이전시대의 미술에서 실제를 재현해 낼 때 만들어지는 이미지들은 작가들의 상상과 개념의 산물이었고 작품은 실체뿐만 아니라 추상적인 상상의 세계까지 제공하였다. 홀로그램은 이 같은 상상까지도 재현해내며 더 이상의 모방할, 재현할 실체가 없는 상상과 실체가 하나가 되는 과학적 산물의 결과이다. 그것은 핵 분열적이며 발생론적이고 끝없이 복제와 재현이 가능한 나선형이다. 그러나 이러한 평면 안에서 완벽하게 재현된 상은 아이러니하게 허상으로 실체인 세계 안에서 사변적이거나 담론이 아닌 상실된 상상의 존재로 보여진다. 변재언은 자신의 변장된 모습, 십자가에 조각된 예수상, 반가사유상, 박제된 나비 등의 이미지를 홀로그램화해 시공간에 축적된 모든 과정을 상상하고 사고하게 한다. 이것은 회로도의 불빛 파장과 더불어 공간과 관객 모두에게 침투되어 상호 소통케 한다.
디지털 회로도는 동양의 주역에서 언급된 음양의 가장 기본 요소 0과1의 구조이기도 하며,자연에서 모사된 아주 기본적인 기계적 시스템이기도 하다. 아마 점점 더 발전하여 결국에는 자연까지 완벽하게 재현해 낼지도 모른다. 오늘은 인공과 자연, 동양과 서양이 서로 분리되는 이분법적인 사고가 아닌 다중적이며 다층적인 사고로 귀결되는 근원적인 접목으로 연구, 절충되는 시대다. 변재언은 동양적 정체성을 회로도에 대입시켜 그것을 고대 동서양에서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문양으로 재해석하는 과정을 통해 앞으로 방대한 문명과 자연의 역사적 자료를 연구하면서 새로운 테크놀로지와 작업을 결합한 형태를 만들어나가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 그의 작업은 회로와 망의 중개에 연결되어 있는 현대의 복잡한 사회구조에서 드러나게 되는 완벽한 실체에 대한 빛의 파장, 변장된 형태, 혹은 표면에 표현된 회화의 흔적으로 예술이란 마법적 환상을 만들어내어 제공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갤러리 공간이 회로 중 한 부분이 되어, 전시장 바닥과 한 벽 전체에 설치되면서 회로도와 홀로그램, 관객 모두가 하나의 테크놀로지 공간에서 공존된 새로운 예술의 엔트로피의 매혹을 느낄 게 될 것이다. ■ 김미진
Vol.20060302b | 변재언展 / installation